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Play: 신의 직장에서 꿈의 직장으로…

경고: 이 포스팅은 개인 주저리입니다.

며칠 전 내 커리어에 가장 큰 임팩트를 준 링크드인에서 ‘next play’를 하였다 (= 회사 나왔다). 2016년 새해 목표로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겠다고 한 다짐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링크드인 유료 사업부 마케팅 임원으로써 많은 신사업을 일궈 나가고, 한 때 제프랑 한 단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CMO 직속) 매주 사장단들과 링크드인의 민감하고 중요한 사항들에 대해 의논을 하고 결정을 하던 이 포지션은 내 기준으론 ‘신의 직장’ 이었다. (하계, 동계 회사 셧다운, 무제한 휴가, 베르사체 호텔 출신 주방장 음식, 출산 아버지 유급 휴가 6주 등은 거들 뿐).

링크드인 다음에 무엇을 할지 고민도 정말 많이 했다.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내 스타트업 이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 결정을 내린 후 현재 내가 가진 능력을 활용할 수 있고, 관심 분야 (인공지능, 모바일 제품 개발 등)에 지식을 더 많이 습득하며, 몇 년 후 나의 궁극적인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진로를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사색도 많이 하였다.

스타트업 코파운더, 중견 기업 임원, VC 파트너 (투자자)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중 우연찮게 구글에서 제품 담당자 인터뷰를 볼 생각이 있냐고 연락이 왔고, 과분하게 구글 PM이라는 옵션도 생기게 되었다. 위의 길(스타트업, 기업 임원, 구글 PM, VC 파트너)을 다 걸어본 멘토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오랜 심사숙고 끝에 궁극적으로 구글 제품 담당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링크드인에서 큰소리 치면서(?) 편하게 있다가 길 하나 건너 구글에 오니 6만 명이 넘는 거대한 조직, 그리고 사장님과 아~주 거리가 먼 직책에 적응하는게 아직은 어색하다. 하지만 입이 떡 벌어지는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들을 이용하여 십수억 단위의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제품을 만든다는 사실에 ‘꿈의 직장의 mini-CEO’라는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언젠가 변할지 모르지만 (which is totally ok) 아직까지 나의 장기적인 꿈은 교육 스타트업을 시작하여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구글에서의 경험이 나의 이런 꿈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미래의 블로그 제목을 다음과 같이 쓸 수 있길 바란다: “Next play: 꿈의 직장에서 인생의 업으로…”

그럼, 그때까지 겁~~~나게 열심히!

X나 열심히! (정세주 눔 대표님 사진첩에서 무단 도용...죄송...)
X나 열심히! (정세주 눔 대표님 사진첩에서 무단 도용…죄송요…🙃)

 

AndrewAhnCo_sub_button

구글의 회의 법칙

회사 업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 중 하나는 단연 회의이다. ‘실리콘밸리 임원들이 회의하는 법‘ 포스팅에서 링크드인에서 회의하는 모습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 에릭 슈미트의 책 ‘How Google Works’를 읽으면서 구글이 회의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에릭 슈미트는 일반적인 회의가 시간 낭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제대로 된 회의’는 의견과 자료를 공유하며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라고 설명한다. 구글은 컴퓨터 공학자들의 회사이다. ‘비효율’을 증오하는 컴퓨터 공학자들이 그들의 시간을 최대로 잘 활용하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도출해 내기 위해 구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8가지 회의 법칙이 있다고 책은 전한다:

1. 회의는 한명의 최종 의사결정자 /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

회의 안건에 ‘목’이 달려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한다.  간혹 동급의 두 측에서 회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서로 양보하고 합의를 보는 과정에서 최선의 선택을 놓칠 수가 있기 때문에 양측 모두에게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을 회의에 참석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2. 의사결정자는 실무를 집행해야 한다.

담당자가 회의 일정을 잡고, 회의의 목적을 전하며, 안건을 미리 참석자들에게 통보한다. 또, 회의가 끝나면  48시간 이내로 회의록 배포 및 추가 조치에 대해 공지를 한다. (회의록 및 추가 조치는 링크드인 회의 문화와 매우 흡사하다.)

3. 의사결정이 목적이 아닌 회의라도 반드시 책임자를 지정해야한다.

정보를 전달하거나 아이디어 구상을 위한 회의에도 반드시 명확한 목적 및 회의 안건들을 정하고 꼭 필요한 사람들만 초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4. 회의는 ‘정부 기관’이 아니다 – 만날 필요가 없다면 회의를 쉽게 없앨 수 있어야 한다.

‘이 회의는 정말 유용한가?’, ‘너무 자주 모이는것 아닌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아닌 경우에는 과감히 회의를 취소시키거나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5. 회의는 ‘감당할 만한’ 인원수로 진행한다.

회의 인원은 여덟 명으로 제한한다. 회의 참석자들은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회의의 결과를 알아야 되는 사람들은 참관자로 회의에 추가시키지 말고 사후 그들에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라. (이 법칙은 업무를 진행할 때 피자 두 판 정도 먹을 수 있는 팀원 수로 제한하는 아마존의 ‘2-pizza rule’과 비슷한 것 같다.)

6.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벼슬’로 여기지 마라.

간부 회의 등 ‘중요하게 보이는’ 회의가 있더라도 회의 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없으면 회의를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다. 회의에 참석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오느니만 못하다.

7. 시간 관리에 신경써라.

정시에 시작해서 정시에 끝내라. 회의 정리를 위해 충분한 여분의 시간을 남겨두고, 혹시 회의의 목적을 일찍 달성했으면 회의를 빨리 종료하라. 회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 지역 별 시차, 점심 시간, 퇴근 시간 등을 존중하여 회의 일정을 잡도록 한다.

8. 회의에 참석하면, 회의에 참석하라.

회의에 들어가서 전화기로 이메일과 페이스북을 열람하는 등의 멀티태스킹을 자제하라. 만약 그럴 시간이 있다면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만약 다른 업무를 동시간에 해야 한다면, 선택과 집중을 하도록 한다.  (저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회의 초대장에 ‘랩탑 반입 금지’ 등의 문구를 크게 써 넣는다. 열띤 토론을 하는데 옆에서 상관 없는 타자 소리 들리는 것 처럼 짜증나고 무례한 행동도 없다.)

.

처음에 언급했듯이, 회의처럼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업무는 드물다. 그런 만큼 회의에 회사의 문화가 가장 많이 반영되는 것 같다. 저번에 링크드인, 그리고 이번에 구글의 회의 법칙을 정리하면서 ‘기름기'(의전, P/T 잡무, 연공서열 등)를 쫙 빼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에만 집중하는 이러한 회의 문화가 실리콘밸리 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cover

.

참고 1] 실리콘밸리 임원들이 회의 하는 법

참고 2] How Google Works

이미지] http://goo.gl/GZVsa8

.

AndrewAhnCo_sub_button

미래를 운전하다: 무인 자동차

teslaauto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요새 승승장구 하고 있다. Model X를 출시하자마자 오토파일럿 (Autopilot)이라는 무인 주행 기능을 OTA (over-the-air)로 기존에 있는 테슬라에 장착시킨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를 오토파일럿 모드로 주행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면서… ‘아 정말 미래가 현실로 다가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무인 자동차 관련 뉴스를 점점 더 많이 접하면서 무인 자동차 기술 및 전략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는데,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무인 자동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지인들과 만나 이 주제로 꽤 깊은 대화를 최근 나눌 수 있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단순한 흥미로움에 대화를 시작 하였는데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인 자동차가 가진 사회적 잠재력과 이런 기술들이 상용화 되면서 생각해야할 윤리적인 문제들까지 두루두루 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대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짧게 정리해 본다.

무인 자동차의 기술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무인 자동차 기술은 말 그대로, 운전할 때 필요한 사람의 역할을 컴퓨터가 대신하여 사람이 없어도 차가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이것을 구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자동차에 달린 다양한 센서를 이용하여 (카메라, GPS, 레이저, 레이더 등) 주변의 정보를 받아드리고, 이를 컴퓨터가 도로, 인간, 사물, 자동차, 차선 등으로 식별하여 자동차의 구동을 제어하는 것이다. 센서 및 신호 처리 기술이 많이 발달하여 다양한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또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 되는 것이다. (286 컴퓨터와 광센서만 있었다면 절대로 못했겠지?)

테슬라의 무인 자동차 기능 (출처: Tesla)
다양한 센서를 통해 도로의 상태를 파악하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 (출처: Tesla)

누가 무인 자동차를 만드나?

테슬라, 벤츠, 아우디, 닛산 등 왠만한 양산차 업체들이 무인 자동차 개발을 하고 있고, IT 업체인 구글, 애플 (추정)도 무인 자동차 개발에 열의를 띄고 있다.

왜 다들, 심지어 IT 회사들 까지, 무인 자동차를 만드려고 하나?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사람들의 삶이 급격하게 달라진 것 처럼, 무인 자동차 역시 소비자들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용’이라는 개념이 생겨난지 100여년이 되었지만 운전이라는 행동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운전자는 전방 및 좌우를 주시하고 손발로 자동차를 조작해야만 안전하게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무인 자동차로 인해 운전자는 ‘운전’이라는 행동에서 자유로워지고 (탑승자로 변환), 이로 인해 자동차 안에서의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예를 들어 출퇴근으로 하루에 한시간을 소비하는 사람은 무인 자동차로 인해 한달에 20시간이라는 자유시간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그 20시간은 자동차라는 물리적인 공간내에서만 보낼 수 있다. 이 20시간 동안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다면? 독서나 영화 관람 등의 여가생활을 할 수 있다면? 집과 회사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을 지배함으로써 생기는 경제적 잠재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런 기회를 잡기 위하여 너도나도 무인 자동차에 뛰어드는 것이고, 우리 삶에 이미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이 여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현재 무인 자동차를 제일 잘 하는 회사는?

무인 자동차가 분명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서 제일 뛰어난 회사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구글이다. 이 분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도 있지만 무인자동차의 핵심 역량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무인자동차 기술의 핵심은 입력받은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것인데, 이런 능력은 IT 회사들이 수십 년 간 ‘밥 먹듯이’ 해왔던 일인 것이다. 더욱이 구글과 같이 빅데이터를 엄청난 속도로 속도로 처리하는 회사들은 복잡한 센서 데이터를 그 누구보다 더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에서 발표한 전기 무인 자동차. 네티즌들의 기발한 패러디.
구글에서 발표한 전기 무인 자동차. 네티즌들의 기발한 패러디.

무인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의 시너지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무인 자동차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하지만 무인 자동차라는 ‘시스템’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만이 아닌 하드웨어와의 유기적인 융합이 필요하다. 자동차 하드웨어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엔진, 트랜스미션 등 주 동력 시스템) 기술은 매우 복잡하여 아무리 소프트웨어를 잘한다고 한들 이쪽 기술에 역량이 부족하면 좋은 무인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 가속, 감속, 힘 배분 등 자동차의 승차감을 결정짓는 많은 요인들이 이런 하드웨어 기술에서 나오며, 또 정교한 파워트레인을 완벽하게 제어하기 위해서 무인 주행 기술 외적인 소프트웨어를 복잡하게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하드웨어 기술력이 신규 업체들에게 커다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였는데, 만약 여기서 이 진입 장벽을 허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에 대한 해답이 바로 전기 자동차이다. 전기차는 배터리에서 바로 바퀴 축으로 동력을 보낼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어렸을 때 한번 쯤은 해본 RC 자동차 조립 과정을 생각해보라). 이렇게 되면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핵심 역량이 더 이상 경쟁력으로 작용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전기 자동차의 패러다임에서는 배터리의 성능(한번 충전에 얼마나 갈 수 있나, 또 얼마나 빨리 충전할 수 있나)과 소프트웨어의 우월성으로 승부를 볼 수 있기에, 테슬라와 같은 신규 업체나, 구글, 애플과 같은 IT 회사들이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무인 자동차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현재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일은 센서에서 받는 정보를 사람의 직관력과 같은 수준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사람 얼굴이 그려진 커다란 포스터가 도로에 깔려있다면 무인 자동차는 이 정보를 어떻게 처리할까? 사람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그냥 포스터 위를 지나갈 것이지만 컴퓨터는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쉽게 처리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센서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 (예: 머신러닝,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런 문제들은 조만간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인 자동차는 다양한 생사가 걸린 시나리오에서 어떻게 해야할까?
무인 자동차는 생사가 걸린 복잡한 시나리오에서 어떻게 해야할까? (기사 원문)

내 생각엔 무인 자동차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오히려 무인 자동차와 관련된 윤리적인 문제인 것 같다. 예를 들어 무인 자동차가 갑자기 도로에 나타난 사람을 피하기 위해 난간을 들이받도록 프로그램을 해야할까? 만약 그 차에 가족이 타고 있다면? 한 사람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갑자기 도로에 나타났다면? 여러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운전자의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 ‘더 큰 공공의 이익’일까? 만약 그 한 사람이 내 딸이라면? 실제로 한 경제학자가 Mechanical Turk (크라우드소싱의 일종)을 이용하여 사람들이 생사의 기로에 걸린 시나리오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하였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차를 난간에 치이는 경우를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운전자가 아닌 것을 전제로 했을 때만 그런 상황을 골랐다고 한다. 다양한 윤리적인 기준을 비교 분석하는 하버드 대학 마이클 샌달 교수의 강의 ‘Justice (정의)’가 떠오른다. 단, 강의에서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철학적인 측면에서 접근 하였다면 위의 예는 정말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실제적인 상황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이런 윤리적인 사안들이 충분한 의논을 거쳐 사회적인 규범으로 형성되는데 까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

2004년 영화 I, Robot에서 나온 윌 스미스의 무인 자동차를 봤을 때 ‘저런거 뭐 30년 후에나 나오려나?’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십여 년이 지난 2015년 지금 실리콘밸리에서는 무인 자동차가 점점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로이 아마라 미래학자의 말이 현재 무인 자동차 트렌드에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We tend to overestimate the effect of a technology in the short run, and underestimate the effect in the long run’. 우리도 모르는 순간 우리는 이미 미래에 살고 있는 것이다.

기분 좋은 제품의 법칙

11961997885_0767db6a4f_k모든 회사는 최고의 제품 (great product)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느 경우에는 비록 마음 뿐일지라도). 최고의 제품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그 중 공통되게 말할 수 있는 것을 꼽자면 ‘세계 최상급의 방식으로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의 문제점을 잘 해결해준다고 그 제품이 ‘기분 좋은’ (delightful) 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사용하기 쉽고, 설령 없어서는 절대 안되는 제품 일지라도 ‘기분 좋음’이 부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가에 자연스러운 미소를 띄우는 ‘기분 좋음 (delight)’은 종종 작은 것에서 비롯된다. 릿츠칼튼 호텔에 체크인을 할 때 지난 투숙 정보를 보고 내가 선호하는 베개로 이미 세팅을 해주는 것 같은 것이 이 ‘기분 좋음’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구글의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이러한 기분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 제품의 단순함과 유용함이 구글 제품들을 사용하게 된 계기였다면, 기분 좋은 경험들로 인해 제품에 대한 몰입도와 ‘감성적 충성도가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구글의 기분 좋은 경험은 다음과 같다:

  • 구글 검색: 멤버십 번호를 검색창에 바로 보여줌

Screen Shot 2015-09-17 at 2.41.06 PM

비행기 예약을 하면서 멤버십 번호를 찾으려 책상 서랍을 다 뒤지거나 예전 이메일을 한참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안을 빌미로 이메일에 멤버십 번호 마지막 네자리만 보여줄 때는 정말 최악이다. 하지만 이 구글의 기능으로 비행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서 이미 스크린 앞에 필요한 정보를 놓고 시작할 수 있다.

  • 쥐메일: 첨부파일을 까먹었을 때 알려줌

gmail_attachmentalert

‘첨부 파일 보내드립니다’라고 이메일을 쓰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첨부하지 않은 적이 얼마나 되는가? (나는 수도 없이 많다 ㅠㅠ). 그러면 다시 ‘전체 회신’을 해서 파일을 보내게 되고, 이러는 과정에서 좀 칠칠치 못해 보이게 되는데 이런 부끄러움을 이 기능 하나로 원천봉쇄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개인 비서가 옆에서 잘 챙겨주는 기분이다.

  • 구글 지도: 예약이 되어 있는 곳들을 보여줌

Screen Shot 2015-09-17 at 9.36.05 PM

지도로 개인 일정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도상에 내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는 것은 의외로 유용하다. 예를 들어, 하루에 다양한 곳에서 여러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 효과적인 이동 경로를 짤 수 있다. 만약 이런 정보가 지도에 없다면 달력이나 이메일에 있는 정보를 일일히 지도에 찍어 봐야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

이런 최근 경험들을 일반화 시키면 다음과 같은 ‘기분 좋은 제품의 법칙‘ 을 세울 수 있다.

  •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사용하면서 발견한다. (예: ‘어? 지도에 있는 이 날짜들은 뭐지?’)
  • 당장의 핵심 사용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더라도, 그 문제 해결 이후의 경험을 더 좋게 만든다. (예: ‘좋아! 내게 꼭 맞는 비행기표를 찾았다! 앗 이런… 근데 멤버십 번호가 뭐였더라?’)
  • ‘좋은 느낌’의 감정을 떠나서, 실제로 유용하다. (예: 이메일에 첨부파일을 같이 보냄으로서 업무상 실수를 줄임)

위의 법칙들을 이용하여 ‘기분 좋은’ 경험들을 제품에 적절히 배합하면 사용자들은 제품과 더 깊게 교감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최고의 제품을 더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

참고] 이 포스트는 제 원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구글이 성공하는 비법: OKR!

GoogleHQ
실리콘밸리하면 딱하고 떠오르는 대표적인 회사 구글. 구글이 언론에 자주 회자되고 실리콘밸리의 ‘아이콘’으로 상징되는 이유는 구글의 파격적이고 자유로운 회사 문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헐렁한 구글 티셔츠, 반바지, 그리고 쓰레빠(?) 차림에 자신이 키우는 개를 끌고 회사를 느즈막히 출근하여 일류 요리사가 해주는 아점을 먹은 후 놀이터 같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그림은 그 누구에게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특히 ‘휴일에 반바지 출근 허용’을 파격적인 업무환경으로 취급하는 회사에서는 꿈나라 이야기로 들리지 않을까?)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Googler'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Googler’

구글은 어떻게 이런 “기강없고 군기빠진” 직원들로 21세기 인터넷을 대표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었을까? 나는 여러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으로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전사적으로 도입’한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 프로세스는 바로 OKR 제도이다. 이는 Objective and Key Results의 줄임말로 회사, 사업부, 그리고 각 직원들의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OKR의 역사

OKR는 1970년대 인텔에서 처음 개발되어 쓰여졌고, 훗날 John Doerr에 의해 실리콘밸리에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Doerr는 인텔의 가장 성공적인 영업사원이었고, 1980년 KPCB 벤쳐캐피탈회사에서 투자 업무를 하면서 그가 투자하는 회사에 OKR을 전파하였다고 한다. 맥락상 당연한 이야기지만, KPCB에서 Doerr는 구글에 투자를 주도하면서 OKR을 들여왔고, 구글의 성공적인 도입 이후 실리콘밸리 회사에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LinkedIn, Zynga, GoPro, Box, etc.)

OKR의 구조

OKR은 두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Objective (목표), 그리고 Key Results (핵심 성과)

Objective: 말 그대로,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이다.

Key Results: 목표 달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잣대로, 계량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들로 표현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OKR example
OKR 예제

OKR in action

OKR의 단순하고 명료한 구조 덕분에 실제 업무에 사용하기 매우 용이하고, 평가도 빠르고 객관적으로 할 수 있다. 실례로 다음은 내가 최근 회사에서 작성한 OKR이다.

실제 링크드인에서 사용하는 OKR (주요 사업 내용은 삭제하였음)
실제 링크드인에서 사용하는 OKR (주요 사업 내용은 삭제하였음)

이런 식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를 구성하면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 집중 (Focus)

회사 업무라는 것이 깔끔하게 정의된 프로젝트만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시장의 변화와 고객들의 반응에 따라서 시시때때로 새로운 업무들이 생겨나고 이에 수반하는 잡무에 뭍혀서 사는게 직장인들의 일상이다. OKR은 이러한 혼돈속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핵심 업무가 무엇인지 재고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의 한화 이글스의 예를 들자면 ‘2군 선수 발굴과 올스타급 선수 영입이라는 두 업무 중 어디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까?’ 라는 질문을 OKR을 통해 풀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하지 않을 것 (not to do)’를 정의할 수 있다는 것에 OKR의 큰 매력이 있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모든 일을 다 해낼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아쉽더라도 ‘하지 말아야할 일’을 정의하고 ‘해야할 일’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는 스티브 잡스가 1997년 애플에 복직하면서 했던 말과 일맥상통한다.

“Deciding what not to do is as important as deciding what to do”
무엇을 안 할지 정하는 것이 무엇을 할지 정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

  • 전사적인 목표 조율 및 정렬 (Alignment)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cross-functional한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링크드인에서 Sales Solutions 사업부를 대표하는 마케팅 임원이지만 마케팅 직속 부하를 제외하고 Sales Solutions에 속한 다른 직업군(개발, 영업, 재무, 고객관리, 분석 등)의 직원들은 나에게 보고 하지 않는다. 나 역시 영업부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는다. ‘Virtual team’의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직군들을 묶어 팀을 운영하는데, 이러한 구조에서 각각 자신들의 목표들만 추구한다면 사업부 전체적으로는 아무런 일도 진행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OKR 절차를 통해 팀의 중요한 목표를 논의하고, 각각의 팀들이 다른 팀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의존도를 파악하여 전사적으로 목표를 조율하고 정의한다면 ‘everyone works on the right things’가 가능하게 된다.

  • 책임 (Accountability)

OKR을 도입하면 구체적이고 계량화된 결과로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다시 한화 이글스의 예로 돌아가서, 만약 팬 10만명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면 자신의 OKR에 명시되어 있으므로 그 공(功)을 남이 임의적으로 빼앗아 갈 수 없게 된다. 반대로 목표를 달성을 하지 못한 경우엔 책임을 얼버무리지 않고, 달성하지 못한 이유를 면밀히 분석하여 다음에 성공하기 위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종합해 보면 이렇다.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직원들이 전사적으로 중요하다고 합의된 목표들을 책임감있게 집중해서 진행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을 최대화 시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는데 OKR 제도가 효율적인 도구가 되는 것이며, 이 이유 때문에 구글 및 많은 회사들이 OKR을 도입한 것이다. 이런 최고의 인재의 능력을 최고로 끌어낼 수 있는 프로세스들이 바로 실리콘밸리의 핵심 성공 비법 (secret sauce) 이다.

——————-
참고문헌
1] https://en.wikipedia.org/wiki/OKR
2] https://en.wikipedia.org/wiki/John_Doerr
3]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72289221
4] http://www.quora.com/What-companies-have-adopted-the-OKRs-Objectives-and-Key-Results-process-like-Google-and-Intel-company-and-what-were-the-impacts
5] Google image (creative commons, Shawn Collins): https://goo.gl/d2vlcV
6] Googler image (creative commons, Adrian Libotean): https://goo.gl/2BKzMG

PS: 한화 이글스는 순전히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것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