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가장 핫할 스타트업 분야는?

이미지: http://bit.ly/1OItD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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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정치, 국제 정세 등 각 분야에 대한 예측은 새해에 어김없이 언론에 회자되는 단골 메뉴이다. 스타트업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2016년도에 뜨는 스타트업 테마는 무엇일까?

CIO: “The 10 biggest startup opportunities in 2016
Inc.com: “Top 15 Companies to Watch in 2016
Monster: “6 tech startups to watch in 2016
Business Insider: “50 enterprise startups to bet your career on in 2016

내가 제일 좋아하는 VC 투자자 중 한명인 Tomasz Tunguz는 이 질문에 대해 흥미롭고 ‘VC-스러운’ 방식을 통해 예측을 한다.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기 앞서 우선 ‘핫’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 언론에 제일 많이 회자되는 분야? 창업이 제일 많은 분야? 입사 지원서가 가장 많이 몰리는 분야? Tunguz에 의하면 ‘핫’한 스타트업 분야는 VC들의 투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즉, 매년 수천개의 회사와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VC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가 제일 유망한 분야라는 것이다.

그의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Crunchbase에 공시된 스타트업들의 시드 및 시리즈 A 투자 정보를 취합한 후 각 스타트업 분야가 총 투자의 몇 %를 차지했는지를 계산한다. 이 정보를 다년에 걸쳐 모으면 투자의 추세선을 그릴 수 있는데 이를 통해 ‘핫’한 분야를 선별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법론에 따라 16개의 스타트업 분야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출처: http://tomtunguz.com/hottest-startup-sectors-2016/

이를 통해 Tunguz는 SaaS, Big Data, Marketplace, 그리고 교육 분야를 2016년도에 VC의 러브콜을 많이 받을 ‘핫’ 스타트업 분야라고 예측 하였는데, 이 네가지 분야에 대한 사견은 다음과 같다.

SaaS: 개인적으로 SaaS는 스타트업의 한 ‘분야’라기 보다는 사업 모델이라고 생각하지만, 데이터 등에 기반한 솔류션을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회사들을 일반화한 분류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2010년에는 총 투자의 5% 밖에 차지하지 못한 SaaS 기업들은 최근들어 10% – 15%나 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SaaS를 도입하여 얻는 매출의 예측 가능성, 안정성, 그리고 확장성 등, SaaS는 매력이 넘치는 사업 모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극미한 소프트웨어 회사밖에 SaaS 모델을 도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쪽 분야의 큰 성장이 예견되기에, VC의 투자가 점점 몰리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Big Data: 하루가 다르게 데이터의 양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빅 데이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모으는 기술과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용하는 방법들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Marketplace: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성공으로 2010년에 2.5% 밖에 안했던 ‘온라인 장터’ 분야가 작년에는 전체 투자의 10%나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본문에서도 언급하지만 우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단 한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에어비앤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 체인’인데 객실을 단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레버리지가 가능한 사업 분야의 매력 때문에 투자자들은 새로운 ‘Uber for X’, ‘AirBnB for X’를 찾으려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교육: 2010년에 6%에 머물었던 교육분야의 투자가 최근 10%까지 올랐다. 교육 분야 중에서도 공교육 및 직업 교육 분야가 새로운 정보기술, 저렴해진 IT 비용, 정보의 유비퀴터스한 접근성, 그리고 ‘gig economy’로 설명되는 새로운 노동의 패러다임으로 커다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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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nguz와 그가 몸담고 있는 회사 Redpoint의 명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에 이러한 분석이 실제로 미래를 예측하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설령 Tunguz의 예측이 100% 맞다고 한들 VC가 몰리는 분야에 자신들을 끼워 맞추기 위해 억지로 피벗을 감행하거나 자신들이 가진 시장과 제품에 대한 철학에 역행하는 행동은 오히려 스타트업에 독이 될 것이다. 다만, 이런 정보를 통해 기업의 전략을 구상하는데 이용한다면 (예: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분야의 스타트업은 인력 채용 및 비용 관리에 좀 더 신중을 기함. ‘뜨는 분야’에 있는 스타트업은 새로운 경쟁자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함)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나마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및 참고: The Hottest Startup Sectors in 2016 by Tomasz Tunguz

그로스 해킹, 어디까지 해봤니? #3: 데이터 주도적 사고

이미지 출처: http://hpc-asia.com
이미지 출처: http://hpc-asia.com

업계에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데이터 주도적(data-driven)인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는 또한 내가 인터뷰에서 애용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데이터 주도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은 천차만별이지만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기술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예: SQL, Hadoop, 고급 엑셀 기능 등) 복잡한 A/B 실험과 관련한 이야기가 가장 자주 언급된다. 데이터 주도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 중 이런 실력을 갖춘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능력이 있다고 반드시 데이터 주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십여년간 이쪽 관련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의논하고 업무를 진행하면서 데이터 주도적인 사고를 갖추기 위해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데이터 주도적인 사고를 위해서는 현재 하고 있는 무작위의 A/B 실험들을 중단하는 것을 권고한다. 데이터 주도적 사고는 체계적인 가설을 증명 혹은 반증을 하는 것으로 시작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슨 색깔의 버튼이 제일 좋은 결과를 내는지 실험해 보자’가 아닌 ‘노란색 버튼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파란색 버튼보다 클릭수를 높이는데 더 좋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가지고 실험을 임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어느 방식으로 실험을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겠지만 탄탄한 가설을 바탕으로 실행한 실험들이 고객의 성향, 구매 과정, 그리고 최종 성과에 대한 직관력을 더 체계적으로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설령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에도 무심코 다음 실험으로 넘어가지 않고 실패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주어진 문제를 이산적으로 (discrete) 쪼개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측정할 수 있는 부분을 골라 풀어내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과거에 같은 양의 유저 트래픽을 가지고 더 많은 컨버젼(고객으로 변환)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구매 페이지에서 고객들의 행동을 모니터할 수 있는 conversion pixel이 없었다. 고객의 행동을 측정할 수 없는데 어떻게 하지? 불행 중 다행으로 고객의 구매 과정이 잘 정의되어 있었고, 대부분의 트래픽은 세심한 측정이 가능한 이메일을 통해 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구매 페이지를 최적화 시키는 일을 제끼고 측정이 가능한 이메일 열람 및 클릭을 올리는 일에 집중하였다. 이 외의 상황들은 변함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ceteris paribus) 이메일을 더 많이 열람하고 클릭을 하면 최종적인 지표(고객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 구매 페이지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서도.

마지막으로, 관점을 넓히고 임기응변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자.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데이터 주도적인 사고는 데이터가 없을 때 더 빛을 발휘한다. 만약 모든 데이터가 내 눈앞에 있고 ‘실험 A가 실험 B 보다 50% 더 높은 결과가 나왔어요’라고 크게 써있는 경우 어느 실험을 선택해야 할지 크게 생각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해당 사항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경우 비슷한 상황, 혹은 과거의 경험에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각해보라. 예를 들어, 노란색 버튼이 파란색 버튼보다 얼마나 더 높은 성과가 나올지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경험 및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10배의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5배는? 2배는? 30%? 이런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성과에 대한 범위를 적당히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른 아이디어들도 마찬가지 방법을 적용하면 데이터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 주도적인 사고를 하는 이유는 더 좋은 의사결정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하기 위함이다. 위의 방식을 나의 일에 적용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데이터 주도적인 사고방식은 계량적인 능력만큼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배웠다 (예: 데이터 부재시 임기응변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 처음 질문으로 돌아와서: ‘어떻게 데이터 주도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까요?’ SQL 고급 기능을 배우고 A/B 실험을 하는데 들이는 노력만큼 위에 소개된 방법들을 꾸준히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요… 라고 답하고 싶다.

참고] 이 글은 제 링크드인 영어 원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Stop your random A/B tests” – Heuristic approaches to becoming data-driven)


“그로스 해킹, 어디까지 해봤니”  시리즈

Lesson 1: Paid Marketing 투자의 원칙
Lesson 2: Customer Retention (고객 유지 전략)

Real-life Blitzscaling: 링크드인 창업자, 그리고 CEO와 회의하기

출처: https://toshistats.wordpress.com/2015/09/03/3182/
이미지 출처: https://toshistats.wordpress.com/2015/09/03/3182/

12월 링크드인 사업부는 평소보다 분주한 한달을 보낸다. 막판 실적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뛰어 다녀서가 아니다. 12월엔 각 사업부에서 다음 해에 대한 전략을 짜고 사장단에게 보고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소위 ‘Annual Planning and Strategy Review’. 회사 사업에 관여하는 최고참들만 참여하는, 사장실에서 주최하는 회의 중 가장 중요하고 비중이 있는 모임이다. 이런 회의인지라, 사업부의 임원으로 몇 년 연속 참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긴장되긴 매한가지이다.

이번에는 새로 이사온 건물의 회의실에서 모였는데 내 옆에 앉은 동료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은 리드 호프먼! 그 옆에 제프 위너, 그리고 내 앞에 알랜 블루가 앉는다. 일인칭 Blitzscaling 수업이다! 그것도 매출 3조원이 넘는 실제 회사를 주제로!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종이 두 장에 빼곡히 자료를 정리하였고 달달 외웠었는데… 긴장감에 아무것도 생각이 안난다. 긴장을 풀기 위해 용기내어 알랜에게 한마디 건낸다: “스탠퍼드 강의 잘 봤습니다”.

회의가 시작된다. 역시나 이번에도 발표가 아닌 토론이다 (참고: 실리콘밸리 임원들이 회의 하는 법). 모두가 예상되는 질문으로 논의가 시작되지만 곧 논란이 있는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건의한 내용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강한 질문 공세와 토론이 몇 시간 동안 계속된다. 정회 시간보다 한참 (= 몇 시간) 지나서야 회의가 끝이난다. 앞으로 다가올 회사 휴무기간이 그렇게 기다려 질수가…

강렬한 지적 노동으로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그 와중에 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난 정말 행운아구나. 별 실력도 없는 내가 어떻게 이런 위대한 사람들과 옆에 앉아서 회사의 사활이 걸린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회사 휴무기간 동안 이 회의를 곱씹어 보면서 내가 가장 크게 ‘한 수’ 배웠다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 보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 회의한 내용 및 사업 세부 사항은 일절 제외한다).

전략이란?

우리는 전략이라는 단어를 매우 좋아한다. ‘전략 컨설팅’, ‘전략 마케팅’ 등 무엇이든 좀 중요해 보이기 위해 붙이는 수사로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전략이 무엇인지 설명하라고 하면 명쾌하게 정의를 내리는 경우는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포터의 5 Forces 이론, 손자병법 등 다양하고 복잡한 비유가 들어가는 경우가 다반사). 하지만 나에게 있어 전략의 정의는 매우 간단하다:

어떻게 이길 것인가? (How do you win?)

이렇게 전략을 정의하면 회의의 목적이 더욱 분명해진다. 전략 회의 = 이기는 법을 구상하는 회의인 것이다. 이기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하나?
–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할 기반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
–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가?
– 우리가 불리해질 수 있는 상황은 무엇인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Big Dream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기 위해서는 이런 회의를 통해 내년의 매출 목표 및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을 심도있게 다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장기적으로 회사가 이루고 싶은 큰 비전에 대한 논의이다. 예를 들어 링크드인의 궁극적인 비전은 전 세계의 모든 노동 가능한 인력들이 경제적인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아직까지 어떠한 경과가 있었고, 또 앞으로 일년 동안 어떠한 활동으로 비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면 근시안적인 단기전략에만 집중하는 과오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의 동기 부여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된다.

핵심(core)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큰 비전에 너무 치중하게 되면 정말 ‘꿈 같은’ 허황된 아이디어만 좇는 경우가 생긴다. 실리콘밸리 IT 산업에 몸담은 사람들 중 ‘the next big thing’이나 ‘the new shiny thing’에 심장이 안뛸 사람이 있기라도 할까?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회사의 핵심 사업들이 견고하고 확실하게 ‘이겼을 때’까지 더 멋지고 새로운 것에 한 눈을 팔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즉, 핵심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제프에 의하면 ‘이기는 것’은 고객 가치를 더 깊게 전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

기업의 핵심 역량이나 사업이 흔들린다는 것은 기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에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cash cow’가 병들어 간다는 것이다. 고로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잃어 회사의 총체적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에 읽은 ‘에버노트와 5%’ 대한 기사가 생각난다. 에버노트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에버노트의 기능들을 5% 밖에 활용을 못하고 있음에도 매우 만족을 하고 있다며 에버노트의 잠재력 대해 높게 평가하였고 회사 역시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방면으로 확장을 하였다. 하지만 유저들마다 각자 활용하는 5%의 기능들이 달랐기 때문에 에버노트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이다. 즉, 에버노트는 각 유저들에겐 좋은 경험을 제공하였지만 시장 전체를 봤을 때 제대로 정의된 ‘핵심’을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고, 이에 unicorn에서 unicorpse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다시 전략의 정의로 돌아와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

모두가 지적으로 동년배이다 (intellectual peers)

이는 내가 컨설팅 업계에 몸담고 있을 때 나의 스승이자 상사였던 분이 물려준 가장 큰 가르침인데, 최근 다시 한번 크게 공감이 되었다. 회의에 초대된 사람은 사장님(제프)을 흐뭇하게 하려고 모인 것이 아니라 회사의 성과를 최대로 이루기 위해 그들의 전문적인 지식과 의견을 회의에 기여하라고 부른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직위을 불문하고 지적으로 동년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이고 당당하게 펼칠 필요가 있다 – 심지어 그것이 사장과 ‘논리 배틀’이 붙는 경우일지라도.

개인적으로 이런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영원한 블랙리스트에 오를 줄 알았던 불안감은 기우로 끝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respect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회사에서는 맞고 틀림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 대신 다른 접근 방법이나 주장이 있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더 좋은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아무리 직위가 낮더라도 자신의 관점과 논리를 주장하는 것이 머리를 조아리고 조용히 있는 것 보다 몇 만 배 더 회의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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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배움은 끝이 없다더니, 이번 회의를 통해 Blitzscale 주역들의 내공을 느끼고 실리콘밸리의 일류 회사를 이끌어가기 위한 ‘클래스’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크게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부족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더 크게 꿈꾸고 배울 수 있어 감사하다.

Customer Lifetime Value (고객총가치)

출처: Aria website
이미지: Aria website

타지에서 방문하여 백화점에서 고급 예물 시계를 고르는 사람과 할인코너에서 열심히 이월 상품을 고르는 동네 주민 고객 중 누가 더 중요한 고객일까? 서울-샌프란시스코를 비지니스석으로 발권하여 여행하는 가족과 샌프란시스코-뉴욕을 이코노미로 타고다니는 컨설턴트의 경우는?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에 글을 많이 올리는 사람과 글을 많이 읽는 사람 중 누가 더 중요할까?

단순하고 실질적인 문제이지만 결코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이런 어려운 판단을 도와주는 개념이 있는데, 바로 고객총가치이다. (Customer Lifetime Value – CLV 혹은 LTV 라고도 한다)

고객총가치의 정의

Customer Lifetime Value (CLV) 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고객총가치란 한 고객이 평생동안 회사에 기여하는 수익성을 현가로 나타낸 수치이다. 이 통일된 수치($)를 통해 회사는 모든 고객들을 ‘줄을 세울 수’ 있게되고, 이를 기준으로 고객에 알맞는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이런 통일된 기준이 있으면 위의 질문들에 좀 더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다.

백화점에서 예물 시계를 고르는 사람은 이월 할인 상품을 고르는 사람보다 그 날 구매하는 금액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 날 매출만 기준으로 봤을 때는 예물 시계를 고르는 사람이 백화점의 VIP이다. 당연히 이 고객에게 좋은 대접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할 것이다.

잠깐. 이렇게 결론을 내리기 전에 조금 더 장기적으로 생각해 보자. 타지에서 방문한 이 고객이 다시 백화점을 들려 물건을 구입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반면 이월 상품을 고르는 동네 주민이 다시 백화점에 방문활 확률은? 만약에 이 동네 주민이 2주마다 백화점을 방문하여 무엇을 계속 구매한다면 일년 동안 백화점에서 쓰는 돈이 시계를 구입한 타지인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네 주민 고객을 잃는 것은 비싼 시계를 구입한 고객을 잃는 것 보다 백화점에 더 큰 손실인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동네 주민 고객이 백화점의 VIP인 것이다. 이런 경우 직관적이지 않지만 동네 주민 고객을 비싼 예물 시계를 구입하는 타지인보다 더 잘 대해줘야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고객을 각각의 단기적인 거래가 아닌 장기적인 관계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 바로 고객총가치 (CLV)의 핵심이다.

고객총가치 계산하기

학문적으로 고객총가치를 계산하자면 다음과 같다:

(GC = yearly contribution per customer. M = retention cost per customer. n = years. r = retention rate. d = discount rate. 출처: wikipedia)

복잡한 금융 모델을 사용하고 알맞는 가정들을 세운다면 위의 공식을 통해 고객총가치를 계산할 수 있지만 실제 회사에서 누가 이걸 계산하고 있는단 말인가?! 물론 모든 수치는 정확할수록 좋지만 빠른 의사결정 및 행동을 취해야 하는 SaaS 기반의 스타트업들은 다음과 같은 ‘야매’ 공식을 사용하여 고객의 CLV를 구할 수 있다.

CLV = ASP / churn rate

넷플릭스의 예를 들어보자 (가상 시나리오): 한달에 8불 ($7.99)인 서비스에 첫 달 100명이 가입하였고 매월 10%의 고객이 이탈한다고 하자. 이런 경우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 (실제로는 매월 고객 이탈율이 다르지만 논의의 편의상 고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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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에서 보듯이 12개월이 지나면 첫 달 가입자의 28명만 남게되고 24개월 후엔 8명 밖에 남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12개월 후의 넥플릭스의 매출은 28 x $8 = $226, 24개월 후는 $64 밖에 안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계산을 하면 44개월 이후엔 1명의 고객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 즉, 이 고객군의 ‘평생’은 44개월 정도 되는 것이다. 이들 100명이 그동안 넥플릭스에 지불한 총 비용은 $7,930, 고로 고객당 평균 고객총가치는 $79.30 이다. (참고:  편의상 넷플릭스의 marginal operating cost를 0으로 잡았다).

이를 매달 계산하지 않고 공식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CLV = ASP / churn rate = 8 / 10% = $80 (쉽쥬?)

LinkedIn Premium 등의 서비스가 subscription 방식이어서 개인적으로도 이 방법을 사용하여 다양한 분석 및 의사결정에 사용하고 있다.

CLV를 마케팅 활동에 적용하기

CLV를 계산하였다면 이를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고객 확보에 드는 투자 비용을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어느 통신사에서 신규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500 기프트카드를 주는 행사를 했었다. 얼핏 보기엔 안 남는 출혈경쟁을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2년 약정의 스마트폰 사용자의 CLV가 $2000을 훨씬 넘는것을 생각하면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사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또한 CLV를 이용하여 고객 등급을 나누어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한 금액을 기준으로 고객 등급을 나누는데, 이 외 별도의 ‘초대받는’ 멤버쉽을 형성하고 싶을 때 (e.g., Amex Black, United Global Services 등) CLV를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고객군들을 골라낼 수 있다.

상거래의 (retail / e-commerce) 경우 CLV는 제품을 구입하는 빈도에 큰 영향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만약 2주에 한번씩 장을 보는 고객에게 격주로 쿠폰을 보내 구매 빈도를 1주일로 줄인다면 CLV를 더 높일 수 있다.

경험적인 CLV 인사이트

엑센츄어에 있을 때 다양한 고객사들과 CLV 관련 프로젝트를 하였고, 또 현재 링크드인에서도 CLV의 계산 및 적용하는 일을 하면서 이와 관련된 직관이 몇 개 생겼는데 다음과 같다:

1. 마케팅 활동을 통해 유치한 고객은 일반 고객들 보다 CLV가 낮다

  • 우선 마케팅 활동에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같은 질의 고객이어도 CLV가 낮을 수 밖에 없다.
  • 마케팅 활동을 통해 수요가 ‘창출’된 고객은 내제된 니즈가 아니기 때문에 고객 이탈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예: 사은품 때문에 가입한 고객). 고로, CLV가 일반 고객들보다 낮다.

2. 제품 구입 빈도가 CLV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 많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1-2개의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제품 하나를 더 사게 하는 전략이 더 비싼 제품을 구입하게 하는 것 보다 CLV 증가에 더 큰 효과가 있다.

3. 같은 제품이라도 제품의 포지셔닝에 따라 CLV가 다르다

  • 실제로 몇 년 전 LinkedIn Premium의 기능이 한정적일 때 같은 제품을 ‘프리미엄’, ‘영업솔류션’ 두 가지의 다른 브랜딩으로 출시하였다. 기능 및 가격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솔류션’으로 브랜딩한 제품의 CLV가 더 높게 나와 팀 내부에서도 매우 의아해 한 적이 있다. 고객 인터뷰 및 분석을 통해 ‘영업솔류션’은 제품명 때문에 회사의 재정 지원을 받기 더 수월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고객의 의도에 맞게 마케팅을 하면 제품 하나 바꾸지 않고도 CLV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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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 customers are more equal than others.
어떤 고객들은 다른 고객들보다 더 ‘평등’하다”
-Don Peppers

모든 고객을 ‘왕’처럼 모셔야 하는것이 진리이지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 회사의 자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고객 모두에게 사은품을 주고, 1:1 VIP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 회사는 수익을 내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따라서 회사는 마케팅 비용 및 고객 유치 및 유지에 들어가는 자원들을 가장 중요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CLV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SaaS 나 subscription 기반의 스타트업들은 CLV를 이용하여 자신들이 실제로 가장 중요한 고객들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