실리콘밸리 전설들의 수다: Masters of Scale

리드 형님께서 요새 많이 심심한가 보다. 링크드인을 260억 달러에 (30조 원!) 현금으로 매각하고 조금 쉬다가(?) 얼마 전 팟캐스트를 시작 하셨다. 이름도 멋지게 ‘Masters of Scale’.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first mover’ (시장을 선두로 들어가는 자)가 아닌 ‘first to scale’ (먼저 규모를 달성하는 자) 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알맞은 타이밍에 폭풍처럼 성장을 해야한다는 그의 Blitzscaling의 이론을 창업자들과 상대로 토론하고 증명하는 ‘라디오 쇼’이다. (작년엔 같은 주제로 Blitzscaling 이라는 스탠퍼드 강의를 하기도 하였다. [강의 요약 블로그 링크]) 리드 형님의 수준에 맞게 팟캐스트 초대 손님도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에릭 슈미트 (구글/알파벳) 등 완전 후덜덜한 라인업. 그런데 이 보다 더 멋진 것은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그들이 겪었던 실례들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에 실용적인 조언과 리드의 이론들을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반론들이 제기된다는 점. 첫 회 부터 5회까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요약해 본다.

1화: Handcrafted (수제품)

리드의 이론

회사가 규모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처음엔 확장성 없는 것 들을 해야한다.

(실리콘밸리의 그 유명한: ‘In order to scale you have to do things that don’t scale’)

초대 손님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
  • 에어비앤비는 너무 ‘말도 안되는’ 개념이라서 초반에 사용자가 거의 없었음. 뉴욕에 백여개의 리스팅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YC 창업자 폴 그래험에게 들은 조언: ‘왜 실리콘밸리에 있는거야? 고객이 있는 현장에 있어야지. 당장 뉴욕에 가는것이 좋지 않을까?’ 그 조언을 듣고 바로 뉴욕행. 대부분의 시간을 뉴욕에서 보내고 YC 이벤트 있는 날에 다시 실리콘밸리로 ‘귀가’하는 생활을 함.
  •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의 시간이 너무 소중. 어린 창업자들이 ‘아 아직 그로스가 안보여요’ 라고 말할 때 ‘아 정말 그 때가 좋을때야’ 라고 할 때가 있다. 왜냐면 그 시점엔 유일하게 모든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정말 수제품 처럼 제품의 경험을 디자인 하는 것은 초창기 스타트업에게 정말 중요. 여기서 ‘신의 한 수’는 고객들에게 가치있는 피드백을 받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에어비앤비의 경우는 현재의 경험을 1 부터 10까지 점수를 주라고 한 후에 그 다음 점수를 받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예를 들어:
    • 8점의 점수를 받기 위한 경험의 예는?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했을데 주인이 상냥하게 맞아주고 동네 맛집 리스트와 주요 이벤트 정보들을 알려주는 것. 9점을 받으려면? 10점? 11점 ? … 20점이기 위해선? 엘론 머스크가 공항에 마중나와 같이 우주 여행을 가자고 하는 것.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물어보면 10점과 X점 사이에 실현 가능한 멋진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향하여 나아가면 된다.
  • 고객의 만족을 위해 초반엔 수작업을 많은 일들을 해 나아갔다. 예를 들어 호스트들의 사진을 직접 가서 찍어주고, 또 리스팅을 수작업으로 웹사이트에 올렸다. 지금은 자동화 되어 호스트들이 직접 정보들을 올릴 수 있지만 이런 수작업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 해야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최근 에어비앤비 트립을 디자인 하면서 역시 확장성 없는 방법을 선택. 어느 한 여행자를 골라 따라다니면서 그의 행동과 동선을 관찰, 그 후 다시 샌프란시스코에 초대를 해서 ‘맞춤 여행’ 제작하여 선보였다. 그 여행자는 너무 즐거운 여행을 했으며 헤어질 땐 결국 감동의 눈물마저 보임. 이 한 사람의 경험을 통해 확장성 있는 서비스에 필수적인 요건들을 찾을 수 있었음 (여행지에 도착하고 24시간 내에 새로운 경험을 보여주고, 또 그것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등).

2화: The Money Episode (돈)

리드의 이론 창업자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금액보다 항상 더 많이 투자를 받아야한다.
초대 손님 마리암 나피시 (이브닷컴 창업 및 엑싯, 민티드 창업자)
  • 민티드는 고급 수제 카드를 파는 온라인 회사. (고급 청첩장 등을 생각하면 됨)
  • 마리암은 첫 창업시 성공은 했으나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두번 째 창업은 lifestyle 사업을 지향했음. 하지만 생각보다 사업이 잘 안되고 재무적인 압박에 투자를 받아야하는 상황이 생김. 투자 받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나 첫 번 째 엑싯의 후광으로 운 좋게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게 됨. 투자 받고 곧바로 2008년 미국 부동산 위기로 경제가 바닥을 침. 가뜩이나 사업이 잘 안되고 있는 판에 경기까지 최악이어서 만약 투자를 받지 못했다면 완전 ㅈ될 뻔함.
  • 초기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냉대를 받고, 갑자기 새로운 경쟁상대가 나타나거나, 뜬근 없는 (불활 등) 악재들이 닥쳤을 때를 대비하여 현금을 재워 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함.
  • 에어비엔비의 브라이언 체스키는 반대로 투자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받으면 ‘헝그리 정신’이 사라지기 때문에 ‘닥치고 투자 받음’에 대한 태도는 좋지 않다고 생각. 하지만 리드는 둘 중 하나를 골라야 되는 상황이 생기면 망하는 것 보다 헝그리 정신이 없는 것이 차라리 낫기 때문에 투자를 받는 쪽이 더 나은 접근 방법이라고 주장.

3화: The Beauty of a Bad Idea (나쁜 아이디어의 아름다움)

리드의 이론 최고의 사업 아이디어는 처음 들었을 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나쁘고, 이에 많은 투자자들이 거절을 하기 나름이다.
초대 손님 트리스탄 워커 (초기 트위터 직원, 워커앤코 창업자)
  • VC들은 대부분의 창업자들의 아이디어를 거절한다. 그게 정상이다. 어떤 사람은 첫 투자를 받기 까지 150여번 가까지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거절이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약간 고개를 갸우뚱 하는 거절과 아이디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던지는 멍청한 거절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아이디어는 대박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
  • 투자자는 투자 수락 혹은 거절을 빨리, 그리고 명확히 하는 것이 창업자를 도와주는 길이다. ‘어쩌면~’ 이라고 한발만 살짝 걸쳐 놓고 간 보는 행동은 얍실한 기회주의적 태도이고, 창업자들에겐 잔혹한 희망고문이다. 차라리 깔끔하게 거절을 하고 ‘안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자신의 투자 실력을 가늠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낫다.
  • 투자자로써 모두가 ‘오 이거 정말 최고인데?’라고 하는 반응은 정말 위험하다. 그렇게 좋으면 다른 회사들도 벌떼처럼 모여들기 때문 (만약 안 모여들면 더 이상). 모두가 투자에 부정적이면 그것도 위험. 찬성과 반대 의견이 적절히 섞여있는 아이디어가 가능성이 있을 확률이 더 높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바보 같은 아이디어!’,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이 ‘그런데 혹시 이것이 된다면?’ 라고 주장하는 아이디어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4화: Imperfect is perfect (미완성이 완성이다)

리드의 이론 당신의 첫 제품을 출시할 때 부끄럽지 않다면 그 제품의 출시는 너무 늦은 것이다.
초대 손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 저커버그는 어렸을 때 부터 ‘코딩 천재’였음. 아버지가 치과 선생님이었는데,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를 만들어 사용하곤 했음 (이것은 미국 AOL IM 이전 시절!). 한마디로 저커버그는 어렸을 때 부터 고객이 필요한 무엇을 빨리 만들어 내놓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
  • 제품은 항상 ‘이 정도면 되네’ 했을 때 출시하는 것이 중요. 그래야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빨리 받고 수정할 수 있음. 저커버그는 하버드에서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 ‘기말 고사 대비 크라우드 소싱’ 사이트를 만든 적이 있는데, 기말고사를 치루기 전에 출시해야 했기 때문에 필수 기능만 대충 집어 넣고 학우들에게 배포. 이 때 왜 빨리 제품을 출시해야하는지 느꼈다고. (이 웹사이트로 전체 학급의 기말고사 평균 점수가 올라갔다고 함)
  • 소프트웨어는 항상 베타 버전이라고 생각 (permanent beta). 계속해서 좋아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어짜피 계속해서 개선해야하면 굳이 조금 더 좋게 만들려고 시간을 더 할애할 필요가 없다.
  • 예외는 애플. 스티브 잡스 같은 비전이 있다면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서 내도 된다. 아니라면 고객의 피드백을 하루 빨리 받는 것이 더 나은 듯.
  • 페이스북처럼 회사가 커졌을 경우에는 ‘미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 이에 ‘Move fast and break things’에서 ‘Move fast with stable infrastructure’로 모토를 바꾸게 됨.
  • 회사가 커지더라도 빠르게 움직이고 실험 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 실험 실패시 회사에 치명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봐야 한다.

5화: Lead, lead again (이끌고, 또 이끌어라)

리드의 이론 회사가 점점 커지면서 리더는 계획을 잘 만드는 것 만큼 계획을 잘 부서버릴 수 있어야 한다.
초대 손님 쉐릴 샌드버그 (전 미국 재무부 실장, 전 구글 임원, 페이스북 COO)
  • 실리콘밸리의 첫 인상이 너무 좋았음. 에릭 슈미트가 청바지 차림으로 자신의 차로 직접 마중나와 동네 피자집에서 제리 양 (야후 창업자)과 회의를 함. 이는 의전과 격식을 강조한 정부와 금융계에 있었던 쉐릴에겐 신세계 문화 쇼크!
  • 구글에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나갈 때 배운 점: 새로운 조직과 직군을 만드는데 있어서 경력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 (존재 하지 않는데 어쩌라고!) Temp-to-hire (계약직=>정규직 전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인력을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에 맞추어 수급할 수 있었고, 동시에 일반적인 구글 인터뷰 과정에서 찾기 힘들 수 있었던 슈퍼스타 인력들을 발굴할 수 있었음.
  • 저커버그는 지인 크리스마스 파티 때 처음 만났는데, 그 때 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 저커버그가 집에 자주 놀러와서 같이 식사를 하고 깊은 이야기를 많이 하였음. 깊은 친분을 쌓음으로써 이미 조만간 서로 같이 일하고 싶은 감정이 많이 쌓인 상태에서 페이스북 입사를 하게 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커버그와 샌드버그는 일치하지 않는 의견이 많았는데, 의견을 일치하는데 시간을 쏟기 보다는 의결을 하는 과정에 대한 프로토콜을 성립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저커버그와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 (이것은 누구의 2인자, 혹은 누구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기존의 많은 회사와 비교 했을 때 매우 신선!)

.

6회 에릭 슈미트 (구글/알파벳), 7회 낸시 루빈 (Dress for Success, Crisis Text Line)까지 나와있으니 한번 들어보시길… 🙂

실리콘밸리 회사들의 사명문 모음

.

얼마전에 많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mission statement (사명문)이 있고, 또 그것을 성문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LinkedIn: Connect the world’s professionals to make them more productive and successful.
Google: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

궁금해서 실리콘밸리 회사들의 사명문들을 한 곳에 취합해 보았는데 공통된 특징 몇 가지가 있어 짧게 써본다.

  • Ambitious: 목표가 매우 고귀하고 야심만만하다.
  • …but sounds achievable: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진 않다.
  • Business goals not included:  ‘업계 1위 달성’ 등의 사업적인 결과를 목표로 하지 않으며
  • …rather aims for the greater good: 대신, 인류에 대한 선의를 추구한다.
  • Unique and specific: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하는…’ 등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보다 자신들의 독특한 장점을 구체적으로 부각시킨다.

 

스타트업도 사업의 일종인지라 BM (수익모델)이 어쩌며 BEP (손익분기점)이 언제가 될지 고민하는 창업자들의 모습을 많이 본다.  하지만 위의 사명문들을 보면서 손익을 따지기 전에 자신의 스타트업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어쩌면 이런 야심만만하고 순수한 회사의 목표가 우리가 알지 못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성공 비법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Blitzscaling: 성공하는 창업자들의 특징

Sam Altman

스타트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만한 Y Combinator (흔히 YC라고 부름). 처음 듣는 사람에게 가장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창업자들에게 정해진 기간 동안 조언 및 운영에 도움을 주는 기관)의 ‘하버드’이다. 세계에 약 2,500여개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현존하고 있는데, 이 많은 기관 중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스타트업  8개 (Dropbox, AirBnB 등) 모두 YC에서 배출하였다.

2012년도 포브스가 발표한 엑셀러레이터 순위.
2012년도 포브스가 발표한 엑셀러레이터 순위. (링크)

이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YC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는 샘 알트만 (Sam Altman)이 스탠퍼드 Blitzscaling 수업에 첫 외부 강사로 초청되었다. 알트만은 2005년에 스탠퍼드를 중퇴하고 Loopt라는 회사를 창업하였는데 이때 Loopt에 채용 및 서비스 초대 이메일을 학교 이메일로 자주 받아본 기억이 난다. (이때 동참했더라면!!!)

실리콘밸리에서 매년 수천개의 날고 기는 스타트업들을 평가하고 투자하는 알트만은 그의 경험과 분석을 통해 발견한 성공적인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비전의 명확성 (clarity of vision)

즉, 창업자로써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왜 하는지 남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로:

  • 이것을 하지 못하면 채용, 영업,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설명을 제대로 못하면 누가 나의 스타트업에 동참하여 열정을 쏟겠는가?
  • 회사의 실질적인 면들을 떠나서 비전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명확한 사고 능력을 가진 사람 (clear thinker)일 확률이 높다.

브라이언 체스키의 경우에도 많은 사람들이 AirBnB 컨셉 자체에 심각한 의문을 던졌을 때 ‘현지 체험’의 매력에 대한 비전을 굴하지 않고 설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비전을 통해 아이디어의 최종 상태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있을지언정, 결국에는  성공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에어베드를 거실에 깔아줌 -> 방이나 집 전체를 빌려줌)

단호하고 열정적임 (very determined and passionate)

스타트업… 사실 말이 멋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길인가. 스타트업은 태생부터 성공과는 거리가 매우 먼 확률로 시작하는 게임이다. 이런 혹독한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으려면 단호한 의지와 (영어로는 ‘take no for an answer’, 우리말로는 ‘안되면 되게하라’), 또 그 의지를 받쳐줄 열정이 필요한 것이다. 창업자 스스로가 그가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머리’로만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면 초반에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웠던 우버나 에어비엔비는 현재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AirBnB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회사 초반에 펀딩이 떨어져 수십개의 신용카드로 돈을 인출하며 ‘돌려막기’를 통해 회사를 버텼다고 한다. 만약 머리로만 회사를 운영 하였다면 이런 무모한 짓을 할 수 있었을까?

일을 빨리 해결하는 능력 (get things done quickly)

Blitzscaling 수업에 알맞는 창업자의 특징이다. 의사결정의 속도와 질이 많은 스타트업의 운명을 좌우짓는다. 창업자들은 제품에 대해, 시장 접근에 대해, 이 외 회사 전반에 대한 안건에 대해 수시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진하면서 그때그때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유일한 오답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인데, 알트만은 가장 대표적인 예로 직원들을 빨리 해고하지 못하는 창업자들의 실수를 꼽는다. 업무 성과가 낮은 직원을 해고하지 못하면 하루하루 생존을 다투는 회사는 경쟁력을 잃게 되고, 또 그 직원 역시 자신과 더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하고 계속해서 안좋은 경험만 쌓게 되는 lose-lose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이 특징과 관련하여 최근에 유행하는 영화 ‘마션’이 비유가 되었다.  영화의 와트니 대원은 한정된 자원을 이용하여 생존과 관련된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만 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이다. 언제나 정해진 시간은 필요한 시간보다 적다 – 새로 들어오는 경쟁업체, 높아지는 고객의 요구, 줄어드는 펀딩 등…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매주 10% 이상 더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그와 관련된 문제들을 빨리 해결한다면 생존의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

알트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회사를 성공시키는 것과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역량은 별개라는 것을 다시금 확일 할 수 있었다. 본인이 아무리 코딩을 잘 하거나 어느 한 기술 분야의 독보적인 권위자라고 해도 제품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그 비전에 다가가기 위한 열정과 빠른 행동이 없다면 그 스타트업은 성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최근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한국 친구들이 스타트업 창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데, 알트만이 제시한 성공적인 창업자들의 특징을 참고하고 계발하여 조만간 YC list에서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 🙂

.

관련 정보]

  • YC List: 역대 Y Combinator가 투자한 회사들. 참고로 나랑 LinkedIn Sales Solutions에서 같이 일하던 Sachin 도 YC 출신!
  • YC 역사상 처음이자 아직까지는 마지막인 한국 출신 스타트업: 미미박스!

 

Blitzscaling: 링크드인 창업자가 들려주는 성공의 비결

Reid Blitzscaling모교인 스탠퍼드에서 대단하고 재미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이 알랜 블루, 그리고 존 릴리와 함께 학부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왜 이것이 대단한지는 일단 강사진에 대해 짧은 소개가 필요하다.

  • 리드 (Reid Hoffman):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세계 최고 VC중 하나인 그레이락 (Greylock Partners)의 임원. $46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세계 갑부 순위 341번.
  • 알랜 (Allen Blue):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현재도 링크드인에서 활발히 제품 개발을 하고 있는 ‘쉬지 않는 창업자’.
  • 존 (John Lilly): 파이어팍스 브라우저를 만드는 모질라의 前 CEO. 현재 리드와 함께 그레이락의 파트너 중 한명.

(참고: 모두 스탠퍼드 졸업생)

셋이 합쳐서 50억 달러가 (한국 돈으로 6조원!) 훨씬 넘는 갑부들이 스무살 나이의 학생들과 허름없이 강의실에서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한학기 동안 나누는 것이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서울대에서 김범수, 김정주, 그리고 이해진이 (존칭 생략)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이들이 가르치는 과목은 ‘Blitzscaling’. Blitz (기습 공격) 이라는 군사 용어와 scaling (회사를 성장시킴) 이라는 스타트업 용어를 합성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 기습적으로 빠르게 스타트업을 키울 수 있는 비법을 가르치는 수업인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전설’들이 직접 가르치는 성공의 비법… 수강신청 대란은 당연하고, 졸업생이라 한들 청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리 만무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수업 동영상 및 수업 노트를 그레이락에서 일반인에게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어서 리드의 스탠퍼드 수업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수업 노트를 작성하여 제공하는 그레이락의 크리스 맥칸 (Chris McCann)의 동의를 얻어 그의 글 중 재미있는 부분을  짧게 요약 및 번역하여 리드의 수업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Class 1 Notes Summary

 1. 잘못된 속설: 실리콘밸리가 특별한 이유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밸리가 특별한 이유는 활기찬 스타트업 생태계에 있다고 본다.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를 가지고 친구들과  창고에서 창업을 하고, 그 아이디어를 높게 산 벤처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고, 그 돈으로 더 좋은 제품으로 고객들을 확보하여 성공한 벤처기업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실리콘밸리에 잘 정착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100% 맞는 이야기도 아니다. 이제는 세계 어디서나 팀을 꾸리고, 투자를 받고, 또 멋진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Unicorns by region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한 시대에도 정말 혁신적이고 세상을 바꾸는 회사들은  실리콘밸리에 집중되어 있다. 기업평가가 $100억이 넘는 (기업 가치가 $1 billion이 넘는 스타트업들을 ‘이 동네’에서는 유니콘이라고 부른다) 스타트업 회사 중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제외하고 모두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들이다. 유니콘의 상위 10%를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50%가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회사들이다. 과연 왜 그럴까?

2. 실리콘밸리가 특별한 진짜 이유

리드는 실리콘밸리가 특별한 진짜 이유는 ‘이 동네’에는 회사를 키우는 경험과 실질적인 지식이 ‘다른 동네’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blitzscaling의 요지이다. 보통 선주자 우위 (first mover’s advantage) 라고 하여 경쟁자 보다 먼저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리드의 주장은 시장에 먼저 들어왔건 나중에 들어왔건 상관없이 회사를 놀라운 속도로 키워서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실리콘밸리는 이것을 누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에 특별하다는 것이다.

Mozilla의 blitzscale 예제
Mozilla의 blitzscale 예제 (출처: Greylock YouTube video)

3. Blitzscale에서 고려해야하는 것들

인생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스타트업에도 ‘정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강의진들도 이 부분을 강조한다.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에서 성공했던 전략들이 다른 스타트업에서 통한다고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을 키우는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공통적으로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Organizational Scale Chart
조직 스케일 단계 (출처: Greylock YouTube video)
a. 언제 blitzscale을 해야하나?

Blitzscale을 하는데 있어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 적절하지 못한 시기에 blitzscale을 하게 되면 기업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과오를 범할 수 있다. (run out of money = dead startup)

b. 박학다식 vs. 전문지식

초반에는 박학다식한 소수의 집단이 회사를 꾸려나간다. 아무리 CEO라고 한들 초반에는 고객 관리, 장부 정리, 서버 운영까지 도맡아서 해야하지만, blitzscaling 단계로 접어들면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전문가들 위주로 사람을 영입해야한다.

c. 계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기업 문화 유지

회사가 커지면 관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커다란 회사에서 새로 생기는 문제 (예: 효율적인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d. 적응성 vs. 효율성

Blitzscaling의 핵심은 그 속도에 있다. 새로운 상황에 빨리 적응하여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효율성을 희생시킬 각오를 해야한다. 누구나 완벽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원하지만 그런 것들을 제대로 갖추게 되면 이미 늦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팔의 경우는 급성장 기간을 겪으면서 두 달 안에 고객상담원 200명을 급하게 채용하여 쏟아지는 고객 문의에 대응해야 했다. 결국 비효율적인 인사 운영으로 70%가 넘는 고객상담원들이 그만두게 되었지만 회사가 크는데 있어 문제가 되었던 급한 불을 끌 수 있었고, 현재는 아주 효율적이고 친절한 고객 관리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 자본 운용 방법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둘 중 하나를 해야한다. 좋은 수익 모델이 있거나, 좋은 투자자들의 도움을 받거나. 현재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 모델과 시장 장악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 사이의 갈등이다. 예를 들어 우버는 최근에 무려 $5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는 소문이 있엇는데 투자자들은 시장을 장악하는데 필요한 투자라 생각하고 여전히 기업가치를 $5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

4. 첫 단추 잘 꿰기

링크드인의 첫단추 꿰기 (50만명) => Blitzscale 후 (1억명, 2011년)
링크드인의 첫단추 꿰기 (50만명) => Blitzscale 후 (1억명, 2011년) (출처: Greylock YouTube video)

스타트업 초창기에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하면 blitzscaling을 할 기회가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 초기 단계에서는 기업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품, 동료, 그리고 자본에 100% 집중하며 나아가야 된다. 풀어 설명하면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 당신의 제품이 좋은가?

* 당신의 제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가족, 친구 제외)

* 인재를 채용할 수 있나?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갈 수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영입할 것인가?

* 그 인재들을 보상하고 데리고 있을 만큼 자본력이 있는가?

스타트업은 하루하루가 생존 싸움이고 비상사태이다. 기업의 전략, 분석, 보고서, 사외 이사 등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위에 나열한 진짜 중요한 일들을 놓치게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의 첫 단추를 뀀에 있어서는 ‘전략은 과감히(!) 개나 줘버려‘야 한다. 일단 살아남고 보자.

.

다른 재미있는 내용들도 많이 있었는데 위의 내용들이 내게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고, 실제 스타트업을 계획하거나 시작한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수업이나 비슷한 성격의 모임을 주변에서 접할 때 문득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 리드, 알랜, 존과 같은 엄청난 사람들에게서 직접 듣는 살아있는 지식, 그리고 그것을 큰 꿈을 가진 사람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더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 과연 이런 것들이 한국에서, 아니 세계 다른 어떤 곳에서도 가능할까? (개인적으로는 가능할 것 같으면서도, 또 가능해야 한다고 희망함과 동시에 가슴 구석 어딘가에서 회의감이 느껴진다.) 리드 같은 사람들과의 접근성,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생기는 영감과 희망, 그리고 불타는 도전의식이 실리콘밸리를 blitzscale의 성지로 만들게 한 저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

* 더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추가 정보

PS – Thanks Chris for letting me reference and translate your write-up on Reid’s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