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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쥐덫 만들기

IT 시대에 산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다. IT 시대를 넘어 우리는 이제 IoT 시대에 살고 있다. 모든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작동되고, 편리하게 우리의 손가락 하나로 조종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Kickstarter나 Indiegogo 사이트를 보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물건들이 ‘스마트’ 해짐을 볼 수 있다. 스마트 체온계, 스마트 체중계, 스마트 청소기, 스마트 시계, 스마트 신발, 스마트 헬멧, 스마트 분무기, 스마트 점퍼… 끝이 없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고 신기술에 대해 열광하는 얼리어답터들에겐 요즘 보다 더 흥분되는 시대는 없을 것이다.

나도 나름 얼리어답터이긴 하지만 최근 멋진 제품들 사이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스마트 기기들이 위의 사이트에 종종 소개됨을 발견하였다. 가장 최근 접한 것은 ‘스마트 치실통’. 이 제품은 ‘치실질 하는 것을 기억하는 것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란다. 😕

정말 치실하는 것을 기억하는게 그렇게 어려운가? 아니, 더 근본적으로… 치실을 꼭 하는 것이 그렇게 중대한 문제인가? 치주염 및 구강 청결에 아주 예민한 사람들에겐 의미있는 문제라고 치자… 그런데 이 제품은 사용자들이 진정 원하는 제품인가?

마케팅 용어 중 ‘더 좋은 쥐덫의 오류 (better mousetrap fallacy)’라는 개념이 있다.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제품을 over-engineering하는 것을 지칭한다. 아무리 쥐덫을 화려하게 만들고 각종 기능을 추가해도 결국 쥐덫은 쥐를 잡는데 쓰기 때문에 추가 기능들이 별로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나는 위의 Flosstime 제품 처럼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스마트 제품들을 보면서 이들이 더 좋은 쥐덫을 만들었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엔지니어의 입장에서는 제품을 ‘어떻게 만들었는가’가 중요하다. 최신 기술을 아름답게 조화시켜서 멋진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보는 CTO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그려져 있을 것이다. ‘아 우리가 이런 여러가지 기술로 멋진 제품을 만들어 내다니… 역시 우리 개발 팀 최고!’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unmet needs)를 해결해 주는 것에 관심이 있지, 그것이 어떤 복잡한 기술로 구현되었는지 상관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레스토랑 추천 서비스와 구글/네이버에서 ‘종로 맛집’을 검색해서 나오는 검색결과 중 소비자는 그들에게 편리하고 알맞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를 선택할 것이다. 인공지능을 사용했는지 collaborative filtering 기술을 썼는지 소비자는 궁금해 하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

새로운 기술로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좋지만 궁극적으로 성공에 가까이 가려면 기술이 위대한 제품이 아닌,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쥐를 잡고 싶어하지, 쥐덫을 더 멋지게 사용하고 싶지 않는다.

로타날씨
도르시아의 신상훈 대표의 로타날씨에 대한 평. “…최첨단 기술… 다 필요없다….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자.”

이미지: https://goo.gl/JiMlX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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