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업

https://pixabay.com/en/business-plan-business-planning-2061633/

왜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하는지, 사업을 시작 하는지에 대해 매일 생각을 한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자아 실현을 위해?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창업자들을 만나서도 창업 동기에 대해 묻곤 한다. 주로 듣는 대답: 될 것 같아서,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실리콘 밸리에서 한 판 해 봐야지 등… 물론 어느 한 가지만을 위해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사람을 드물 것이다. 아무리 열정적인 분야가 있더라도 성공했을 때의 경제적인 성공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섣불리 뛰어들지 못할 것이며, 아무리 ‘돈이 되는 아이템’이 있더라도 스타트업의 극적인 롤러코스터 여정은 돈을 뛰어넘는 열정과 믿음, 그리고 끈기가 없으면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우연히 Indie VC의 Bryce Roberts가 ‘진짜 사업 (Real Businesses)’이라는 제목으로 스타트업/사업의 목표 및 구분에 대해 재미있는 관점으로 쓴 블로그 글을 발견하였다. (https://medium.com/strong-words/real-businesses-b21f44c99b6a)

그에 따르면 스타트업을 다음과 같이 세 분류로 나눌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 사업 (Lifestyle Business)

라이프스타일 사업은 말 그대로 개인의 생활양식을 중요시 하는 사업 형태이다. 즉, 사업의 주 목적이 사주가 회사 밖에서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대박을 쳐서 돈 방석에 앉아 인생을 편하게 살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을 한 경우이다. Bryce에 의하면 VC들은 이런 형태의 사업을 하는 사람에겐 전혀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당연!) 하지만 문제는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하겠다는 의도를 가졌더라도 투자 받을 사람들에게 대놓고 ‘나 편하게 사는게 목표에요’ 라고 하진 않는다는 것. 이것에 대비한 라이프스타일 판별법으로 Bryce는 스타트업 피치에 엑싯 전략이 있는지를 본다고 한다 — 엑싯 전략이 있는 창업가는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물론 일반화의 오류가 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쭉쭉 성장해 나가는 스타트업들의 피치 덱을 보면 엑싯 전략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다는 것에 무엇인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예: 에어비앤비, 유튜브, 링크드인)

VC 투자 없인 살아남기 힘든 사업

VC의 투자가 사업을 키우는데 적격인 첫 번 째 시나리오는 말도 안되게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초기 자본이 엄청나게 필요한 경우이다. 이런 사업들은 높은 진입 장벽을 형성함으로써 오랜 기간에 걸쳐 높은 마진을 유지하며 성공할 수 있다. 로봇 산업 – 오케이. 로케트 산업 – 오케이. 전자상거래 – 낫 오케이. 두 번 째 시나리오는 승자가 독식/반독식 하는 커다란 시장에서 경쟁자보다 오래 살아남거나 출혈 경쟁에서 이김으로써 장기적으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며 성공하는 경우이다.

Bryce는 위 두 가지 경우 모두 ‘유니콘’이라는 개념이 매우 적절하게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이런 시나리오에 딱 맞는 회사를 완벽한 타이밍에 창업하고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면서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뜻. (Bryce는 스타트업 ‘유니콘’ 단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인 듯).

진짜 사업 (Real Businesses)

Bryce는 창업자들에게 그들의 회사가 라이프스타일 사업이 아니고 유니콘 사업이 아니라면 (어짜피 확률적으로도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짜 사업’을 한번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그에 따르면 진짜 사업이란:

“진짜 사업은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이윤을 남기고 판다. 진짜 사업은 투자자, 기업 가치 (valuation), 그리고 다음 투자 마일스톤이 아닌 고객, 매출, 그리고 이익률에 대해 신경쓴다. 이들은 믿을 만한 재정 모델이 아닌, 실제로 돌아가는 사업 모델이 있다. 진짜 사업은 계속해서 존재하고 싶지, 엑싯을 향하여 달려가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으며 그 누구에게도 ‘존재의 이유’에 대해 허락을 맡을 필요가 없다.

우리는 (Indie VC) 이런 진짜 사업들이 정말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느리지만 심사숙고하여 얻은 성장을 매번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실패하는 것과 흔쾌히 교환할 것이다. 행복한 고객과 열심히 일하여 달성한 매출을 통해 성장하는 것은 남의 돈(투자금)에 중독적으로 손대는 것을 끊는 것 보다 더 쉽다.”

나의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은 왜 스타트업을 하려고 할까? 위의 프레임웍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 보면: 1) 성공 후 안락한 삶을 살고 싶어서, 2) (거의 불가능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기술 혹은 시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리고 3) 한땀씩 열심히 본질에 집착하며 사업을 일구는 기업가가 되기 위하여. 속도와 스케일에 집착하는 요즘 시대에 #3에 가치를 두는 VC가 있어서 놀라운 동시에 좀 멋져 보이기도 하다.

SaaS: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2016년 잠잠했던 IPO 소식이 올해 들어 App Dynamics에 의해 고조되고 (상장 직전에 Cisco가 $3.7B에 인수) 스냅챗의 모기업인 Snap의 상장을 기점으로 최근 Mulesoft도 상장, 그리고 OKTA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Snap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는 모두 B2B 회사이며, SaaS 수익 모델을 삼고 있다는 것. SaaS는 실리콘밸리에서 ‘the future of enterprise software’로 자리를 잡은 반면 (AFAIK) 한국 스타트업 중 SaaS 모델을 가지고 기업을 상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곳은 손에 꼽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 비캔버스, 잔디 등).

‘왜 이 좋은 것을 안하고 있지?’궁금해서 네이버 검색을 해봤는데 SaaS에 대한 개괄적인 정의만 나와있고 실제로 SaaS 기반 소프트웨어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전략 및 인사이트가 전무함을 발견하고 털썩… 이참에 예전 LinkedIn Sales Navigator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쌓은 SaaS에 대한 소견을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기로 한다.

SaaS (Software-as-a-Service)

SaaS란 매우 간단히 말해서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 호스팅하고 사용자들에게 구독료를 받아 쓸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배포 방식이다. 예전에는 SI 업체들을 동원하여 회사 내 메인프레임 서버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였다면 (‘on-premise software’) SaaS는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고 접속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정말 더 무식하게 설명하자면 예전에 용산에서 컴퓨터를 졸업하고 스타크래프트 CD를 사서 깔아서 게임을 했다면 SaaS는 PC방에 가서 시간당 돈을 지불하면서 배틀넷에 접속하여 오버워치를 하는 느낌?)

낮은 초기 비용(+SI 비용 절감)과 빠르고 수시로 받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매력이어서 기존의 on-premise 방식을 잠식하며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가트너가 추산한 2015년 SaaS 산업 크기: $21.3B!)

전략: Land and expand

SaaS의 핵심 전략은 ‘land and expand (상륙 그리고 팽창)’이다. 일단 고객사를 확보한 후 나중에 고객과의 사업 크기를 늘리는 방식인 것이다. 예전의 on-premise 방식은 많은 SI 비용 및 회사 내부 IT 인프라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한번 도입 할 때 개발사는 전사적인 확신을 얻어야만 계약을 딸 수 있었다. 반면 SaaS의 경우는 이런 고정 비용이 없고 누구나 손쉽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내 제품을 좋아하고 사용할 1인’에게 우선 팔고 그 평판을 통해 더 큰 계약을 딸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드랍박스를 예로 들어보자. 예전 같은 on-premise 소프트웨어 방식을 사용 했더라면 드랍박스는 파일 공유 소프트웨어와 함께 각 회사 별로 대용량 하드 디스크가 딸린 서버를 같이 팔았어야 할 것이다. 만약 어느 사원이 ‘저 드랍박스 사용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설치해주세요’ 라고 건의했다면 씨도 안먹혔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오늘날의 경우는 ‘저 드랍박스 사용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한달에 사용료 만 원 지원해 주세요’ 라고 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가 된 것이다. 이렇게 한 명, 두 명이 사용하게 되고 사용자가 점차 늘면 드랍박스의 영업 사원은 ‘CIO님, 이렇게 많은 직원들이 드랍박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참에 기업용 제품으로 다년 계약 맺으시죠. 제가 싸게 드릴게요~’ 라고 던지는 것이다.

박스, 슬랙, 링크드인, 거스토, 세일즈포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회사들이 이런 전략을 취하고 있다.

운영: SaaS 회사의 영업팀 구조

Land and expand 전략이 성공하려면 초반에 확보한 고객들이 제품과 서비스에 만족하여 그들에게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되도록 해야된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들은 언제든지 구독을 해지하고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거나 추가적인 확장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SaaS 회사의 영업 조직은 ‘고객 성공팀’을 구성하여 운영한다.

영업 직군 설명
SD (Sales Development) 가장 초보 영업사원. 흔히 말하는 ‘텔레 마케터’랑 비슷. 문의를 요청한 잠재 고객들에게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AE랑 미팅을 잡아주는 역할을 주로 한다.
AE (Account Executive)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냥꾼’이라고 불린다. AE는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고, 어떻게 당사 제품이 문제점을 해결 해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초기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RM (Relationship Manager) + CS (Customer Success)

기존의 고객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유지 및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농사꾼’이라고 불린다.

On-premise 시절의 RM은 보통 새로운 소프트웨어 버전이 나오거나 신제품을 더 팔고 싶을 때 고객들을 연락하고 했다. 하지만 SaaS 회사의 RM은 CS 팀의 도움으로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QBR 등 제공) 고객들의 성공적인 제품 사용에 큰 노력을 들인다.

SaaS 회사의 수익성

SaaS 회사의 매력은 고객과의 관계가 오래될수록 수익성이 증가 된다는 것이다. On-premise 의 경우는 아무리 오래된 관계의 고객이라도 새로운 시스템을 설치하게 되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 관계에서 추가적으로 이득을 보는 것이 없다. 반면 SaaS는 고객에게 투자해야 하는 비용은 점점 줄어들고 (예를 들어 초반에는 Customer Success 인력을 많이 투입시켜 고객의 문의 사항 및 불편함을 해소하지만, 그 후에는 모두가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경써서 지원해야 하는 경우가 줄어듬) 동시에 expand 전략을 통한 매출 증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눈에 띄게 이익폭이 늘어나게 된다. 말 그대로 ‘농사 잘 지은’ 느낌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매 해 지날수록 사업 지표가 좋아지는 SaaS 모델을 도입한 회사들이 요새 IPO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출처: OKTA S-1 (https://www.sec.gov/Archives/edgar/data/1660134/000119312517080301/d289173ds1.htm)

클라우드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모든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거나 자신들의 파이어월 안에 모든 IT 서비스가 존재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한국에서도 SaaS 모델을 지향하는 스타트업, SaaS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여 B2B IT 혁신이 촉진되기를 기대한다.

혁신과 정부의 역할

작년 말, 5년 정도 탔던 나의 애마를 떠나 보내고 닛산 리프라는 전기차로 갈아탔다. 총 배터리 용량 24kW인 리프는 최적의 조건에서 주행 거리가 80마일 (125km 정도) 밖에 안되는 경차이다. 인라인 6기통 엔진의 중형 세단을 폼나게 몰았었기에, 왠지 인생이 다운그레이드 된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내가 코딱지 만한 전기 경차 타려 실리콘밸리에 왔나 자괴감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로 갈아탄 이유는 너무나 명확한 경제적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마 닛산 리프 (및 동급 전기차)
가격
  • 자동차 리스 비용: 없음 (현금으로 다 구입)
  • 휘발유: ~$150/월
  • 리스 비용: $95/월
  • 충전 비용: 무료 (회사에서 무료 충전, 집 근처 무료 충전소 이용)
혜택
  • 간지남-_-
  • 연방 정부 혜택: $7,500 리베이트 (리스 비용 낮추는데 사용)
  • 주 정부 (캘리포니아) 혜택: $2,500 리베이트 + 카풀선 사용 허가증 발부
  • PG&E (한전 같은 곳) 혜택: $500 리베이트
  • 회사: 전기차 전용 발렛 서비스 (주차 및 충전 해줌)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연방 정부, 주 정부, 그리고 PG&E에서 전기차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는 혜택들. 이런 혜택들이 없었다면 아직까지 혁신적이지만 미완의 기술인 전기차를 손쉽게 선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렇게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증진시키는 것은 혁신을 촉진하는데 정말 매력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어진 시간 안에 충분한 수요가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인데, 정부의 ‘보이는 손’이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이런 시장 형성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혜택을 입고 시장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하면 공급자들이 하나 둘 씩 더 늘어나게 되고, 이는 경쟁을 유발하여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더 좋게, 더 빠르게, 더 싸게)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며, 더 좋은 제품은 미약했던 시장을 더 크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나게 된다.

여태까지 한국에서는 이러한 신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서 공급자(= 스타트업)를 지원하는 정책을 주로 펴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관료들이 국민들의 세금을 너무 위험한 분야에 직접 베팅하지 말고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들을 완화하여 스타트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나는 오히려 더 나아가, 정부가 혁신적인 신제품 및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시장 형성을 도와주는 것이 어떨까 라고 주장하고 싶다. (신제품 발굴 및 스타트업 육성은 VC가 관료들 보다 더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앞으로 대박이 날 것 같은 산업의 ‘마켓 메이커’의 역할을 정부가 해준다면 혁신의 속도가 배가되지 않을까.

그래도 테슬라로 갈껄 그랬나? ㅠㅠ

2016 결산: 스타트업 근황 (State of Startups)

FRC_http://stateofstartups.firstround.com/2016/img/findings/top/03.svg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First Round Capital이 스타트업 근황에 대한 보고서를 출간하였다. 작년에도 짧게 요점을 요약/번역해서 블로그에 올렸었는데, 올해도 보고서에 나온 내용 중 몇 개를 추려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여 (파란색) 나누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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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업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인재 및 고객 유치이다.

2년 연속 창업자들은 인재 발견 및 영입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답변하였다. 반면, 작년엔 매출 성장이 두 번째 걱정거리였는데 올해는 고객 유치가 2등을 차지했다. 다양성 (diversity – 성, 인종, 배경 등) 및 ‘삶의 질 (work-life-balance)’에 대해선 25% 정도의 창업자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스타트업은 인재확보에 관련해서 대기업 대비, 악조건 속에서 베팅을 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창업자들은 각 분야의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싶지만 그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들이 대기업에 비해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애플에서 인공지능 역량을 키우기 위해 스탠퍼드에서 자연어처리 등 인공지능 관련으로 박사 졸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수 억의 연봉 및 수 억의 계약 보너스를 준다는데, 이 현실적인 조건을 마다할 사람이 몇 있으며 또한 이런 제안을 맞추어 줄 수 있는 스타트업은 몇 개가 있을까? 그래도 어렵지만 스타트업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개인적인 성장 및 성취감, 그리고 회사의 비전을 열심히 파는 동시에 인재의 기준에 대해선 절대로 타협을 하지 않는 뚝심을 보여야 뛰어난 사람들을 영입할 수 있을 것이다.

2. 거품이 꺼지고 있다.

작년에는 73%의 창업자들이 스타트업 업계에 거품이 있다고 답변한 반면, 올해는 57%만 아직 거품이 있다고 답변하였다.

거품이 터지지 않고 수그러들고 있다고 느껴진 다는 것은 참 다행이다. 2016년은 ‘눈 먼 돈’을 투자받은 회사들에겐 참으로 혹독한 한 해 였다. 이 과정에서 여러 스타트업들이 폐업을 하였지만 동시에 내실이 있는 ‘옥석’ 스타트업들을 가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은 업계의 좋은 성장통 이었다고 생각된다. 여기에 추가로 좋은 소식은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어웨어, 타파스 등) 성공적인 투자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 

3. 매출 > 이익

스타트업 특성상 당연한 이야기지만 61%의 창업자들은 이익률보다 매출 성장에 회사를 최적화 시키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물론 이익률도 중요하지만 단위 경제 (unit economics)만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면 시장 지배력을 넓히는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매출 > 이익 우선순위에서 가장 걱정되는 회사가 있는데, 바로 우버이다. 그들의 단위 경제는 대충 다음과 같다 (credit: Ben Thompson): 

우버 단위 이익 = 총 매출 – 운전자 수임 – 운전자 인센티브 – 카드 수수료 – 승객 인센티브

현재 예상되는 사실은 이 공식의 결과가 음수라는 것, 그리고 현 상황으로는 이 공식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때 줄어드는 비용이 크게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걱정의 원인이다. 하지만 만약 이 공식을 ‘+’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실행되면 (예: 운전자 수임 및 인센티브를 없앨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엄청난 회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4. 중간급 개발자들의 평균 연봉 = $101k ~ $150k (1억2천 ~ 1억8천 만 원)

다행히 개발자들의 처우가 나쁘지는 않다. 살인적인 물가의 실리콘밸리에서 1억 버는 것은 극빈층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소개된 글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실리콘밸리에 사는 다수 (상인, 선생님, 간호사, 은행원, non-tech 회사원, tech 회사의 비 개발자 등)와 비교했을 때 평균, 혹은 평균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물론, 테크 대기업의 개발직과 비교했을 때는 평균  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빈하게 보일 수 있는 것은 인정).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개발자의 몸값이 낮지만, 그래도 절대적으로는 많은 비용이기 때문에 회사의 burn rate에 신경을 써야하는 창업자는 직원수를 늘리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5. 창업자 5명 중 1명은 자신의 회사가 유니콘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18%의 창업자들은 자신들의 회사가 반드시 유니콘 (기업가치 1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에는 차이가 있는 법. 같은 비율의 창업자들은 2016년에 정리해고를 단행 하였다고 함.

스타트업에서 찾을 수 있는 긍정의 힘! 솔직히 유니콘으로 평가받고, 또 유니콘으로 엑싯을 할 확률은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는 것’ 처럼 어렵다. (몇 년 전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중 가장 뜨거운 유니콘이었던 Gilt의 흥망성쇠를 보라.) 하지만 유니콘이 되리라는 확신이 없으면 유니콘이 될 가능성 조차 없지 않을까. 계속 유니콘의 꿈을 꾸시길!

6. 혹시 망한다면 그 이유는?

창업자들은 성공하지 못할 가장 큰 이유는 ‘추가 투자 유치를 하지 못하여’라고 답변하였다 (24%).

살짝 실망스러운 자세이다. 투자를 받지 못하여 망하는 것이 아니고, 망할 것 같으니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망하는 이유는 가장 적은 답변을 받는 아래 네 가지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등용을 잘 못 하거나, 경쟁에서 패배하거나, 돈을 너무 헤프게 쓰거나, 고객들을 확보 및 유지하지 못해서. (YC 폴 그래험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18가지 이유 참고). 스타트업 분석 업체인 CB Insights, 그리고 OATV VC의 Bryce Roberts도 이에 대해 비꼬는 기사를 냈다. 미사여구로 들리겠지만 ‘Focus on the user, and the rest will follow’, ‘Make what people want’의 정신을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CB Insights의 비평: “투자자가 우선, 고객은 차선”

2017년에는 ‘한국 스타트업의 두각’이라는 트렌드도 이 보고서에서 실릴 수 있는 해가 되길!

보고서 원문: http://stateofstartups.firstround.com/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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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First Round Capital은 연말에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들과  ‘크리스마스 뮤비’를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올해도 역시! (작년 버전은 여기 참고)

내가 꿈꾸는 민주주의

이상적인 세상에서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직접 국가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국가의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이해관계가 얽힌 현대 사회에서는 의견 수렴의 효율성 및 현실성의 한계에 부딪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에 대한민국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민주국가들은 국민은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하여 국가 정책에 반영할 대표를 뽑아 그들에게 정치 운명을 맡기는 대의민주주의를 택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를 택함으로써 사회는 어느 문제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대표’를 선출하지 못하면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인 ‘국민의 의사 반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당이나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최근 나의 조국에서 이런 위험이 현실로 나타났고,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만약 대한민국이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면 이런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을까?’,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하기나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여러가지가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대의민주주의와 비교했을 때 다음 세 가지를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 더 빠른 의견 수렴
  • 의견의 독립 및 진정성 보장
  • 낮은 경제적 및 사회적 비용

기술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기술이 이 세 가지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다음과 같이 상상을 해본다.

1. 더 빠른 의견 수렴

대한민국의 인터넷 기반(infrastructure)은 세계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탄탄하다. 예전부터 독도, 마라도에서도 ‘짜장면 시키신 분~’라고 광고를 만들 정도로 ‘connectivity’에 대해 광적으로 투자를 한 나라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세계를 선도할 정도로 높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인터넷을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저가형 스마트폰과 ‘사물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사회적 약자 및 소외층도 점점 더 인터넷을 통해 가족, 친구,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들을 이용하여 상정된 안건들에 대해 직접 의견을 표출하고 또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국회와 정부의 파행이 없어지지 (혹은 줄어들지) 않을까? 우리의 대표는 당리나 표에 연연하지 않고 나라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안건을 의논하고 상정하고 집행하는데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2. 의견의 독립성 및 진정성 보장

스마트폰을 이용한 투표… 멋진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본인 인증 및 투표의 진정성에 대해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현재 투표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감시 하에 이루어지는 투표도 부정 의혹은 받는 마당에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투표를 한다면 더 많은 부정의 소지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스마트폰은 어느 순간 우리 삶에서 지갑 만큼이나 중요한 휴대용품이 되었다. 우리의 가장 중요하고 은밀한(?) 정보들이 스마트폰으로 들어가면서 이 기기들의 ‘본인 인증’ 기능 역시 놀랍게 발전하였다. 비밀번호 네 자리만 알면 전화기의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지문 및 홍채 인식을 통해 사용자를 인증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옛날에 찍었던 주민등록증 사진과 얼굴을 대조해서 본인을 인증하는 방법과 비교했을 때 스마트폰 인증이 수 십 배 더 정확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투표 과정도 마찬가지다. 현재 기법은 지정된 종이에 지정된 도장으로 기표를 하고, 자물쇠를 채운 통에 넣은 후 ‘안전한’ 곳으로 옮겨 안에 들어있는 투표지를 사람들이 총계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느 ‘검은 권력’이 부정을 저지르고 싶으면 이 과정에서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나 많다. 반면에 스마트 기기로 본인 인증이 된 사람이 ‘디지털 투표’를 한다고 하자. 이 과정에서 블락체인 기술을 도입한다면 부정 투표 및 투표 조작 가능성을 거의 0에 가까이 내릴 수 있다. 유권자의 독립성 및 진정성을 외압으로 부터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3. 낮은 경제적 및 사회적 비용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당 활동 및 선거유세 비용 (공식 + 비공식 검은돈), 투표 과정에 들어가는 시간, 노력, 인력, 자본… 이런 것들은 위와 같은 기술을 통한 직접민주주의에서는 현저하게 줄거나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다양하게 발생하는 (특히 일회성 / 불필요 / 불법적인) 비용들을 디지털 직접민주주의 플랫폼 구축에 사용한다면 훠~~~얼씬 낮은 경제적 및 사회적 비용으로 더 공정하고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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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여건상 불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조금만 기술이 더 발전하고 모두가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런 날이 올 때 까지 열심히 발품 팔아서 나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수 밖에! Vote for your count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