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제품의 법칙

11961997885_0767db6a4f_k모든 회사는 최고의 제품 (great product)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느 경우에는 비록 마음 뿐일지라도). 최고의 제품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그 중 공통되게 말할 수 있는 것을 꼽자면 ‘세계 최상급의 방식으로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의 문제점을 잘 해결해준다고 그 제품이 ‘기분 좋은’ (delightful) 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사용하기 쉽고, 설령 없어서는 절대 안되는 제품 일지라도 ‘기분 좋음’이 부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가에 자연스러운 미소를 띄우는 ‘기분 좋음 (delight)’은 종종 작은 것에서 비롯된다. 릿츠칼튼 호텔에 체크인을 할 때 지난 투숙 정보를 보고 내가 선호하는 베개로 이미 세팅을 해주는 것 같은 것이 이 ‘기분 좋음’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구글의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이러한 기분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 제품의 단순함과 유용함이 구글 제품들을 사용하게 된 계기였다면, 기분 좋은 경험들로 인해 제품에 대한 몰입도와 ‘감성적 충성도가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구글의 기분 좋은 경험은 다음과 같다:

  • 구글 검색: 멤버십 번호를 검색창에 바로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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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예약을 하면서 멤버십 번호를 찾으려 책상 서랍을 다 뒤지거나 예전 이메일을 한참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안을 빌미로 이메일에 멤버십 번호 마지막 네자리만 보여줄 때는 정말 최악이다. 하지만 이 구글의 기능으로 비행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서 이미 스크린 앞에 필요한 정보를 놓고 시작할 수 있다.

  • 쥐메일: 첨부파일을 까먹었을 때 알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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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파일 보내드립니다’라고 이메일을 쓰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첨부하지 않은 적이 얼마나 되는가? (나는 수도 없이 많다 ㅠㅠ). 그러면 다시 ‘전체 회신’을 해서 파일을 보내게 되고, 이러는 과정에서 좀 칠칠치 못해 보이게 되는데 이런 부끄러움을 이 기능 하나로 원천봉쇄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개인 비서가 옆에서 잘 챙겨주는 기분이다.

  • 구글 지도: 예약이 되어 있는 곳들을 보여줌

Screen Shot 2015-09-17 at 9.36.05 PM

지도로 개인 일정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도상에 내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는 것은 의외로 유용하다. 예를 들어, 하루에 다양한 곳에서 여러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 효과적인 이동 경로를 짤 수 있다. 만약 이런 정보가 지도에 없다면 달력이나 이메일에 있는 정보를 일일히 지도에 찍어 봐야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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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최근 경험들을 일반화 시키면 다음과 같은 ‘기분 좋은 제품의 법칙‘ 을 세울 수 있다.

  •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사용하면서 발견한다. (예: ‘어? 지도에 있는 이 날짜들은 뭐지?’)
  • 당장의 핵심 사용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더라도, 그 문제 해결 이후의 경험을 더 좋게 만든다. (예: ‘좋아! 내게 꼭 맞는 비행기표를 찾았다! 앗 이런… 근데 멤버십 번호가 뭐였더라?’)
  • ‘좋은 느낌’의 감정을 떠나서, 실제로 유용하다. (예: 이메일에 첨부파일을 같이 보냄으로서 업무상 실수를 줄임)

위의 법칙들을 이용하여 ‘기분 좋은’ 경험들을 제품에 적절히 배합하면 사용자들은 제품과 더 깊게 교감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최고의 제품을 더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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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 포스트는 제 원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애플 신제품 발표: 잡스가 무덤에서 땅을 치고 분노를?!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가 있었다.

  • 애플 워치 (에르메스) 및 watchOS2
  • 아이패드 프로 / 애플 연필 / 스마트 키보드, 아이패드 미니 4
  • 아이폰 6s / 6s+
  • 애플 티비

혹자들은 기대 이하의 실망스러운 제품 발표회였다면서 회의감을 표현하였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술적으로 또 한번 도약한 애플의 저력을 볼 수 있었던 발표회였다. 중간 중간에 ‘아 저건 진짜 잘 만들었다!’ 라고 혼자 탄성을 내며 발표회를 보다가, 문득 ‘어… 좀 이상한데? 진짜? 이거 스티브 잡스가 무덤에서 땅을 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2007년 겨울 아이폰으로 애플 제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아이폰의 직관적이고 단순한 사용자 경험이 아이폰의 커다란 스크린 보다 더 큰 매력이었는데, 스티브 잡스는 이러한 애플의 디자인 철학을 통해 ‘왜 제품을 이렇게 만드는지’, 그리고 ‘왜 제품을 저렇게 안 만드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곤 했다. 그런데 이러한 단순함과 직관적인 부분이 다소 사라진 듯한,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열정적으로 주장했던 제품에 대한 신념들을 정면 반박하는 제품들이 이번 애플 발표회에서 느낄 수 있었다

1. 대형 아이폰

source: http://images.gizmag.com/gallery_lrg/iphone-1-vs-iphone-6-vs-iphone-6-plus-8.jpg

이미 이미 언론에서 많이 다루어진 소재이지만,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이폰 6의 화면 크기는 4.7인치 (대각선 기준), 6+는 심지어 5.5인치이다. 이는 첫 아이폰의 3.5인치 화면 대비 ~2.3배가 넓어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2010년 기자들과의 대담에서 4인치 이상의 스마트폰들은 손으로 제대로 잡을 수도 없고 (‘you can’t get your hand around it’), 아무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no one’s going to buy that’) 폄하를 했었는데, ‘완벽한 크기’라고 했던 3.5인치 제품은 불과 몇 년 만에 사라지고 현재 애플은 대형 전화기의 선봉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잡스가 말한 큰 전화기의 문제점 중 하나는 손가락이 화면 윗부분에 편하게 닿지 않는다는 것인데, 애플은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더블탭’ 동작을 통해 화면을 아래로 ‘내려주는’ 경험을 개발하였다. ‘더블탭’을 화면에서 실행하면 줌이 되지만, 홈버튼에서 실행하면 화면이 내려간다. 이는 직관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일관성도 떨어지는 사용자 경험이다. 아이폰 6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대형 화면을 쌍수들고 환영하지만 이 특정한 사용자 경험은 ‘애플 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 아이패드 미니 4

역시 사이즈에 관련된 일화이다. 스티브 잡스는 삼성 갤럭시 탭 7인치가 출시되는 것에 대해 DOA (Dead on Arrival: 출시되자 마자 사장됨) 라고 독설을 서슴치 않았다. 그 주장의 근거로 1) 아이패드보다 현저하게 작은 화면으로는 풍부한 사용자 경험이 불가능하고 2) 사람들의 손가락을 ‘사포’로 갈아서 얇게 만들지 않는 한 아이패드 같은 정교한 터치를 구현할 수 없고 3) 가격 대비 성능 및 제공되는 앱들이 형편 없으며, 마지막으로 4) 크기가 애매해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전혀 매력이 없음을 들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8인치 모델인 ‘미니’를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터트렸고, 심지어 네번째 모델까지 나왔다. 이는 새로운 아이폰이 나올때 마다 수요가 적은 구형 모델들을 없애는 것과는 다르게, 작은 사이즈의 태블릿 수요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손가락이 몇 년 사이에 얇아지지도 않았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더욱 늘었는데 늘어가는 작은 태블릿의 수요… 스티브 잡스가 무덤에서 자신의 발언을 후회하고 있을지 살짝 궁금해진다.

3. 애플 연필 / 스마트 키보드

이번에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이패드 프로. 커다란 화면, 엄청난 하드웨어 성능, 거기에 걸맞는 전문가용 앱들. 아 그런데 갑자기 키보드와 연필 (스타일러스)가 나온다. 역시 과거에 스티브 잡스는 스타일러스에 대한 혐오를 들어낸 바 있다.

“Handwriting is probably the slowest input method ever invented”
필기가 아마 세상에서 가장 느린 입력 방식일 것이다.

“If you need a stylus you’ve already failed”
만약 스타일러스가 필요하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한 것이다.

이랬던 애플이 스타일러스, 거기에 키보드까지 부착하다니!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랑 너무 유사한거 아닌가? 터치 스크린에 정교한 햅틱 반응을 넣어서 키보드와 같은 느낌을 줄 수 없었을까? 손가락의 굴곡과 손톱 등의 다른 느낌으로 스타일러스를 대체할 수 없었단 말인가? 아… 정말 스티브 잡스가 무덤에서 땅을 치면서 화를 낼 것 같다.

아이패드에 키보드가 생길 것을 2012년에 예측한 Joel Watson의 풍자 만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만약 잡스가 살아있었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참 재미있는 질문이다. 스타일러스가 있었을까? 작은 아이패드를 만들었을까? 상상도 못할 제품들이 세상에 나왔을까? 잡스가 타계한지 4년이 되어가고, 팀쿡의 애플도 아직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계속 이런 질문들이 계속 던져지는 이유가 비져너리의 포스가 (비록 많이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실리콘밸리에서 가시지 않은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One more thing…

애플 신제품 발표 초대장
애플 신제품 발표 초대장

애플 티비: 살짝 실망스럽다. 앱 스토어와 시리는 당연히 예상한 것인데, 딱 예상한 것만 나왔다. 새로운 터치 기반의 리모콘도 소개되었지만, 티비의 핵심은 컨텐츠다. 사용자 경험은 컨텐츠를 더 쉽게 접근하거나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공중파의 클라우드화, 특히 스포츠나 시사 (current events)에 관련된 구독 (subscription) 서비스를 기대하였는데 MLB만 달랑 하나 소개되어 많이 아쉬웠다. 시리 음성 조작 역시 당분간은 대중들의 어색함 속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하고 개인적으로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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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약간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애플에 대한 포스팅이지만 개인적으로 애플은 내가 써본 제품 중 가장 높은 품질과 아름다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 나올 멋진 제품들에 대해 큰 응원과 (나의 지갑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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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http://www.apple.com/
2] http://www.gizmag.com/iphone-1-vs-iphone-6-vs-iphone-6-plus/35856/
3] 사진: Ben Stanfield (creative commons: https://www.flickr.com/photos/acaben/541420967/)
4] http://www.huffingtonpost.com/entry/comic-predicted-apple-event_55f18065e4b093be51bdb95b

영어능력 vs. 소통능력

마이리틀 텔레비턴, 백종원/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마이리틀 텔레비전, ‘소통왕’ 백종원/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가끔 유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해줄 때 흔히 듣는 말이 ‘저는 영어를 잘 못해서 컨설팅이나 미국 회사는 지원 못할 것 같아요’ 이다. 이런 경우에 상대가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못한다는 사실이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럴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도 영어 잘 못해요. 그리고 제 주변엔 영어 진짜 못하지만 회사에서 정말 잘 나가는 친구들이 꽤 있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은 의사소통을 정말 잘해요.’

나는 언어를 잘 하는 것과 의사소통을 잘 하는것은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있다면 한국사람 모두가 정치인 못지 않은 언변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기본적인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다니엘 헤니처럼 멋지게 영어를 구하사는 것이 아닌, 백종원 처럼 효과적인 의사소통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상대방에게 강렬하고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전달
  • 상대방을 사로잡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침
  • 의사결정의 속도와 질을 높임

나 역시 의사소통의 달인은 아니지만, 십여년 전 손짓 발짓 섞어가며 컨설팅 회사 인터뷰를 보았을 때를 기점으로, 보고, 듣고, 실수한 경험들을 토대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보았다.

1. 의사소통을 하는 목적을 확실히 해라

실리콘밸리 임원들이 회의하는 법‘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왜 내가 어느 사람에게 이메일을 쓰는지, 대화를 하는지, 회의를 하는지에 대해 분명히 정하도록 한다. 업무와 관련된 의사소통에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네 가지의 목적으로 나눌 수 있다: Inspire (영감을 주다), Inform (정보를 전달하다), Inquire (정보를 요구하다), Decide (결정을 내리다). 각각의 목적들에 맞게 어조나 몸짓, 그리고 태도를 결정하고 조절하면 상대방도 이에 맞추어 반응할 것이다.

의사소통의 목적

2. 나의 입장을 정립하는 습관을 가져라

미국에서는 의제를 제시하거나 논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개개인의 의견을 무척 중시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관점 (point of view)을 정립하여 표현할 필요가 있다. 토론 문화가 발달된 곳에서는 처음 토론을 시작했을 때 제시된 의견들과 토론을 마칠 때 결정된 의견이 상이하게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정답문화’에 익숙한 많은 한국인들은 다른것 = 틀린것 이라고 생각하고 대세에 따르거나 혹은 조용히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처음엔 조금 불편하더라도 (= out of the comfort zone) 의견이 다르던, 설령 틀리던, 자신의 관점을 정립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논리들을 남들에게 설명한다면 상대방과 더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3. 메시지를 최대한 단순화 시켜라

내가 싫어하는 것 (pet peeve) 중 하나가 지나친 미사여구의 사용이다. 특히 업무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어휘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이것을 ‘caveman talk’ 라고도 하는데, 원시인들도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말하자는 뜻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프로젝트 진행 상태: 좋다 vs. 나쁘다
* 목표 대비 실적: 초과 달성 vs. 달성 vs. 미달
* 신사업 잠재력: 크다 vs. 작다

4. 무조건 두괄식이다. 무조건.

귀납법적 논리와 미괄식 산문으로 훈련받은 사람으로써 연역 논증을 바탕으로한 두괄식 표현은 익숙해지기 너무 어려웠다. 거두절미하고 나의 주장을 강하게 날리는 두괄식 표현은 심지어 좀 건방져 보이기까지 했다. (‘아니, 두서 없이 뭐라는 거야?’) 하지만 두괄식 표현은 직장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는데 핵심인 것 같다. 우선, 많은 사람들은 어느 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알고 싶어하지, 내가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 큰 관심이 없다. 행여 관심이 있다고 한들 그것을 구구절절 자세히 들을 수 있는 시간은 더더욱 없다. 또한, 두괄식 표현을 통해 논지의 핵심을 초반에 확고히 함으로써 용두사미식의 시시한 결론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이렇게 생각해. 그 이유는 바로 A, B, C 때문이지’ 같이 두괄식으로 대화나 발표를 진행한다면 첫 문장부터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5. 미리 이해 당사자들의 암묵적인 동의를 받아라

컨설팅을 하면서, 그리고 고위 간부회의에 참여를 하게 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다면 이해 당사자들과의 관계(stakeholder management)가 발표 내용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발표자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마술쇼처럼 ‘짜잔~’하고 멋지게 발표하고 관객들이 ‘우와~’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실상은 보기 좋게 ‘깨져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이해 당사자들과의 관계 부재에서 일어난 일이다.

특히, 민감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의사소통을 하고자 한다면, 최종 의견을 제시하기 훨씬 전 의견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부터 이해 당사자들을 끌여들어 큰 방향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또 그들의 피드백들을 살펴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해 당사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과, 아무런 창의성 없이 그들의 원하는 대로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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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수려한 언변과 완벽한 버터발음을 가진다는 것이 아니다. 깔끔한 논리와, 이해하기 쉬운 구조, 그리고 이해 당사자들과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기는 결과물인 것이다. 영어 못한다고, 또 발음 안좋다고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의사소통을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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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의사소통을 정말 잘하는 사람들의 예:

* Simon Zhang (링크드인 데이터 분석 총괄): https://goo.gl/RdGULi
* 반기문 UN 사무총장: https://goo.gl/5v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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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 포스팅에 나온 일부분은 링크드인에서 DDU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에게 가르쳐지고 있습니다.

일 잘하는 법

http://program.interest.me/tvn/misaeng/10/Board/List?page=2
출처: http://program.interest.me/tvn/misaeng/10/Board/List?page=2

십수년 전 학교를 다닐때,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높은 점수 = 좋은 학점 =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는 공식이 존재했던 학창 시절과 다르게 직장인이 되면서 무엇무엇을 하면 일 잘하는 회사원이라는 공식을 찾기 쉽지 않았다. 회사 문화, 직장 상사 및 부하와의 관계, 그리고 다양한 업무 평가 방식 때문에 어느 일관된 공식을 찾는것은 어쩌면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기준이 되었던 많은 업무를 중요한 순서대로 멋지게 처리하는 능력은 일을 잘하는 회사원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을 중요한 항목일 것이다.

그러면 잔뜩 쌓여있는 업무에 어떻게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있을까? 상사가 시키는 것 부터? 아니면 처리하기 쉬운 일 부터? 다양한 기준과 고려해야할 요인들이 있어서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예전 컨설팅 회사에 다닐 때 배운 2×2 prioritization matrix (영어로는 2×2를 ‘투 바이 투’라고 읽음) 프레임웍이 위와 같은 상황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링크드인을 4년 가까이 다니면서 이의 위력을 여러번 실감하였기에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2×2 prioritization matrix는 간단히 말해 의사결정 과정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기준삼아 선택 가능한 일들을 평가하여 사분면에 배치하는 것이다. ‘회사 업무의 우선순위 정하기’의 주제를 이 프레임웍에 적용해 보도록 하자.

회사 업무들을 다양한 기준으로 나눌 수 있겠지만, 나는 아래 두가지 기준이 ‘업무의 중요성’을 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랑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그들의 기준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 Level of impact (업무의 영향력)

업무의 결과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업무의 중요도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요소라는 것은 모두가 동감할 것이다. 만약 업무의 결과가 회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잡무’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어느 일의 결과가 회사의 사활을 좌지우지 한다면 그 업무의 영향력이 엄청 높다고 평가를 받을 것이다.

  • Level of effort (업무에 들어가는 노력)

모든 직장인이 아는 사실이지만, 각 업무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천차만별이고, 이는 업무의 영향력과 무관하다. 예를 들어 전직원의 경비처리 영수증을 수기 확인하는 일은 영향력이 낮지만 엄청나게 높은 노력 (인력 +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쌓여있는 업무들을 위의 두 기준의 스펙트럼 상에 각각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은 사분면에 업무들을 모두 배치시킬 수 있다.

prioritization matrix

이렇게 모든 업무들이 배치되는 순간, 업무의 우선순위 선정은 놀랍게도 간단해진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the magical 2×2” 라고 부르기도 한다)

  • 홈런 사분면: 천우신조의 기회다. 낮은 노력으로 엄청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업무가 있다면 모든것을 제쳐두고 제일 먼저 공략하도록 하자. 주의할 점이 있다면, 홈런을 칠 기회가 혹시 너무 많지 않은가에 대해 의심을 해봐야한다. 아무리 배리본즈, 이승엽이라고 한들 매 경기마다 홈런을 때리는 것을 본적이 있나?
  • 쓰레기 사분면: 여기 있는 일들을 시간 낭비이다. 노력은 노력대로 하고 결실을 제대로 맺을 수 없는 일들이다. 혹시 구조적으로, 아니면 상사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이런 일들을 해야하는 입장이 계속적으로 생긴다면 더 좋은 근무환경이 있는 곳으로 이직을 고려해라. 회사는 인재를 썩히고 있고, 본인도 회사에 의미있는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 ‘낮게 달려있는 열매 (low-hanging fruit)’ 사분면: 큰 노력없이 어느정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업무들이다. 홈런은 아니더라도 많은 단타로 성과를 낼 수 있다. 최소한의 기회비용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지속적으로 뽑아야하는 그로스 해킹 관련 업무들은 이런 ‘낮게 달려있는 열매’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 큰 모험 (big bet) 사분면: 현실은 냉정하다. 홈런의 기회는 가문에 콩나듯 나타나도, ‘낮게 달려있는 열매’는 쏠쏠하지만 계단함수(step-function)식의 변화와 영향력을 가져다 줄 수 없다. 회사에 엄청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들은 이에 상응하는 노력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회사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위험을 감수하는 ‘큰 모험’ 사분면에 있는 업무들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모험과 무모의 경계를 잘 구분하는 것이다. 업무의 잠재 영향력에만 이끌려 맨땅에 헤딩하는 정신으로 계속해서 달려든다면 ‘영웅병 (trying to be a hero)’에 걸린 것이다.

각각의 업무 추진 취향 및 위기 감수 능력이 다르지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사분면들의 특징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업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홈런: 다른 업무들을 희생하더라도 ‘고’
low-hanging fruit: 70% (확실한 작은 성공이 불확실한 큰 성공보다 더 실용적임)
big bet: 30% (한두가지 큰 프로젝트를 고른다. 실패하더라도 low-hanging fruit이 전체 결과를 헷징해줌)
쓰레기: 0% (혹시 상사가 이런 일을 시킨다면 ‘감히 건방지게’ 토론을 한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2×2 prioritization matrix를 이용하면 효과적으로 업무에 우선순위를 부과하여 중요하고 실현가능한 업무 위주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일을 잘하는 방법은 이렇게 ‘work smart’ 하는 것이지 무작정 ‘work hard’만 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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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작년에 같은 주제로 ‘The magical 2x2s‘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업무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일 일에도 적용되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참고하길 바랍니다.

실리콘밸리 임원들이 회의 하는 법

딜버트

관리자가 되면서 급속도로 증가하는 업무 중 하나가 미팅 (회의) 이다. 팀 미팅, 상위 조직에게 보고하는 미팅, 그리고 다른 팀과의 미팅. 하루 종일 회의실을 오가면서 보내는 날도 허다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회의는 시간 낭비다’, ‘관리자는 일 안하고 회의에 들어가서 ‘이빨만 깐다’’ 등 회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회의라는 것이 일에 전반적인 진행을 확인하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여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회사를 운영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회의를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이 주제를 가지고 회사에서 이야기하다가 친한 동료인 Brian Rumao 비서실장(Chief of Staff)이 멋지게 쓴 글이 있어서 양해를 구하여 나의 경험과 그의 글 내용을 덧붙여 효율적인 회의를 위하여 링크드인 임원진들 및 내가 미팅을 주최할 때 사용하는 모범 실무 (best practice)들을 정리해 보았다.

Great meetings include thoughtful preparation and balanced discussion, culminating in a decision and commitment to action, followed by execution thereafter.

좋은 회의는 사려깊은 준비와 균형있는 논의가 있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 및 행동에 대한 약속을 이끌어 내고, 이후 실행으로 옮겨진다.
— Brian Rumao (Chief of Staff @ LinkedIn)

1. 회의의 목적과 성공의 요건을 반드시 명기

같은 사람들과 비슷한 주제로 자주 모이는 경우, 회의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어떤 사람은 정보 취득이 목적인 회의로 알고 있고, 다른 사람은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회의라고 생각한다면 효과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 회의가 끝나고 ‘도대체 우리 왜 모인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반면, 회의의 최종 목적을 명시적으로 제시하면 회의 참가자들에게 일관된 회의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일관된 회의 목표를 재고시키는 방법으로 ‘다음의 것들을 이 회의를 통해 이룰 수 있다면 성공입니다 (This meeting will be a success if…)’로 회의를 시작하길 권한다. 처음 몇 번은 약간 어색했는데 계속 하다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미팅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opener’가 되었다.

발표자료 첫 장에 회의의 목적과 성공 요건을 명시한다
예: 발표 자료 첫 장에 회의의 목적과 성공 요건을 명시한다

2. 발표보다 논의에 집중

회의의 목적은 발표자가 얼마나 멋지고 수려하게 발표하는가가 아닌, 회의의 목적을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제에 대한 발표보다 주제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하다. 논의 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링크드인에서는 발표 자료를 24시간 전에 회의 참석자들에게 보낸다. 미리 자료를 보내게 되면 회의 참여자 개개인이 자신의 속도와 시간에 맞추어 자료를 미리 숙지를 할 수 있다. 또, 회의에 들어가서는 5분 정도 침묵 정독 시간을 갖는다. 혹시 미리 읽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 및 회의 주제와 관련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정독 시간이 지나면 발표자가 2-3분 내외로 회의의 목적과 발표 내용을 요약하여 설명한 후 논의 및 질의 시간을 가진다. 이런식으로 회의를 구성하게 되면 첫 5-10분을 제외하고 회의의 대부분의 시간을 논의하는데 할애할 수 있다.

3. 노트북 그리고 휴대전화 ‘반입금지’

회의 중 노트북을 열어 이메일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로 딴짓을 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절대로 좋은 회의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회의 초대 이메일에 ‘***Please no laptops or cell phones***’ 문구를 삽입하여 보내고, 또 회의를 시작하면서 ‘Let’s close our laptops’ 라고 구두로 안내를 하여 모두 회의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이러한 간단한 회의 예절만 지켜도 엄청나게 높은 집중도를 달성할 수 있고, 또 나중에 별거 아닌 일 가지고 얼굴 붉히는 일도 줄일 수 있다. (‘야… 너 왜 내가 말하는데 무시했어?’ 등)

4. 회의록 작성 및 배포

회의 시작 전 회의록을 작성하는 사람을 위임하고 회의가 끝난 후 회의 내용을 요약해서 배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회의록을 통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회의에서 의논한 내용 및 의사결정 내용을 성문화함으로써 자의적 해석의 여지를 최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회의록 구성은 다음과 같다.

* Attendees (참여자):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 목록. 자신의 이름은 맨 마지막에 넣는다.
* Items Discussed (회의 내용): 어떠한 내용에 대해 의논을 하였는지 요약해서 쓴다.
* Action Items (조치 항목): 회의에서 합의된 해야할 일들을 담당자 이름, 그리고 마감 기한과 같이 명시한다.

회의가 끝나고 팀원들에게 보내는 회의록 예제
회의가 끝나고 팀원들에게 보내는 회의록 예제 (물론, fake data)

5. 후속조치 (follow-up)

Action item들이 실제로 실행에 옮겨져야지 회의의 궁극적인 목표가 달성된다. 아무리 심도있고 중요한 회의를 하였다 한들 그 다음 단계로 실행이 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것이다. 만약 action item이 할당 되었다면 즉각 처리하고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자. 또한 보고를 받은 사람은 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사안을 종결시킨 후 다음 사안으로 넘어가는 버릇을 들인다면 회의에서 논의된 일들을 체계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다.

회의가 끝난 후 follow-up 하기
회의가 끝난 후 follow-up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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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필요악’인 회의…어짜피 없앨 수 없는 판에 조금만 신경써서 회의를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회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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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https://www.linkedin.com/pulse/how-linkedin-execs-run-meetings-brian-rumao
2] http://blog.practicingitpm.com/wp-content/uploads/2013/10/Dilbert-Meetings-a-Waste-of-Tim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