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민주주의

이상적인 세상에서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직접 국가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국가의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이해관계가 얽힌 현대 사회에서는 의견 수렴의 효율성 및 현실성의 한계에 부딪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에 대한민국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민주국가들은 국민은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하여 국가 정책에 반영할 대표를 뽑아 그들에게 정치 운명을 맡기는 대의민주주의를 택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를 택함으로써 사회는 어느 문제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대표’를 선출하지 못하면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인 ‘국민의 의사 반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당이나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최근 나의 조국에서 이런 위험이 현실로 나타났고,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만약 대한민국이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면 이런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을까?’,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하기나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여러가지가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대의민주주의와 비교했을 때 다음 세 가지를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 더 빠른 의견 수렴
  • 의견의 독립 및 진정성 보장
  • 낮은 경제적 및 사회적 비용

기술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기술이 이 세 가지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다음과 같이 상상을 해본다.

1. 더 빠른 의견 수렴

대한민국의 인터넷 기반(infrastructure)은 세계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탄탄하다. 예전부터 독도, 마라도에서도 ‘짜장면 시키신 분~’라고 광고를 만들 정도로 ‘connectivity’에 대해 광적으로 투자를 한 나라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세계를 선도할 정도로 높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인터넷을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저가형 스마트폰과 ‘사물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사회적 약자 및 소외층도 점점 더 인터넷을 통해 가족, 친구,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들을 이용하여 상정된 안건들에 대해 직접 의견을 표출하고 또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국회와 정부의 파행이 없어지지 (혹은 줄어들지) 않을까? 우리의 대표는 당리나 표에 연연하지 않고 나라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안건을 의논하고 상정하고 집행하는데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2. 의견의 독립성 및 진정성 보장

스마트폰을 이용한 투표… 멋진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본인 인증 및 투표의 진정성에 대해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현재 투표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감시 하에 이루어지는 투표도 부정 의혹은 받는 마당에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투표를 한다면 더 많은 부정의 소지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스마트폰은 어느 순간 우리 삶에서 지갑 만큼이나 중요한 휴대용품이 되었다. 우리의 가장 중요하고 은밀한(?) 정보들이 스마트폰으로 들어가면서 이 기기들의 ‘본인 인증’ 기능 역시 놀랍게 발전하였다. 비밀번호 네 자리만 알면 전화기의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지문 및 홍채 인식을 통해 사용자를 인증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옛날에 찍었던 주민등록증 사진과 얼굴을 대조해서 본인을 인증하는 방법과 비교했을 때 스마트폰 인증이 수 십 배 더 정확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투표 과정도 마찬가지다. 현재 기법은 지정된 종이에 지정된 도장으로 기표를 하고, 자물쇠를 채운 통에 넣은 후 ‘안전한’ 곳으로 옮겨 안에 들어있는 투표지를 사람들이 총계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느 ‘검은 권력’이 부정을 저지르고 싶으면 이 과정에서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나 많다. 반면에 스마트 기기로 본인 인증이 된 사람이 ‘디지털 투표’를 한다고 하자. 이 과정에서 블락체인 기술을 도입한다면 부정 투표 및 투표 조작 가능성을 거의 0에 가까이 내릴 수 있다. 유권자의 독립성 및 진정성을 외압으로 부터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3. 낮은 경제적 및 사회적 비용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당 활동 및 선거유세 비용 (공식 + 비공식 검은돈), 투표 과정에 들어가는 시간, 노력, 인력, 자본… 이런 것들은 위와 같은 기술을 통한 직접민주주의에서는 현저하게 줄거나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다양하게 발생하는 (특히 일회성 / 불필요 / 불법적인) 비용들을 디지털 직접민주주의 플랫폼 구축에 사용한다면 훠~~~얼씬 낮은 경제적 및 사회적 비용으로 더 공정하고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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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여건상 불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조금만 기술이 더 발전하고 모두가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런 날이 올 때 까지 열심히 발품 팔아서 나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수 밖에! Vote for your country! 🇰🇷:)

그로스 해킹, 어디까지 해봤니? #8: 이런 그로스 해킹은 아니되오

얼마 전 테크크런치에서 Everalbum 이라는 앱에 대한 기사를 접하였다. Everalbum은 클라우드에 사진을 저장하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최근 나름 ‘뜨고 있는’ 앱이다.

“Everalbum is proof that SMS invite spam still works.
에버앨범은 문자 메시지 스팸이 아직 유효 하다는 증거이다.”

아니 이럴수가! 잘 나가는 Everalbum을 스팸 주도자로 몰다니!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니 어라? 정말 스팸이네.

내용은 다음과 같다. Everalbum은 빠르게 사용자를 늘리기 위하여 ‘친구 초대하기’ 기능을 추가 하였다. 친구를 한 명 성공적으로 초대할 때 마다 저장공간 1기가를 주는 인센티브까지 넣어서.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 친구를 초대하는데 있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의 주소록 모두를 기본 설정, 그리고 ‘초대하기’를 주 버튼으로 설정. 이 과정을 취소하거나 선택된 사람들을 선택 취소를 하는 버튼은 매우 흐릿한 회색으로 처리하여 잘 보이지 않도록 처리함. (덤으로 폰트 사이즈 축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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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초대하기 스크린. Deselect all 및 cancel이 작은 폰트, 회색으로 처리되어 있다. (심지어 ‘cancel’ 은 ‘not now’로 써있음)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초대하기 버튼’을 누르고 순식간에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모든 지인들에게 문자가 뿌려졌다. 당연 사람들의 반발은 거셌지만 놀랍게도 Everalbum 창업자 Andrew Dudum은 이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드랍박스, 우버, 링크드인 다 이렇게 하는거잖아요?” (아 ㅅㅂ… 강 펀치 날려주고 싶구만-_-)

빡친 고객들...
빡친 고객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스팸이다. 그로스 해킹을 가장한 지저분한 꼼수이다.

Everalbum의 전반적인 ‘초대하기’ 시스템의 그로스 해킹 마음가짐은 충분히 이해한다. 사실 매우 기발한 아이디어인 것은 사실이다. 아마 수많은 벤치마킹과 데이터 분석 결과 ‘초대하기’ 기능을 쓰는 것이 가장 높은 바이럴 상수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진행한 결과라고 충분히 짐작이 간다. 하.지.만… 그로스 해킹의 ‘방법’만 있고 그로스 해킹의 ‘정신’이 빠져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로스 해킹의 본질은 사용자들에게 제품의 가치를 더 빠르게 전해주는 것이다. 이러기 위한 방법으로 A/B 실험, funnel optimization, virality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현재 사용자들을 교묘한 UI로 속여서 다른 사람들을 끌어오게 하는 ‘매개체’로 전락시키는 것은 결코 사용자, 그리고 미래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안 순간 그 앱을 다시 사용하고 싶을까?

링크드인 다닐 때 비슷한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소개한다. 그때 당시 나는 유료사업부 그로스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컨슈머팀 (무료 일반 링크드인) 그로스 팀과 분기별로 한번씩 만나 아이디어와 결과를 공유하곤 했다. 유료사업부의 그로스는 이미 링크드인 회원을 상대로 하는 업무이기 회원들의 다양한 정보들을 이용하여 업그레이드를 권할 수 있었다. 반면 컨슈머팀은 아직 회원이 아닌 사람들을 링크드인 회원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개인화 및 추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많지 않았다. 이에 이들의 가장 큰 (그리고 가끔씩은 유일한) 무기는 기존 회원들의 주소록을 이용하여 단체 초대장을 보내는 것.

놀랍게도 그 때 컨슈머 그로스 팀은 Everalbum이 했던 것을 거의 그대로 했었다. 사용자가 가입하는 절차 중 한 단계를 ‘지인 초대’로 만들고 주소록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뽑아내 이메일로 초대장을 보내고 있던 것이다. 표면상의 지표는 당연히 잘 나왔다. 한 명이 새로 가입할 때 마다 주소록 초대할 확률 x 평균 주소록 크기 x 평균 가입 확률이라는 공식에 사용자수는 늘어만 갔다. 하지만 어느날 누군가가 고객센터로 매우 큰 문제가 생겼다고 알려주었다. 어느 신규 가입자가 ‘주소록 업로드’를 통해 모르고 (=그냥 클릭 클릭 넘어가기) 주소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를 하였는데 그 초대 이메일을 받은 사람이 수 년 전 이혼한 전 처였다는 것이다. 또 어느 경우는 안 좋게 끝낸 거래처에게 초대장이 가고, (웃프지만) 바람을 피고 있던 사람에게 초대장이 날라갔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을 겪은 사람들은 얼마나 노발대발 했겠는가. 소송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트위터나 언론사에 고발하여 미디어의 이슈로 만든 사람들도 있었다.

짧은 홍역처럼 지나간 이슈였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텐데, 이 시기에 급속도로 모았던 사용자들의 링크드인 사용량 및 고객총가치가 지속적으로 낮음을 발견하였다. 맨 처음 초기 가입자 확보 지표만 좋았지, 실제로 중요한 사용자 이용량 및 수익화 지표는 완전 꽝 이었던 것이다. 눈에 보이는 얕은 ‘그로스 지표’만 쫓다가 소비자의 인식도 매우 나빠지고 실제 의미있는 결과도 내지 못한 루즈-루즈 상황이 된 것이다. 된통 당한 팀은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속이는 것 처럼 보이는 기법들은 결코 장기적인 성공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었고, 이에 주소록을 통한 ‘지인 초대’ 기능을 대대적으로 손보는 동시에 더 의미있는 사용자 유지 및 이용량으로 핵심 지표를 바꾸게 되었다. (또한 주소록이 개인에게 얼마나 민감하고 은밀한, 함부로 다뤄서는 안되는 것임을 뼈저리게 알게 됨).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으로 많은 고객을 모으는 행위는 정말 중요하다. 이에 그로스 해커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가치관과 고객에 대한 배려가 없는 그로스 해킹 행위는 약삭빠른 꼼수밖에 되지 못한다. 이런 그로스 해킹은 제발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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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for Good

얼마 전 Fast Forward 엑셀러레이터의 데모데이에 다녀왔다. Fast Forward는 세상의 가장 어렵고 복잡한 사회 문제들에 도전하는 비영리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독특한 엑셀러레이터이다. 교육 관련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어 이쪽 분야에 어떠한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있는지 견문을 넓히고자 데모데이에 참관하게 되었다.

총 9 팀의 발표. 교육, 정치, 주거, 의료, 인종차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불합리한 제도를 기술을 이용하여 극복하려는 창업자들의 의지와 눈빛이 돋보였다. Inspiration을 위해 데모데이에서 발표한 스타트업 몇을 소개한다.

CommonLit

창업자 미셀 브라운은 미시시피의 어느 시골 마을의 고등학교 교사로 부임을 받고 말도 안되는 열악한 학교 환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한 학년에 독해 편차가 7년에 달하고 그들에게 맞추어 가르칠 수 있는 교재가 부재하여 어디부서 시작해야 할 줄 몰랐다고… 이에 학생들에게 맞춤형 독해 교재를 개발하여 미시시피 및 미국의 가장 어두운 학군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하려고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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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cy Earth Foundation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순수 민주주의(모든 사안을 국민 투표로 결정)를 실현하고자 하는 스타트업. 블락체인을 이용하여 부정 투표를 없앨 수 있으며 100%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 실제로 콜롬비아의 내전 종결 투표의 재외국민 부재자 투표를 이 플랫폼으로 진행했다고 함. (참고로 콜롬비아 내전 종결안은 투표 결과 거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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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 Club

중고등학교에서 코딩 동아리를 쉽게 시작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 이해는 되지만 개인적으로 공감은 많이 가지 않았던 발표. 그래도 $300불이면 한 학교에 코딩 동아리를 세울 수 있다는데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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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rn Fresh

버저비터 상황에서 스테판 커리가 3점 슛을 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케빈 듀란트가 안쪽에서 2점 슛을 쏘는 것이 더 좋을까? 1분 남은 상황에서 5점차로 뒤지고 있을 때 어느 시점에서 타임아웃을 쓰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 NBA 스포츠를 이용하여 수학의 흥미를 일깨워주는 스타트업. 내가 공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못한?) 이유는 수 많은 공식들과 원리들이 어디에 직접 사용되는지 적용할 수 없어서 였는데, 이렇게 농구처럼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주제에 직접 적용하면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더 자연스럽게 접할 것 같다.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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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of Us

가정위탁아동 (foster child)들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조언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 미국의 위탁아동의 50%는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날 (만 18세) 노숙자가 된다고 한다 ㅠㅠ. 불우한 환경에서 ‘생존한’ 이들을 떳떳한 성인, 그리고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런 서비스는 정말 잘 되길 바란다. 한국에도 이런 서비스가 (없다면)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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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회적 약자나 현재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의 노력이 꼭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개인적으로 멘토나 이사로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다. 이런 스타트업들을 도와주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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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투자자가 되어볼까?

https://www.pexels.com/photo/silver-and-gold-coins-128867/

링크드인 이후의 진로를 탐색하다가 실리콘밸리의 좋은 VC에서 파트너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사실 오래전 부터 VC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관심 산업에 대해 깊게 배우며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비결들을 빨리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중에 내가 스타트업을 하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순진해 빠진 생각이었는지…)

최근 기회를 통해 VC라는 직종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었는데, 미래 진로의 참고용으로 다음과 같이 메모 해둔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평가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아래 내용들은 실리콘밸리의 VC 파트너들, 그리고 전직 투자자들과의 인터뷰 및 대화를 바탕으로 도출한 짧은 사견이라는 단서를 붙인다.

1. VC’s primary job is to find the best deals.

VC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차세대 유니콘 스타트업을 누구보다 먼저 찾고, 누구보다 싸게 투자해서, 누구보다 더 큰 수익률을 얻는 것이다. 그 외의 일들은 부수적이거나 더 큰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2. VC is all about disproportionate outcome.

“The best VCs funds truly do exemplify the Babe Ruth effect: they swing hard, and either hit big or miss big. (최고의 VC들은 베이브 루스 효과를 제대로 보여준다: 큰 스윙으로 홈런을 치거나 크게 헛스윙을 한다)

– Chris Dixon, a16z

벤처 투자는 투자의 위험도가 가장 높은 동시에 성공시 수익율도 가장 높다. 하지만 여기서 재밌는 것은 하한이 0 (=투자한 돈 다 날림) 이라면 상한은 이론상 없다는 것이다. 돈을 날릴 가능성이 아주 높은 현실에서 소수의 투자가 잃은 돈을 다 메꾸고 남을 정도의 성과를 내 줘야 하므로 초대박 가능성이 있는 회사들 위주로만 투자해야 한다. 중박 몇 개 있어도 전체 펀드 수익율이 마이너스가 나면 실패한 VC. 돈 잃지 않고 약간의 수익률로 방어해도 실패한 VC (LP 왈: ‘이럴바엔 주식/부동산에 투자했지!’). 대박 엑싯을 할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 만이 살 길이다.

출처: http://ben-evans.com/benedictevans/2016/4/28/winning-and-losing#
6%의 딜이 수익율 60%를 차지한다. (출처: http://ben-evans.com/benedictevans/2016/4/28/winning-and-losing)

3. VCs don’t get to work with founders that much.

1과 2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VC들은 투자한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창업자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이사회나 자문 역할로 있다고 한들, 한정된 시간에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기에 실제로 회사를 운영하거나 제품의 전략을 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좋아하는 전직 스타트업 출신 VC 파트너들은 답답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고 한다. 게다가 투자한 회사들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그 회사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이중 답답!

4. Partners need to have extremely high ‘dynamic range’.

VC 파트너는 최고의 딜을 찾는 것과 동시에 단기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빠른 지식 습득 능력, 그리고 상황 파악 및 적응 능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명문 VC의 파트너로써 하루는 재생 에너지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고, 그 다음 날엔 어느 회사에 같은 이사진으로 있는 빌 게이츠랑 식사를 하며 컴퓨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분기마다 원로 VC랑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랑 기술 정책에 대해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한단다. (놀랍게도… 이것은 실제 상황이었다는!)

이러한 능력을 ‘high dynamic range’를 가진 사람이라고 묘사하는데 (전기공학 전공하신 분은 이해할 수 있을 듯), 이 능력의 계량화가 어려워 면접에서 효과적으로 가늠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한다. (나같은 경우는 대놓고 질문을 받았다: “Andrew, do you have high dynamic range?” 나: 속으로… ‘wtf?’)

5. Increased demand for operators (vs. bankers).

VC도 금융업의 일종인지라 예전에는 투자 은행 및 사모펀드 출신의 경영학도 / MBA 들을 선호했다고 했는데 최근엔 회사에서 빠른 성장 및 ‘스타트업 롤러코스터’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많이 찾는 추세라고 한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패턴 인식’을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다. 나의 멘토도 이 부분을 강조하며 회사에서 더 큰 사업을 키워보고 VC에 가도 늦지 않으니 (아니, 오히려 대우가 더 좋을 수 있으니)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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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ㅏ… 정말 멋지다!  멀지 않은 미래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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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 기회는 놓쳤지만 5 – 10년 후에 도전해 보고 싶은 직업이다. 그때 되면 나도 억만장자 엑싯한 파운더가 되어 general partner로 후학을 양성하면 좋겠다… 라는 망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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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1 – 탑 클라스 VC의 내공 및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조 레이콥 (KPCB 파트너 & NBA 워리어스 구단주) 초청 강연. 사실 이 동영상 보는게 위에 쓴 글 보다 무한대 더 유용함-_-;

PS2 – 전문 벤처 투자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엔젤 투자 및 자문은 회사 일과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하고 싶습니다 (이젠 허락도 받아야 해서요;;). 멋진 꿈과 미래를 창조하는 제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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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이메일 쓰는 법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한국에서 받는 ‘업무 관련’ 이메일이 많아졌다. 스타트업/아이디어 소개, 강연 부탁, 특정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 부탁, 링크드인 / 구글 구직 문의 등. 이런 이메일을 받아보면서 한국에서의 이메일 문화와 양식이 실리콘밸리에서 사용하는 것과 매우 다름을 느꼈다. 나에게 오는 이메일은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실리콘밸리에 있는 투자자, 사업 파트너, 혹은 고객에게 보내는 이메일 이라면 최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이메일 작성의 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동네에서 십수년간 있으면서 배운 ‘실리콘밸리 스타일’ 이메일 작성법 및 에티켓 몇 가지를 공유해 본다.

1. 목적의 분명성

예전 글에서도 언급 하였는데, 이메일을 포함한 모든 의사소통 수단은 목적이 분명해야한다. 이를 명시할 수 있는 부분은 이메일의 ‘제목’란이다. 예들 들어: [Action Required] Need final input for Q4 revenue projection 등의 양식으로 쓰게 되면 무엇에 대한 주제이고 받는 사람에게 요구하는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 등의 매우 캐주얼한 제목을 쓰고 협업이나 투자 등의 중대한 사항에 대한 요구가 내용에 있는 경우 수신자 입장에서 약간 혼란스러워 하거나 진지하지 않게 받아드릴 수 있다.

의사소통의 목적

2. 호칭

‘Dear Mr. Ahn,’, ‘Hello Sir,’ 등 매우 정중하고 격식을 차린 호칭은 실리콘밸리에서는 거의 쓰지 않고, 그냥 ‘Hi Andrew,’ 등의 상냥한 어투를 사용하는 편이다. 아니면 그냥 바로 호칭 없이 이름 ‘Andrew,’로 편지를 시작하는 경우도 대반사. 예전 회사 Jeff Weiner에게 썼던 이메일도 모두 ‘Hi Jeff,’ 혹은 ‘Jeff,’ 식이였고, cc 되어온 이메일로 마찬가지였다. 굳이 하는거 좀 더 정중하면 좋지 않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수신자 입장에서 어색해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메일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필요 이상의 격식의 이메일은 부자연스러움을 연출하지 않나… 라는 것이 나의 생각.

3. 두괄식으로 원하는 것을 빨리 언급

첫 문장에 내가 이메일을 쓴 목적과 요지를 언급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정보를 요청한 경우 수신자는 그 요청에 대한 답을 듣고 싶어한다. 만약 결론부터 빨리 알려주지 않으면 그 과정까지 서술된 내용들을 답답해 하거나 수신자 임의로 해석될 요지가 있다. 특히 해석이 없는 데이터를 던져 줬을 때 결론을 미리 ‘까지’ 않으면 이런 상황들이 자주 발생된다. (예: 나는 매출 10% 증가가 정말 좋은 결과인데 그냥 10%의 숫자만 받아본 사람은 별로 좋지 않은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음.)

4. Bullet point 적극 활용

서두에서 핵심 내용을 언급 했다면 그 세부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bullet point (‘땡땡이표’) 를 이용해서 요점을 정리해 준다. 서술형 이메일은 받아보는 사람에게 정신적 부하 (‘cognitive load’)를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메일은 짧을수록 좋다는 불문율이 있다. 오죽하면 TL;DR (Too long; didn’t read – 너무 길어서 안 읽었어요) 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이다. Bullet point를 이용하면 문장을 문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글자 수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핵심 내용만 추릴 수 있는 사고 과정도 거칠 수 있기에 이메일 내용이 더 정제되는 효과도 생긴다.

5. 미사여구 사용 자제

업무용 이메일은 말 그대로 업무에 집중되어야 한다. 첫 문단을 변해가는 날씨, 그리고 회사 및 가족의 문안을 묻는 시적인 문구로 채우는 것은 아쉽지만 정말 무의미하다. 수신자의 입장에서 오히려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위험도 있고, 위에서 언급한 짧고 두괄식의 이메일 법칙에 위배되어 효과적이지 못한 이메일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너무 사무적이고 딱딱하다고 생각한다면 첫 문장을 ‘Hope all is well!’ 등의 짧은 한 문장으로 인간미를 가미할 수 있다.

6. 끝맺음

‘Dear’로 시작하지 않는 것처럼 이메일로 ‘Sincerely’로 끝나는 것은 실리콘밸리에서 거의 보지 못했다. ‘Regards,’, ‘Cheers,’, ‘Best,’, ‘Thanks,’의 끝맺음을 가장 많이 접했는데, 개인적으로는 ‘Cheers’의 약간 긍정적인 느낌이 나는 끝맺음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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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의 ‘기교’로 부실한 내용을 깨끗하게 포장할 수 없지만, 깔끔하게 쓰여지지 못한 이메일은 주옥같은 내용의 빛을 바라게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이메일 팁들을 보면 혁신적이기는 커녕 그냥 ‘별거 아닌 작은 것들’ 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이메일 형식 및 구조에 간단한 변화를 줌으로써 더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이메일을 작성한다면 이메일을 통한 업무의 성과들이 조금씩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PS – 마지막 에티켓 하나 더: 반드시 이메일 답변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 표시를 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좋다. 그냥 간단하게 ‘Thank you’라고 해도 된다. 열심히 답변을 해 준 사람에게 이메일 상의 최소한의 예의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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