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동의를 얻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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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담당자의 역할 중 가장 기본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한 관계들을 조율하고 설득하여 제품을 앞으로 끌고 나아가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부서 간의 협업으로 팀이 구성 및 진행되고 (cross-functional, XFN 이라고 흔히 지칭), 제품 담당자들이 이런 협업 팀원에 대한 직접적인 권한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해관계자들의 상충된 목표를 조율하는 것이 어지간히 어려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전략적 중요도 및 복잡도가 높은 제품을 담당할수록 다양한 부서의 높으신 분들의 ‘좋아요’까지 받아야 하는데, 이러다 보면 제품 출시일은 멀어져 가고 팀원들은 기가 빠지며 결국엔 모두가 제품 담당자를 원망하기 시작한다. 즉,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완전 총체적 난국. ㅠㅠ

이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제품 담당자는 조직의 동의를 얻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조직 구성원 및 의사결정권자들의 ‘오케이’를 받는 방법은 사람마다, 또 조직 특성 마다 다르겠지만 다음은 내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터득한 몇 가지 ‘빠르게 동의에 이를 수 있게 하는 기법’들을 정리 및 공유:

기본 (default) 상황을 yes로 설정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반박을 하도록 포지셔닝 하기

나는 예전에 이메일 상으로 어떤 안건에 대한 동의를 구할 때 그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고 ‘이렇게 해도 괜찮나요?’ 라고 묻곤 했다. 이런 경우는 이메일 수신자가 ‘오케이’라고 답변을 하지 않는 이상 기본 상황이 ‘안됨’이다. 행여나 안건에 동의를 전적으로 한다고 해도 답변이 오지 않으면 일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시간을 낭비하기 일쑤다.

요즘엔 많은 경우 ‘위 안건을 진행할 예정이니, 피드백 및 기타 의/이견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식으로 이메일 스타일을 바꾸어 쓰고 있다. 이 경우엔 내가 강력하게 안건을 특정한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수신자에게 전달할 수 있고, 동시에 ‘잘 진행되는 일인 것 같은데 정말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면 굳이 꼬투리 잡을 필요 없지’식의 심리를 자극시켜 그들이 동의하는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이런 적극적인 포지셔닝은 이메일 답변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암묵적 동의’라고 우길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 가능성을 고려해 ‘이견이 있으시면 다음 주 수요일까지 답변 주세요’ 식으로 타임라인을 정해주면 예의마저 챙길 수 있다.

이해관계자 중 의사결정권자인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하기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 결정을 할 때 PR 부서는 그 제품에 대한 홍보 및 예상되는 질문/논란에 대한 대응을 제품팀에게 지원을 해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에 이해관계자 이지만 의사결정권자는 아니다. 즉, 예상되는 문제가 있다면 PR 부서는 제품 팀에게 그 문제의 위험성을 알리고 강력한 제품 출시 지연 권고는 할 수 있어도, 그 위험성을 이유로 제품 출시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의사결정권이 없는 이해관계자들의 ‘소음(?)’을 줄이기 위해선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의사결정권자들과 그들의 결정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순수 이해관계자들을 구분하고 그들의 요구를 다르게 받아드릴 수 있어야 한다.

이메일로 동의를 구하는 경우 To 에 의사결정권자를 열거하고 나머지는 Cc로 처리한 후 의사결정권자들을 직접 호명하여 그들의 동의를 구하는 방법이 꽤 괜찮은 전략이다 (예: Peter, please approve this plan) . 물론, 이것은 의사결정권이 없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랬다간 제품 담당자로써 처참히 실패하는 지름길). 반드시 사전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취합 및 조율은 하되, 최종 의사결정에 있어서 최단거리의 길을 (= 의사결정을 해야 되는 사람들 관여) 택하라는 것이다.

짧은 주기의 업데이트를 통해 작은 변화에 대한 동의를 반복적으로 구하기

제품 담당 멘토링을 받으면 가장 자주 듣는 ‘제품 담당자들의 가장 큰 실수’가 있는데, 사무실 구석에서 몇 주 간 고생해 너무나 완벽하고 멋진 제품 제안서를 써 왔더니 그 모두가 무시하고 코드 한 줄 쓰여지기 전에 폐기되었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라도 조직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으면 실현 가능성이 0으로 수렴 되기에, 제품 담당자는 제품에 대한 비전과 아이디어 만큼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럴 때 효과적인 것이 짧은 주기의 업데이트를 이해관계자들과 자주 하는 것이다. 잦은 만남을 가지면 동의를 해야할 부분들을 각개 격파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작은 부분들 하나 씩 의/이견을 취합하여 조율하고 동의에 이르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 agile한 공감대 형성) 큰 그림이 완성되는 상황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개구리를 상온의 물이 담긴 냄비에 넣고 서서히 열을 가하는 것과 뜨거운 물을 갑자기 부어 화들짝 놀래키는 것의 차이인 것이다.

어느 크기의 변화가 동의를 얻기 더 쉬울까?

이해관계자들의 의/이견이 blocker인지 strong opinion인지 구분하기

만약 이해관계자들의 의/이견이 없다면 빠르게 동의에 이를 수 있겠지만, 다양한 의견의 충돌 및 정-반-합의 과정은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건강한 스트레스이기에 무조건 다른 의견의 형성을 막는 전략을 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또 현실적으로도 중요한 안건의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 이해관계자들의 의/이견이 없을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런 의견들을 빨리 취합하여 조율하는 것인데, 이것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그들이 제시한 의견이 blocker인지 strong opinion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Blocker란 제시한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으면 해당 안건을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것이고 strong opinion이란 말 그대로 당사자의 (강한) 의견이라는 것인데, 의견을 이 두 가지로 분류한 후 blocker를 위주로 문제를 해결하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아까 위의 예를 다시 들어, 어느 제품을 출시할 때 높은 가격 책정으로 인해 부정적인 언론이 우려되어 단가를 인하할 수 있을 때 까지 출시 유보를 주장한 PR/마케팅 부서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런 경우 제품 담당자는 해당 부서에게 blocker인지 strong opinion인지 구분해 달라고 요청하고, 부정적인 언론이 제품 수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사업 성과에 문제가 있을 것 같기 때문에 blocker라고 답변을 받으면 재고를 하면 되고, 반면 부정적인 언론이 지금 상승 중인 회사 선호도 이미지에 누를 끼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변을 받으면 (대체적으로, 특히 데이터가 없을 경우) strong opinion으로 취급하고 넘어가면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blocker가 아니라고 의견을 폐기하는 것 보다 다음 버전 혹은 추후 집고 넘어가야 할 상황으로 명시하고 나중에 까먹지 않고 처리한다면 협업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까지 만들 수 있다.

나도 최근에 큰 변화와 논란이 수반되는 프로젝트 몇 개를 수행하면서 이 기법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 내가 담당하는 제품과 관련하여 받은 80%의 의견들은 blocker가 아니었다. (상상해보라, 그 80%가 blocker인 줄 알고 다 대응하고 전략을 수정하였으면 걸렸을 추가 시간과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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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위 기법들이 그럴 듯 하게 들려도 사실 모두의 동의를 빠르게 이끌어 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동의를 얻지 못해 프로젝트를 진행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제품 담당자의 변명이 될 수 없다. 제품 담당자는 그 제품의 성공에 최종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핑계는 제품 담당자로써 능력이 없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정연한 논리, 제품에 대한 뜨거운 열정,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데이터, 그리고 위 기법들 + alpha를 총 동원하여 조직의 동의를 얻고 제품을 성공의 방향으로 계속 끌고 나가야 한다. (Aㅏ… 힘들어 ㅠㅠ)

똥에 광 내기: 언제 조직을 떠나야 하나

커리어를 쌓다 보면 가끔씩 자신이 잡고 있는 동아줄이 썩어 있는 상황에 직면 하거나 너무나 안좋은 조직에 엮여 있음을 발견하고 처해진 상황에서 빠져 나갈 궁리를 해야할 때가 생긴다. 나의 커리어 운신의 대부분은 가는 곳의 기회가 너무나 기대되는 긍정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아 이런 썩은 조직에 계속 있다간 X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현 상황 탈출에 모든 것을 걸었던 때도 있었다. 이런 상황들은 직면하는 순간 싸한 느낌이 바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배와 같이 침몰하기 직전까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컨설팅 업계에 있던 시절 ‘똥에 광 내기 (polishing the turd)’ 라는 표현을 습득(?) 했는데, 쓸데 없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퍼 붙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이다. 중요한 클라이언트 발표를 앞두고 밤 새 파워포인트의 폰트 크기, 장표 줄 맞춤 등 본질에 아무 상관 없는 것들을 최적화 시키는 것이 ‘똥에 광 내기’의 좋은 예. (그래서 결국 그 전날 까지 “client_strategy_deck_final.pptx” 이였던 파일이 “client_strategy_deck_final_final_v23_edited.pptx” 로 바뀌고…-_-)

똥은 아무리 광을 내어도 똥일 뿐, 아무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 나는 조직 내에 이런 ‘똥에 광 내기’ 행위가 만연하다는 것을 파악하는 순간 비상 탈출 전략을 실행에 옮기곤 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내 커리어 앞에 있는 지뢰들을 피해갈 수 있게 해준 좋은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고 빨리 성장하는 유망한 조직은 사업의 본질적인 문제를 집중해서 빨리 해결하기 때문에 건강함과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직의 많은 사람들이 ‘똥에 광 내기’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은 조직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능력이 없거나, 중요한 곳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없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아니면 더 슬픈 경우, 그 조직은 ‘똥에 광 내는’ 짓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조직에 자신의 커리어를 베팅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하지 않은가?

사장이 가볍게 던진 곁다리 질문에 완벽한 답변을 하기 위해 전 조직을 동원하고 쪼아대는 중간 관리자, 부서 간 ‘힘 싸움’ 때문에 협업 제안서를 무한 뺑뺑이 돌리는 임원, 잘 나가는 사람 밑에 딸랑딸랑 줄 서기 위해 실패가 눈에 선하게 보이는 프로젝트를 반론 하나 없이 끌고 가는 팀장… 모두 ‘똥에 광을 내는’ 사람들이다. 놀랍게도 이런 행위는 효율과 결과를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에서도 가끔씩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평생 살면서 개인적으로 만족감 넘치며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을 발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많지 않다. 만약 자신이 속한 조직에 ‘똥에 광 내기’ 행동이 보이고, 또 그것이 조직 전반적으로 만연하다고 생각 된다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큰 결정을 내리는 것을 권한다.

PS – 물론,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는 능력을 우선 갖추도록.

이미지 출처: 웹사이트

제품 로드맵 설계하기

https://www.atlassian.com/blog/software-teams/product-roadmap-vs-product-backlog-how-to

제품 담당자의 역할 중 제품의 로드맵을 정하는 업무는 어지간히 골치 아픈 것이 아니다. 고객의 반응과 성장률이 큰 제품이라면 다양한 피드백과 넘치는 아이디어에 파묻혀 결정 장애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제품의 반응이 너무 나빠서 피봇을 해야 되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 행복한 고민이지만, 아무리 좋은 고민이라도 어지간한 스트레스인 것은 사실. 제품 관리자가 점쟁이도 아닌데 몇 백 가지 넘는 아이디어 중 회사의 핵심 지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두 세 개의 대박 아이디어를 어떻게 가려내야 하는가?

나도 예전에 막 컨설팅에서 테크로 넘어왔을 때 로드맵 관련 일로 많은 고생을 했었다. 나름 strategy guy라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리를 굴려서 제품 로드맵을 수립하여 상부에 보고 하였는데, 간단히 말해 ‘실무자들이 쌍욕을 하며 싫어할’ 계획을 쓰고 있었다는… ㅠㅠ 구체성은 하나도 없고 (전략 컨설턴트가 PM으로 넘어올 때 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 핵심 수치에 대한 너무나 뻔뻔한 가정, 그리고 윗 사람들이 듣기엔 너무 멋진 전략이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그런 로드맵. 당연히 나는 엄청 깨졌고, 거듭된 실패를 통해 제품 로드맵 실무를 어렵게(?) 체득하게 되었다. 이젠 괜히 제품 담당자랍시고 머리속에서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를 로드맵에 꾸겨 넣는 대신, 다음과 같은 기법으로 사용자 니즈를 파악, 이를 기반하여 로드맵을 설계한다.

1. 계속 제기되는 현재 사용자들의 불만 사항, 그리고 제품 해지자들의 해지 사유 분석

사용자들이 제품 사용을 중단하거나 서비스를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제품이 사용자들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 현재 사용자들이 고객센터로 문의하는 불만 사항, 그리고 서비스 해지자들의 해지 이유를 잘 수집하여 분석하면 제품 사용자 경험 및 기능에 대한 문제점들 발견할 수 있고 이에 대한 개선 사항을 로드맵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섣불리 불만 사항만 대처하게 되면 제품이 죽도 밥도 아닌 것이 되거나, 자동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더 빠른 말 밖에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기에 무조건적인 ‘고객 불만 = 제품 로드맵’의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예전 링크드인 프리미엄 사업부에 있을 때 유료 고객 이탈이 너무 많아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 로드맵을 수립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여러 제품 담당자 동료들이 제품의 매력도가 없으니 이런 저런 기능들을 추가로 제공해 주면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고 프리미업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서비스 해지자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많은 사용자들이 이미 있는 기능들 조차 충분히 인지하지도, 사용하지도 않고 있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더 황당했던 것은 프리미엄 기능들을 사용한 일부 사용자들은 그들이 사용한 기능이 프리미엄 기능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 제품의 핵심 기능들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으니 사용자들은 프리미엄 제품은 무료 제품과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구독을 해지했던 것이다. 이런 인사이틑 통해 프리미엄의 제품 로드맵은 새로운 기능보다 사용자 교육 및 사용자 경험 개선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이를 통해 new subscriber on-boarding, 링크드인 프리미엄 브랜딩 같은 UX에 근간이 되는 프로젝트들이 제품 로드맵에 들어가게 되었다.

2. 잠재 고객들이 구매에 대해 주저하거나 깊게 문의하는 것을 분석

B2B 제품인 경우 제품 판매 과정 중 잠재 고객들에게 굉장히 많은 문의 및 요구가 들어온다.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과 가격 흥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외에도 추가 기능에 대한 요구 및 문의도 상당히 들어오는게 일반적이다. 이 중 신기하게도 어떤 특정 기능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문의나 요구가 들어오거나 그 특정 기능 때문에 고객이 구매를 주저할 때가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기능에 대해 고객의 니즈가 상당히 있다는 힌트이며, 해당 기능을 로드맵에 추가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를 해 봐야 한다.

역시 링크드인에 있었을 때의 경험. 이 때 나는 프리미엄에서 신사업부로 팀을 옮겨 대기업의 IT 부서를 공략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다. 링크드인만이 가진 데이터 및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많은 회사들이 큰 관심을 가졌고 제품 개발 부터 사업화까지 승승장구 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초고속 승진 예감?). 하지만 이상하게도 잠재 고객사들과 통화를 하면 할수록 계속 같은 주제에서 영업이 막히는 것이었다. ‘SSO 지원되나요?’, ‘사용 내역 리포팅 기능엔 무엇이 있나요?’, ‘관리자 기능 X,Y,Z 가 필요해요’ 등의 기업 관리자 기능 관련 문의가 빗발쳤고, 첫 버전에서는 이런 것들이 지원되지 않는다고 하니 그 관심 많던 회사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거대 B2C 인터넷 플랫폼을 운영하는 링크드인은 이러한 관리자 기능들은 중요하지 않으며 고유한 데이터를 이용한 핵심 정보 제공이 killer application이 되리라는 가정을 하고 제품을 만들었는데, 이 가정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MVP 제품은 쪽팔리게 폭망하였다. 기업용 솔류션은 그 무엇보다 보안, 중앙 관리, 그리고 리포팅 기능이 전제되지 않으면 그 어느 훌륭한 제품도 문전박대 당한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배운 우리는 섹시하고 쿨한 기능들을 로드맵에서 다 빼고 ‘enterprise readiness’ 관련된 기능들과 백엔드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순위로 로드맵을 수정하게 되었다.

3. 주요 고객들의 니즈와 요구부터 로드맵에…

모든 제품 담당자의 마음은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최상의 경험과 제품 기능들을 제공하고 싶지만 현실은 부족한 시간, 인력, 돈. 안타깝지만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고객들의 니즈와 요구를 로드맵에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좋다. 한정된 고객(사)들의 니즈를 우선적으로 반영하기에 이들의 니즈와 요구가 그들이 정말 필요한 기능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많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Customer Advisory Board (CAB)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략적 고객(사)들을 초청, 제품 로드맵과 전략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CAB에 참여하는 고객사들은 새로운 기능과 제품을 미리 맛보기를 하면서 새로운 사업 전략을 도모해 볼 수 있으며, 우리는 새롭게 준비하는 제품의 반응을 미리 듣고 정식 출시 전 까지 제품을 개선할 수 있기에 win-win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단, CAB 프로그램은 상호 매우 민감한 정보들을 공유하기 때문에 양사 간 확고한 신뢰가 있을 때만 추구하는 것이 좋다. B2C인 경우 ‘파워 유저’들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연구를 한다던가, 모수가 충분하고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싶다면 소규모의 A/B test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기능들의 효과를 가늠해 보고 로드맵을 조정하면 된다.

4. 데이터 분석. (사실 이것이 기본 중에 기본)

사용자 니즈를 파악하는데 데이터 분석만큼 쉬운 길이 없다. 심지어 사용자들 단 한 명과도 이야기 하지 않고도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료 고객 유입 퍼널 (funnel) 중 급격하게 수치가 떨어지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고객으로 변환될 준비가 되지 않은 사용자가 필요 없이 많이 유입 되었다던가, 아니면 잠재 고객들에게 불필요한 사용자 경험에 마찰(friction)을 주어서 걸음을 돌리게 만드는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만약 고객 유입이 제품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라면 이런 가설을 빨리 증명하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로드맵 상단에 배치해야 할 것이다. 퍼널 분석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고객센터 등에서 입력하는 문의 사항 분석 (customer query analysis) 혹은 UI 배치 대비 과사용 (over-idex) 되는 경우 (예: 두 번 째 탭 맨 밑에 있는 기능이 첫 번 째 페이지 가운데 위치한 기능보다 더 많이 눌림) 사용자의 니즈와 관심을 가늠할 수 있다. 단, 사용자들이 보인 행동에 대한 why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분석 및 조사를 한 후에 로드맵을 수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Build what users want.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실리콘밸리의 식상한 구호다. 그 누구가 일부로 사용자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만들겠는가?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결코 말 처럼 쉽지 않지만 위와 같이 능동적이고 계량적으로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여 로드맵을 설계한다면 사용자들이 원하는 제품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image credit: Atlassian blog

희생 vs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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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결승골 주인공인 김영권 선수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더 희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하였다.

응?

희생?

곰곰히 생각해보니 우리는 ‘희생 (sacrifice)’이라는 말을 평소에 너무 쉽게, 그리고 자주 사용한다. 특히 ‘회사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등 무엇인가 더 크게(?) 느껴지는 ‘대의’를 위하여 우리는 개인의 자유/권리/시간을 ‘희생’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당연한 만큼 자주 말을 하고 다닌다.

나는 일반적으로 ‘희생한다’ 라는 문구를 좋아하지 않고, 특히 ‘회사를 위해 희생’ 한다는 류의 말에 대해서는 너무나 반대한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감정에 호소한 부당한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가 잘 되어야지 그 회사의 구성원들도 잘 될 수 있지만, 사원들이 희생하지 않고서 회사가 잘 될 수 없다면 그 회사는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게다가 평생 야근, 주말 근무, 임금 동결 등의 ‘희생’으로 회사가 궤도에 오른 후 정리해고라도 된다면 개인적으로 얼마나 억울한 일 이겠는가?

대신 나는 ‘헌신 (dedication)’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쓰였으면 좋겠다.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희생과 헌신의 차이는 실제로 꽤 크다. 희생은 수동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 반면 헌신은 100% 능동적인 행위이다. 같은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하더라도, 능동적으로 (본인이 좋아서, 하고 싶어서, 스스로) 하는 것과 상사의 강요나 눈치 때문에 억지로 개인 시간을 희생 당하면서 하는 것의 차이는 일을 대하는 태도, 능률, 성과, 개인적인 만족도 등에 대해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가끔씩 실리콘밸리의 ‘성공 비법’이 자유롭고 유연한 근무시간, 높은 연봉과 엄청난 직원 복지,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워라밸, 수평적인 조직 문화 등에 있다고 주장하는 한국 기사를 접하곤 한다. 물론 이런 것들이 한국과 비교해서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성과주의 평가, 대기업 스타트업 할 것 없는 치열한 경쟁, 그리고 불안한 고성취자 (insecure high achiever) 들이 바글바글한 실리콘밸리이기에 생각보다 일 많이 하고, 야근 (집에서 늦게 까지 랩탑 들고 일하는 것 포함) 많고, 사내 정치 치열하고, 또 살인적인 물가로 고액 연봉 대비 생각보다 넉넉치 못하게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보다 오히려 위에서 언급한 ‘희생’이 아닌 ‘헌신’이라는 관점으로 일을 접근하는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 훨씬 더 많다는 것이 숨은 ‘성공 비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위에서 성과를 위해 조직을 굴리고 쪼아도(?) 헌신적인 자세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조직의 성과를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다. 설령 짧게는 따라 잡은 것 같아도 지속적으로 (sustainable),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회사 구성원이 회사에 헌신을 하기 위해서는 주식이나 스톡옵션 등의 금전적인 이해 관계도 필요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각 구성원들의 업무에 자율성, 책임, 그리고 업무에 대한 의미가 부여 되어야 한다. 회사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업무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조직의 일개 부속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순간 부터 조금이라도 정해진 업무에서 벗어난 일들은 헌신이 아닌 희생의 영역이 되는 것이다. 회사의 리더는 직원들에게 희생을 강요, 종용, 묵인하기 보다 회사 구성원들이 업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공감 가능한 회사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헌신적으로 일을 하며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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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 Investor School – Day 1: 벤처 투자는 왜, 그리고 어떻게 하는가

YC (Y Combinator) 에서 Investor School 이라는 온라인 공개강의(MOOC)를 열었는데 운 좋게 직접 YC 사무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4일 동안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 있는 엔젤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철학, 기본 원칙, 주의할 점, 트렌드 등에 대해 강의를 하고 투자자들 사이에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자리였다. 멋 모르고 집어 넣은 몇 천 만원 상당의 투자금을 얼마전에 날려먹은 (😭) 아주 슬픈 사건도 있고, 예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나의 커리어 중 언젠가는 벤처 투자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바쁜 와중에도 무리해서 시간을 내어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MOOC 강의라 수업 모든 내용이 공개되어 있는 상태에서 내가 블로그를 통해 강의 내용을 재탕해서 옮겨 놓는 것은 의미가 없고, ‘실리콘밸리 전설들의 수다: Masters of Scale’ 처럼 개인적으로 주요하다고 느낀 점만 짧게 요약하고, 그 위에 내가 느꼈던 점과 비디오로 제공되지 않은 Q&A 및 토론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Day 1 강사 Geoff Ralston (YC Partner)
Sal Altman (YC President)
Kirsty Nathoo (YC Partner)
Carolynn Levy (YC Partner)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

제프와 샘 모두 청중에게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가 혹시 돈을 많이 벌기 위한 것인지 질문을 하였다. 200명 가까이 되는 청중 중 극히 소수만 손을 들었다. 전문 투자자가 아닌 내가 이 때 든 생각: ‘아 이런 위선자들! 투자자가 투자 수익이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지!’ 그러다가 샘 알트만과 (다음 날) 마이클 사이벨이 말한 내용들을 며칠 동안 곱씹어보니 ‘스타트업 투자는 물론 돈이 벌리지 않으면 하지 않겠지만, 돈을 버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중요한 기준과 가치들이 있구나’로 개인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샘 알트만에 의하면 그런 중요한 것들의 예는 다음과 같다:

  • interesting, energizing, fun (흥미롭고, 힘이 나고, 재밌다)
  • help shape the future (미래를 여는데 도움이 된다)
  • sometimes you make a big return (가끔씩 대박이 난다)
  • really satisfying (개인적인 만족감이 높다)
  • the people you’re around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긍적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데,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 humbling, get used to getting wrong (겸손의 미덕을 배울 수 있다. 아주 자주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게 된다…)
  • but you learn a lot (… 그러나 그런 실패들을 통해서 너무나 배우는 것들이 많다)

Power law

샘 알트만은 스타트업 투자는 power law (멱함수/제곱함수의 법칙?)의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이는 즉 제일 좋은 투자 한 건이 나머지 모든 투자의 결과의 합 보다 훨씬 더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매번 삼진을 당해도 한 번 홈런을 치는 것이 계속해서 안타를 치는 것 보다 백 배 낫다는 것이 그의 주장. Moneyball의 ‘안타의 법칙’이 야구 및 프로 스포츠계에 혁명을 일으켰는데 샘은 이와 정 반대의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의 성공 기준이 ‘실패율’이 아닌 ‘가장 큰 성공의 규모’이기 때문이라고. 야구에 비유하자면 삼진/아웃 최소화 (= 출루율을 높임)가 목표가 아니라 아웃이 아닐 때의 야구공의 비거리가 목표인 것이다.

샘은 이런 power law가 적용되는 게임에서는 ‘무엇이 잘못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며 투자를 심사하는 것 보다 ‘이게 만약 된다면 얼마나 클 수 있을까?’ 라고 묻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고 조언한다. 실증적인 데이터로 YC가 1,600개의 회사에 투자했는데 가장 잘 나가는 5개의 회사가 YC 투자 포트폴리오 회사 가치의 2/3 을 차지한다고. 그리고 이런 power law를 실현시키는 회사들을 찾기 위해서 YC는 open network를 지향 한다고 한다 (= 그 누구나 YC 홈페이지 가서 지원을 할 수 있고, 파트너들은 그 서류들을 차별하지 않고 심사한다).

Don’t care about other investors 다른 투자자의 결정에 흔들리지 말것

Power law와 더불어 또 중요한 투자 원칙은 다른 투자자들의 말에 휩쓸리지 말라는 것. 샘은 그의 경험상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온 투자들은 다른 투자자들이 바보같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서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것들이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남들과 반하는 결정을 하라는 것이 아니고 (= 이것은 그냥 헷지펀드) 자신이 가진 투자 원칙을 확고히 하고 그 기준에 따라 줏대 있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어느 유명한 사람이나 기관이 투자한다는 사실이 어짜피 실패율이 높은 상황에서 수십 배 더 높은 성공 확률로 바뀌는 것도 아닐 뿐더러, 이런 결정에 생각없이 따라간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돈과 의사결정을 외주해 버리는 꼴이기 때문에 투자자로써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유니콘 회사를 찾아내는 법

샘 알트만에 의하면 많은 투자자들이 좋은 회사를 싸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종종 보는데, 이것은 바로 ‘penny smart, but a pound foolish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예라고. 그는 모든 노력을 좋은 회사를 찾는데 집중하고 발굴 후 어떻게던 투자자로써 같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샘은 이런 power law를 실현시키는 유니콘 회사들을 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사용한다고 한다. (참고 추후 포스팅을 통해 투자자마다 기준과 철학이 매우 다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회사: 회사가 $10B (100억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 같음. 만약 이렇다면 다른 기준들이 딱히 필요 없음 — 이런 갑오브갑 유니콘이 될 정도의 확신이 드는 경우는 너무나 드물기 때문에 이 기준 하나로도 충분하다는 뜻.
  • 창업자: ‘위대한’ 창업자 기질을 가진 사람들 위주로 선정. 샘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그냥 그런 창업자들이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낸 적이 없다는 경험을 통해 이런 결론을 내었다고 한다. ‘위대한’ 창업자 기질에 여러가지를 포함할 수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세 가지는 의사소통 능력, 빠른 실행 능력, 그리고 창업자들 자신들이 발전하는 속도.
  • 시장: TAM (total addressable market)으로 표현되는 시장의 크기 보다 시장의 성장 속도를 더 중시. YC 파트너들이 TAM에 대해 질문할 때는 보통 10년 후 그 시장의 크기를 묻는 것이라고. 시장의 성장 속도와 미래에 대한 예측과 신념을 가지기 위해서 VC 들도 창업자 못지 않게 (혹은 더) 독립적인 사고 능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위에 다른 투자자의 결정에 흔들리지 말라는 이유도 이 맥락)

진짜와 가짜 트렌드를 구분하는 능력

투자자로서 가장 안좋은 투자는 유행에 휩쓸려 거품이 꺼졌을 때 투자금만 탈탈 털리고 교훈도 하나 얻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런 가짜 트렌드를 구분하는 방법으로 YC는 실제로 사용자들이 (비록 사용자가 적더라도)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사랑하고 회자 하는가를 평가한다고 한다.

  • 좋은 아이디어는 대부분 처음엔 나쁜 아이디어 처럼 들린다. (레딧, 드랍박스, 에어비앤비 등)
  • 위대한 제품은 궁극적으로 어느 순간에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게 되어 있다.
  • 선형적인 사고에 익숙한 인간들은 지수함수 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머리속에서 상상이 잘 안된다. 꼭 모델을 돌려봐라.
  • 사용자 규모가 커질수록 더 견고해지고 품질이 좋아지는 제품인지 생각해보라.
  • 지금 소비자들이 보이는 행동 보다 조금씩 이동하는 소비자 행동 패턴을 (shifting consumer behavior) 남 보다 미리 읽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다시 한번 확실히 느낀 것은 벤처 투자는 지금 어느 현상을 멋지게 분석해서 계량적, 논리적, 그리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 보다 미래에 ‘what it could be’에 대한 창업자의 비전이 투자자가 지금 현상을 통해 느껴지는 변화의 물결과 맞았을 때 이루어지는 부분이 더 크다는 것.

샘과의 unofficial Q&A: 왜 VC의 삶을 사는가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들에게 개인적으로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샘 알트만에게 왜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일궈낸 사람으로써 왜 다시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 하지 않고 투자자의 길을 선택 했는지를 물었다. 사족으로 내가 샘 알트만이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창업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경우는 십수 년 전 대학원 다닐 시절. 그 당시 샘 알트만은 학부생이었고 그의 스타트업 Loopt에 관련된 이메일을 학교 단체 이메일을 통해 종종 받곤 했었다. 나는 그 때 제일 ‘핫’ 했던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AMD에 취업하고 싶어 나머지 회사는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 조차 주지 않았던 상황. 당연 대기업도 아닌 그냥 어떤 어린 친구가 만든 Loopt라는 회사의 이메일은 스팸 처리 하듯이 읽지도 않고 이메일을 지우기 바빴는데 나중에 $43M 으로 엑싯했다는 소식을 듣고 헐~ 했다는…-_-; (난 역시 안돼 ㅠㅠ)

Q (Andrew): Sam, you’ve had a successful career as an operator. What has led you to become an investor and not continue to pursue a life of a serial entrepreneur?

A (Sam): Being an operator is really really really exciting. It’s really fun. But the lifestyle of a VC is much better for me. I can take vacations, and not try to kill myself to save the company.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너무 너무 너무 흥분되고 재밌어요. 그런데 투자자의 삶이 질이 저한테 더 좋게 느껴졌어요. 휴가도 갈 수 있고, 사활을 걸고 미친듯이 일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음… 너무 솔직한 샘-_-. 그럼 나도 당장 투자자가 되고 싶네??? ㅋ

…to be continued with Day 2 notes

수업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