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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징: 미래의 플랫폼

미국 최고의 VC 중 하나인 a16z에 파트너로 있는 Benedict Evans는 메시징 앱을 인터넷의 차세대 런타임 후보로 꼽았다 (1세대 = 웹, 2세대 = 앱). 메시징 앱들은 스마트폰에서 가장 자주 사용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앱들이 가진 기능들을 (예약, 주문, 질의 등) 메시징 UI 내에서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일 것이다. 이미 왓츠앱 메신저는 10억명, 페이스북 메신저는 9억명의 월 사용자가 있을 정도로, 실제로 메신저의 플랫폼으로서의 기반이 점점 잡혀가고 있다. 메시징의 시대가 현실로 도래하면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kpcb messenger slide
Mary Meeker의 Internet Trend Report: “메시징 앱들이 제2의 홈스크린이 되어가고 있다.”

앱스토어의 몰락 (maybe)

KPCB의 Mary Meeker는 메신저가 ‘제 2의 홈스크린’이 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스마트폰의 홈스크린은 사용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들을 모아두고 실행시킬 수 있는 ‘바탕 화면’이다. 메신저가 이런 홈스크린의 기능을 대신하면서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앱들이 ‘챗봇’의 형태로 스마트폰 OS가 아닌 메신저 앱 안에서 돌아가게 되고 (즉 메신저 = 런타임), 이에 이러한 앱들의 유통이 앱스토어가 아닌 메신저 자체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앱스토어는 단지 사용자가 선호하는 메신저들을 설치 해주는 포털로 전락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앱스토어의 몰락으로 다음과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변화가 예상된다:

플랫폼 사업자 (iOS, Android)

  • 앱 매출의 ‘꽁돈’ 최대 30% 수수료를 챙기기가 어려워짐.
  • 메시징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앱들의 품질 및 유통관리가 불가능해짐.

앱 개발자

  • 까다로운 앱스토어 리뷰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아도 되어, 좀 더 개성있는 앱 개발이 가능해짐. 대신 메시징 앱 자체의 새로운 제약 및 심의가 있을 수 있음. (Chatfuel 이용하여 만든 챗봇들은 심의 없이 바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붙일 수 있다. 예: 챗봇 ‘정봉‘)
  • iOS vs. Android가 아닌 십수개에 달하는 메신저 플랫폼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함 (페이스북? 와츠앱? 카톡? 라인? 텔레그램? 스냅챗? 알로? …). 메시징 앱들은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winner takes all (most)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플랫폼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임.

메시징 플랫폼 (페이스북, 카톡, 스냅챗 등)

  • 본인들의 플랫폼에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앱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으로 끌어오려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일 것임.
  • 앱들의 효과적인 발견, 유통 및 품질 관리를 위한 ‘앱스토어 같은’ 생태계가 구축될 것임. 이와 관련하여 페이스북 ‘앱 설치 광고 (app-install ads)’ 같은 기능을 내재화 하여 메신저 앱들의 B2B 수익모델이 강화될 것임.

새로운 고객과의 소통 채널

최근 채팅과 전자상거래를 결합한 ‘conversational commerce’가 뜨고 있다. 메신저를 통해서 물건을 검색 및 문의를 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적용은 매우 혁신적임은 인정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큰 혁신은 이런 상거래 업체들이 고객들에게 1:1로 다가갈 수 있는 소통 채널에 있다고 본다.

메신저의 특징은 ‘쌍방소통’에 있다. 즉, 브랜드들이 소비자에게 직접 말을 걸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품을 주문해서 받아봤을 때 ‘고객님 주문하신 상품 마음에 드시나요?’, 혹은 할인 정보가 있을 때 메신저로 ‘고객님 저번에 찾으셨던 제품이 30% 세일을 하네요’ 라고 시의적절하게 소비자에게 직접 말을 걸을 수 있는 것이다. 이메일과 push notification이 오남용되어 효과가 시들해진 시점에 고객들과 유의미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는 각 브랜드에겐 때 아닌 ‘횡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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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KLM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KLM이 메신저를 통해 직접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폭발적인 성장

메시징 앱 위에서 돌아가는 앱들의 기본 형태는 ‘챗봇’이다. 그럴듯한 챗봇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공지능 엔진이 필수다. 여러 개발자들이 앞다투어 챗봇을 개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의 폭발적인 성장과 대중적 적용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최근 앤디 루빈이 (안드로이드 창업자) 일상생활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인공지능 기기는 자율 주행차라고 예상하였다고 하는데, 그 전에 메신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만나보지 않을까 생각된다.

allo messenger
Google I/O에서 발표한 Allo 메신저. 인공지능을 이용, 친구가 보낸 사진까지 분석하여 예상되는 답변을 추천해준다. (아이의 사진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귀여워!’라는 답변을 추천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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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경계에 사는 것은 정말 짜릿한 일이다. 옛것과 최신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관찰하며, 어제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 내일 가장 핫한 트렌드가 됨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최근 20년 동안 웹과 모바일 앱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인터넷 산업의 저력을 경험하였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 마다 ‘아 이런걸 어떻게 생각해내고 만들었을까?’ 라고 생각할 때가 하루이틀이 아닌데, 눈 앞으로 다가온 메시징의 시대엔 또 어떠한 짜릿한 경험이 우리에게 찾아올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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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http://goo.gl/ZhdR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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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in Industry Tr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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