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회의 법칙

회사 업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 중 하나는 단연 회의이다. ‘실리콘밸리 임원들이 회의하는 법‘ 포스팅에서 링크드인에서 회의하는 모습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 에릭 슈미트의 책 ‘How Google Works’를 읽으면서 구글이 회의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에릭 슈미트는 일반적인 회의가 시간 낭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제대로 된 회의’는 의견과 자료를 공유하며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라고 설명한다. 구글은 컴퓨터 공학자들의 회사이다. ‘비효율’을 증오하는 컴퓨터 공학자들이 그들의 시간을 최대로 잘 활용하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도출해 내기 위해 구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8가지 회의 법칙이 있다고 책은 전한다:

1. 회의는 한명의 최종 의사결정자 /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

회의 안건에 ‘목’이 달려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한다.  간혹 동급의 두 측에서 회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서로 양보하고 합의를 보는 과정에서 최선의 선택을 놓칠 수가 있기 때문에 양측 모두에게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을 회의에 참석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2. 의사결정자는 실무를 집행해야 한다.

담당자가 회의 일정을 잡고, 회의의 목적을 전하며, 안건을 미리 참석자들에게 통보한다. 또, 회의가 끝나면  48시간 이내로 회의록 배포 및 추가 조치에 대해 공지를 한다. (회의록 및 추가 조치는 링크드인 회의 문화와 매우 흡사하다.)

3. 의사결정이 목적이 아닌 회의라도 반드시 책임자를 지정해야한다.

정보를 전달하거나 아이디어 구상을 위한 회의에도 반드시 명확한 목적 및 회의 안건들을 정하고 꼭 필요한 사람들만 초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4. 회의는 ‘정부 기관’이 아니다 – 만날 필요가 없다면 회의를 쉽게 없앨 수 있어야 한다.

‘이 회의는 정말 유용한가?’, ‘너무 자주 모이는것 아닌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아닌 경우에는 과감히 회의를 취소시키거나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5. 회의는 ‘감당할 만한’ 인원수로 진행한다.

회의 인원은 여덟 명으로 제한한다. 회의 참석자들은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회의의 결과를 알아야 되는 사람들은 참관자로 회의에 추가시키지 말고 사후 그들에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라. (이 법칙은 업무를 진행할 때 피자 두 판 정도 먹을 수 있는 팀원 수로 제한하는 아마존의 ‘2-pizza rule’과 비슷한 것 같다.)

6.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벼슬’로 여기지 마라.

간부 회의 등 ‘중요하게 보이는’ 회의가 있더라도 회의 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없으면 회의를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다. 회의에 참석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오느니만 못하다.

7. 시간 관리에 신경써라.

정시에 시작해서 정시에 끝내라. 회의 정리를 위해 충분한 여분의 시간을 남겨두고, 혹시 회의의 목적을 일찍 달성했으면 회의를 빨리 종료하라. 회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 지역 별 시차, 점심 시간, 퇴근 시간 등을 존중하여 회의 일정을 잡도록 한다.

8. 회의에 참석하면, 회의에 참석하라.

회의에 들어가서 전화기로 이메일과 페이스북을 열람하는 등의 멀티태스킹을 자제하라. 만약 그럴 시간이 있다면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만약 다른 업무를 동시간에 해야 한다면, 선택과 집중을 하도록 한다.  (저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회의 초대장에 ‘랩탑 반입 금지’ 등의 문구를 크게 써 넣는다. 열띤 토론을 하는데 옆에서 상관 없는 타자 소리 들리는 것 처럼 짜증나고 무례한 행동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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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언급했듯이, 회의처럼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업무는 드물다. 그런 만큼 회의에 회사의 문화가 가장 많이 반영되는 것 같다. 저번에 링크드인, 그리고 이번에 구글의 회의 법칙을 정리하면서 ‘기름기'(의전, P/T 잡무, 연공서열 등)를 쫙 빼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에만 집중하는 이러한 회의 문화가 실리콘밸리 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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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실리콘밸리 임원들이 회의 하는 법

참고 2] How Google Works

이미지] http://goo.gl/GZVs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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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임원들이 회의 하는 법

딜버트

관리자가 되면서 급속도로 증가하는 업무 중 하나가 미팅 (회의) 이다. 팀 미팅, 상위 조직에게 보고하는 미팅, 그리고 다른 팀과의 미팅. 하루 종일 회의실을 오가면서 보내는 날도 허다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회의는 시간 낭비다’, ‘관리자는 일 안하고 회의에 들어가서 ‘이빨만 깐다’’ 등 회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회의라는 것이 일에 전반적인 진행을 확인하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여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회사를 운영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회의를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이 주제를 가지고 회사에서 이야기하다가 친한 동료인 Brian Rumao 비서실장(Chief of Staff)이 멋지게 쓴 글이 있어서 양해를 구하여 나의 경험과 그의 글 내용을 덧붙여 효율적인 회의를 위하여 링크드인 임원진들 및 내가 미팅을 주최할 때 사용하는 모범 실무 (best practice)들을 정리해 보았다.

Great meetings include thoughtful preparation and balanced discussion, culminating in a decision and commitment to action, followed by execution thereafter.

좋은 회의는 사려깊은 준비와 균형있는 논의가 있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 및 행동에 대한 약속을 이끌어 내고, 이후 실행으로 옮겨진다.
— Brian Rumao (Chief of Staff @ LinkedIn)

1. 회의의 목적과 성공의 요건을 반드시 명기

같은 사람들과 비슷한 주제로 자주 모이는 경우, 회의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어떤 사람은 정보 취득이 목적인 회의로 알고 있고, 다른 사람은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회의라고 생각한다면 효과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 회의가 끝나고 ‘도대체 우리 왜 모인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반면, 회의의 최종 목적을 명시적으로 제시하면 회의 참가자들에게 일관된 회의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일관된 회의 목표를 재고시키는 방법으로 ‘다음의 것들을 이 회의를 통해 이룰 수 있다면 성공입니다 (This meeting will be a success if…)’로 회의를 시작하길 권한다. 처음 몇 번은 약간 어색했는데 계속 하다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미팅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opener’가 되었다.

발표자료 첫 장에 회의의 목적과 성공 요건을 명시한다
예: 발표 자료 첫 장에 회의의 목적과 성공 요건을 명시한다

2. 발표보다 논의에 집중

회의의 목적은 발표자가 얼마나 멋지고 수려하게 발표하는가가 아닌, 회의의 목적을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제에 대한 발표보다 주제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하다. 논의 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링크드인에서는 발표 자료를 24시간 전에 회의 참석자들에게 보낸다. 미리 자료를 보내게 되면 회의 참여자 개개인이 자신의 속도와 시간에 맞추어 자료를 미리 숙지를 할 수 있다. 또, 회의에 들어가서는 5분 정도 침묵 정독 시간을 갖는다. 혹시 미리 읽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 및 회의 주제와 관련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정독 시간이 지나면 발표자가 2-3분 내외로 회의의 목적과 발표 내용을 요약하여 설명한 후 논의 및 질의 시간을 가진다. 이런식으로 회의를 구성하게 되면 첫 5-10분을 제외하고 회의의 대부분의 시간을 논의하는데 할애할 수 있다.

3. 노트북 그리고 휴대전화 ‘반입금지’

회의 중 노트북을 열어 이메일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로 딴짓을 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절대로 좋은 회의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회의 초대 이메일에 ‘***Please no laptops or cell phones***’ 문구를 삽입하여 보내고, 또 회의를 시작하면서 ‘Let’s close our laptops’ 라고 구두로 안내를 하여 모두 회의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이러한 간단한 회의 예절만 지켜도 엄청나게 높은 집중도를 달성할 수 있고, 또 나중에 별거 아닌 일 가지고 얼굴 붉히는 일도 줄일 수 있다. (‘야… 너 왜 내가 말하는데 무시했어?’ 등)

4. 회의록 작성 및 배포

회의 시작 전 회의록을 작성하는 사람을 위임하고 회의가 끝난 후 회의 내용을 요약해서 배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회의록을 통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회의에서 의논한 내용 및 의사결정 내용을 성문화함으로써 자의적 해석의 여지를 최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회의록 구성은 다음과 같다.

* Attendees (참여자):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 목록. 자신의 이름은 맨 마지막에 넣는다.
* Items Discussed (회의 내용): 어떠한 내용에 대해 의논을 하였는지 요약해서 쓴다.
* Action Items (조치 항목): 회의에서 합의된 해야할 일들을 담당자 이름, 그리고 마감 기한과 같이 명시한다.

회의가 끝나고 팀원들에게 보내는 회의록 예제
회의가 끝나고 팀원들에게 보내는 회의록 예제 (물론, fake data)

5. 후속조치 (follow-up)

Action item들이 실제로 실행에 옮겨져야지 회의의 궁극적인 목표가 달성된다. 아무리 심도있고 중요한 회의를 하였다 한들 그 다음 단계로 실행이 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것이다. 만약 action item이 할당 되었다면 즉각 처리하고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자. 또한 보고를 받은 사람은 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사안을 종결시킨 후 다음 사안으로 넘어가는 버릇을 들인다면 회의에서 논의된 일들을 체계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다.

회의가 끝난 후 follow-up 하기
회의가 끝난 후 follow-up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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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필요악’인 회의…어짜피 없앨 수 없는 판에 조금만 신경써서 회의를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회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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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https://www.linkedin.com/pulse/how-linkedin-execs-run-meetings-brian-rumao
2] http://blog.practicingitpm.com/wp-content/uploads/2013/10/Dilbert-Meetings-a-Waste-of-Tim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