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함을 구분하는 법: 무서운 것과 위험한 것

생각보다 강렬한 실리콘밸리 여름이 찾아왔는데 이를 핑계 삼아 비싼 크래프트 맥주를 찾아 마시고 있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팟캐스트 리스트를 훑어 보다가 뙇(!) 눈에 띄는 리스팅: ‘사무엘 아담스 맥주 창업자 짐 코크(Jim Koch)의 이야기’. (사무엘 아담스 맥주는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크래프트 (수제) 맥주이다.) 맥주를 마시며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 중 이보다 더 적절한 것이 어디 있을까…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팟캐스트를 시작하였는데 30분 후 끝날 무렵에는 그의 삶과 사업에 대한 태도에 대한 무한 리스펙트, 그리고 요새 해이해진 나의 정신 상태를 크게 반성하고 영감을 재충전하는 너무나 유익하고 진지한, ‘마음의 숙취’가 되는, 그런 팟캐스트였다.

짐 코크는 하버드 학부, JD (법학 대학원), 그리고 MBA 학위까지 취득한 초 엘리트.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 후 최고의 전략 컨설팅 회사 중 하나인 BCG에 입사하여 정말 ‘교과서 스펙’의 커리어를 쌓아 나아갔다. 그러다가 문득 ‘평생 이 일을 하고 살고 싶은가?’라는 의문이 들었고 이 의문을 좀 더 구체화 시켜서 ‘이 일을 내일엔 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도 ‘아니요’ 라는 결론을 내려서 바로 사표를 던지고 자신만의 길을 걷기로 결정 하였다고 한다. 진행자가 이런 큰 결정에 대해서 ‘너무 무모하지 않았어요? 무섭지 않았어요?’라고 질문을 했는데 이 때 짐 코크의 훌륭한 답변:

“인생에 있어서 무서운 것과 위험한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되요. 많은 사람들은 이 둘이 같은 것으로 착각하는데, 사실 이 것은 매우 다른 것이죠. 예를 들어 안전 장치를 완벽하게 구비하고 암벽 등반을 하다 발을 헛디뎌 미끌어지는 것은 상상만 해도 너무 무섭지만 위험하지 않아요. 그 안전 장치에 달린 구명 로프는 자동차도 매달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합니다. 반면 오뉴월 산봉우리에 눈이 녹을 즈음 등산을 하는 것은 전혀 무섭지 않지만 오히려 녹는 눈에 미끌어져 다치거나 산사태를 경험할 수 있어 위험해요.

같은 생각으로 BCG에 계속 남는 것은 전혀 무섭지 않지만 정말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만약 BCG에서 평생을 보낸 후 내 자신에게 ‘너는 정말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았니?’라고 물었을 때 ‘아니요’라고 대답할 확률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는 그때 당시 무섭지만 위험하지 않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해요.”

…와우…

불확실한 미래는 분명 두렵다. 어떻게 대비를 해야하는지 감도 안잡히고 성공의 여부도 알 수 없다. 반면 현재 상태를 포기할 때 발생할 기회비용은 정확하게 계산이 되고, 이것은 두려움의 근원이 된다:

  • 지금 여태까지 열심히 일해서 부장 달았는데, 이것을 날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
  • 지금 연봉이 얼마인데, 지금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까?
  • 지금 이렇게 유명한 대기업에 다녀서 체면 구길 일 없는데, 계속해서 남들에게 ‘괜찮은 회사’ 다닌다고 인정 받을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생각들이 쌓이기 시작하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확실하고 괜찮은’ 길이 있는데 굳이 모험심에 사로잡혀 돈키호테 코스프레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과연 그럴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내 삶을 잠시 되돌아 보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도 불확실한 상황을 앞두고 결정을 내려야하는 상황이 꽤나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확실하고 괜찮은 길’을 마다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내 삶을 흔들어 줬을 때 개인적인 성장이 가장 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컨설턴트 시절 높은 고과와 승진이 확실시 되는 프로젝트를 내 개인적인 열정 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과감히 뛰쳐 나와서 한참 고생하다가 결국엔 회사에서 가장 비범한 사람 중 한 명이랑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링크드인에 다닐 당시에도 프리미엄 계정의 고객 유지를 총괄하는 ‘꿀보직’을 마다하고 증명이 안된 모험 프로젝트 팀에 합류를 하였는데 매 분기마다 사장님의 ‘이 사업 접어야 되는거 아니에요? 왜 계속 진행 해야하는지 성과로 증명하세요’의 압박에 시달리며 불확실한 외줄타기 삶을 살았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천 억 달러의 매출을 만들어 내는 과정, 또 월드클래스 슈퍼스타 마케팅 팀을 직접 키우고 이끄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당시를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섭고 불안했다. 승진에서 밀리는 것, 보기 좋게 프로젝트를 실패하는 것. 내 ‘좋은’ 평판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 하지만 이런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누가 나에 대해 뭐라고 하던 주어진 기회들에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 개인적인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확신이 내게 무의식적으로 무서움과 위험함을 구분해주는 잣대가 되어준 것이다.

짐 코크의 ‘무서움과 위험함’ 프레임웍을 알게된 지금은 조금 더 노골적으로 (explicitly) 내 자신에게 묻는다:

  • ‘지금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불확실함이 무서워서 그러는 것인가?’
  • ‘지금 잘 나가는 상황을 최적화 시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부르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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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장통: 의사결정의 병목현상

조직이 성장하면서 겪는 가장 큰 성장통 중 하나는 의사결정의 병목현상이다. 갑자기 작은 일에도 시시콜콜 허락을 받아야되는 것 같고, 분명 우리 팀의 일인데 다른 팀이 끼어들어 감 놓아라 배 놓아라 지휘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치고박고 감정적으로 싸우면서 일은 정체되고… 이런 상황들이 점점 더 자주 발생하게 되면 조직은 점점 관료적으로 변해가며 빠르게 성장해 나가는 ‘스타트업’의 느낌은 먼 추억으로 남게 된다. 성장은 분명 좋은 것이지만 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런 조직상의 ‘부작용’을 제대로 관리해 주지 못하면 인재 유출 및 기업 문화의 변질 등 빠져나올 수 없는 나락으로 고속질주하게 된다.

내가 다녔던 링크드인도 고속 성장을 경험하면서 (입사 당시 천명 남짓 -> 퇴사 당시 만명 넘음)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시도를 했었는데, 다음 두 가지가 원론적이지만 실제 업무에 적용하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의사결정 요소들의 명확한 정의

소프트웨어 개념 중 GIGO라고 있다. Garbage in, garbage out. 쓰레기를 집어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두루뭉실하고 부실한 자료를 이용하여 의사결정을 한다면 결코 고퀄의 결론을 끌어낼 수 없다. GIGO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의사결정 요소들의 명확한 정의가 정말 중요하며, 이를 통해 속도와 질 (quality)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What (무엇)

Define what decision needs to be made

무엇에 대한 의사결정인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예를 들어 ‘다음 분기 중요한 안건들’ 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너무 애매모호하다. ‘다음 분기 중남미 시장의 목표 매출액 달성을 위해 필요한 마케팅 예산’ 처럼 구체적으로 의사결정 사안을 명기하자.

Who (누구)

Clarify roles for stakeholders

의사결정 과정 및 사후 관련될 사람들을 미리 식별하고, 또 그들의 역할을 분명하게 명기한다. 나중에 ‘왜 나한테 미리 안 알려줬어?’, ‘나는 그런 바보같은 것에 동의한 적 없는데?’ 등의 태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측에서도 야비하게 ‘날치기 통과’를 할 수 없게 된다.

How (어떻게)

Define quality vs. speed requirements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기술한다. 예를 들어 양산에 들어가기 전 기존의 벤치마킹 자료만을 이용한다면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겠지만 시제품 생산을 생략함으로써 실제 공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How’의 기술을 통해 의사결정 조건의 장단점을 충분히 심사숙고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When (언제)

Clarify timeline and milestones

언제까지 결정을 내리고, 그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정한다. 저번 포스팅에서 ‘실용적 유의미’가 없는 경우 삽질의 위험이 있다고 언급한 것 처럼,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삽질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구체적인 시간표와 이정표들을 정립하여 실제 의사결정의 ‘결정’을 이룰 수 있게 해야한다.

의사결정 역할의 분배

링크드인에서는 RAPID 프레임웍을 사용하였는데, 사실 어느 프레임웍을 사용하는지 크게 상관은 없다. (엑센츄어에서 이베이 컨설팅을 할 때는 RASCI 모델을 사용하였는데, 다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런 프레임웍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누가 어느 역할을 하는지 사전 정의를 하여 정보의 유통을 촉진시키고 해당 담당자들에게 분명한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R: Recommend 의사결정 방향 (찬성/반대/중립 등)을 제안하는 사람
A: Approve 의사결정에 중대한 이견이 있을 경우 최종 승인을 하는 사람 (왠만해선 여기까지 안가려고 노력)
P: Perform 의사결정 결과를 이행하는 사람
I: Input 의사결정에 주요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사람
D: Decide 의사결정의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
예제: RAPID-mapping (출처 - bridgespan 웹사이트)
예제: RAPID-mapping (출처 – bridgespan 웹사이트)

실례: 링크드인 온라인 사업부

나는 링크드인 B2B 제품 중 하나인 영업 솔류션 (Sales Solution)의 온라인 사업부 마케팅 팀을 총 책임지고 있었다. 그 때 당시에는 온라인을 통해 개인 혼자 사용할 수 있는 제품만 구입할 수 있었고, 팀 단위 사용 및 관리가 가능한 제품은 영업팀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웹사이트 분석팀이 나에게 ‘문의하기’ 메뉴를 통해 팀 단위의 온라인 구매를 물어보는 질문들이 계속해서 들어온다고 알려주었다. 또한 온라인에서 소규모의 팀 단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면 일년에 수백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가능하다는 결론의 분석도 나왔다.

이런 ‘꿀정보’를 받은 후 웹사이트를 고쳐 팀 단위의 판매를 가능하게 하려고 하려는 차에 영업팀 부사장님으로 부터 강한 백태클이 들어왔다. ‘여보세요 마케팅씨, 팀 단위 구매는 우리 영업팀의 고유 영역이라고요. 가뜩이나 온라인 고객지원이 형편 없는데 더 복잡한 제품을 온라인에서 팔게 되면 고객만족도가 최악으로 떨어질 것이라고요! 그리고, 가뜩이나 우리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구입할지 우리 영업팀을 통해 구입할지 헷갈려 하는데, 당신의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고객들은 큰 혼란에 빠져서 우리 다 망할거에요!’

이런 정체된 상황에서 나는 RAPID 프레임웍을 이용하여 온라인 사업의 최종 책임과 결정은 나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즉, 나는 D, 영업팀 부사장은 I), 객관적인 분석을 공동으로 의뢰하여 반박 항목에 대해 차례차례 대응하였다. 고객지원 문제는 작은 팀 단위 지원에 대해서는 영업팀이 더 형편없는 것으로 들어났고, 고객이 헷갈려 할 것이라는 우려는 전혀 근거가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결국 온라인 상으로 팀 단위의 제품 구매를 허용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고, 이를 통해 회사의 매출 및 이익률에 큰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실력 없는 영업 사원들을 솎아내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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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큰 회사들을 비롯하여 많은 스타트업들이 수평적인 조직 구조를 강조하며 전 사원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다 좋은 말이긴 하지만, 전 사원의 의견을 수용하고 전원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일부 회사의 접근 방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다. 살벌한 경쟁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사업체이고, 이러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이 필수이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회사들이 RAPID 프레임웍 등의 도입으로 효율적이고 질 높은 의사결정을 이끌어내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오는 조직간의 갈등도 최소화 시킬 수 있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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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합의를 위한 ‘5일의 법칙’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대부분 직군별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서 일을 한다 (보통 cross-functional team이라고 부름). 각 분야의 전문성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의사결정에 있어서 팀 내부적으로, 그리고 팀 사이간 이견을 조율하는데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복잡하고 중대한 사항일수록 의견이 분분할 확률이 높은데, ‘상명하복’의 문화와는 동떨어진 이곳에서는 서로를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별 짓(?)을 다 하는… 정말 웃픈 광경을 볼 수 있다.

왠만해서 서로 중간 합의점을 찾기 마련인데, 때로는 정말 외나무 다리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대치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 링크드인 업그레이드 버튼을 누르면 유저에게 일반적으로(default) 보여지는 제품은? 내 제품 vs 네 제품?).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 끝장 토론? 나이 많은 순서대로? 선배(?)의 눈치보고?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5일의 법칙 (5-day rule)’을 도입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최근 나도 이 법칙을 적용하여 ‘극에 달한’ 대치 상황을 풀어내고 프로젝트를 진행시킬 수 있었다. 직접 이 방법론을 적용하고 경험한 결과, ‘5일의 법칙’은 의사결정의 심사숙고와 속도를 둘 다 감안한 효율적인 방법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5일의 법칙이란?

어느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대치되는 상황에 봉착했을 때, 양 측이 5일 안에 해결을 보자고 합의를 본다. (이것 조차 합의를 못하면… 쏘리😓). 5일 동안 각종 데이터 및 분석 자료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논리를 펼치며 합의에 이르려고 노력한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결과는 네 가지: 1) A의 주장으로 합의를 봄 2) B의 주장으로 합의를 봄 3) A와 B가 동의한 제3의 방법으로 합의를 봄 4) 대치 상태를 유지.

4번의 경우, 즉 5일 동안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못하는 경우엔, 간혹 우리 측 부사장님한테 가서 ‘저쪽 팀이 말도 안되는 주장하는데… 도와주세요!’ 라고 ‘빽’을 쓰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것은 동료간 의를 상하게 하는 초고속 지름길이기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많이들 한다!)

이런 지저분한 행위 대신, 5일 후 ‘Clean Escalation’이라는 절차를 밟는다. ‘Clean Escalation’은 위와 같이 한 측에서 다른 측이 모르게 상부에 ‘고자질’ 하는 것이 아닌, 양측이 합의점을 내지 못하였음을 인정하고 사안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더 높은 사람에게 데이터와 함께 의사결정을 부탁하는 것이다. 임명된 상부자는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고 사안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결정이 내려지면 ‘잔소리’ 않고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한다.

왜 좋은가

‘5일의 법칙’은 신속한 합의를 이루는데 매우 효과적임을 느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본다:

한정된 시간에 ‘고퀄’의 논의를 가능하게 함

5일이라는 인위적인 시간의 제약을 통해 ‘다음 달 회의에서 다시 논의합시다’ 식의 미루기 작전이 불가능하다 (영어로는 ‘kick the can down the road’). 동시에 5일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짧은 시간만은 아니다. 추가적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필요한 분석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양측 모두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하고 더 깔끔한 논지를 펼칠 수 있게 해준다. (더 높은 수준의 데이터와 논리를 통해 합의를 볼 수 있는 가능성 ⬆️)

실무자들끼리 자연스러운 합의를 장려

제도적으로 상부에 회부할 수 있다고 매 사안마다 안건을 올려 보낸다면 아마 회사에서 오래 남아있기 힘들 것이다. 모나고 사람들과 협의도 못하며 고집만 센 사람으로 이미지가 박혀버릴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사안의 비중을 봐서 꼭 ‘윗사람’이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면 실무자들끼리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즉, 왠만한 사안들은 실무자 선에서 5일 내로 결정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Clean Escalation’

정말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Clean Escalation’ 제도를 통해 뒷끝 없이 깔끔하게 사안을 해결할 수 있다. (‘Clean Escalation’이 엄포용으로만 쓰였다면 이미 사장되었을 것이다.) ‘Clean Escalation’을 통해 지목된 상부자는 ‘결제하고 보고만 받는’ 고리타분한 관리자가 아닌 실제 사안에 책임을 지고 결정을 내리기에, 상충된 의견으로 긴장되었던 조직을 다시 통합시키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디어 임원들이 쓸모가 있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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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 아마존 CEO의 의사결정 프레임웍에서 언급했듯이, 회사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안들은 type 2 decision이다. 완벽한 답을 위해 몇 주를 투자하는 것 보다 ‘충분히 좋은 (good-enough)’ 답으로 오늘 움직이는 것이 백 배 낫다. 만약 스타트업이라면 만 배 낫다. 분석, 논의, 혹은 조직의 충돌로 인해 빠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마찬가지로 위험한 것은 무조건 빨리 가야된다고 최소한으로 필요한 심사숙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위와 같은 ‘5일의 법칙’ 및 ‘Clean Escalation’ 기법들을 활용한다면 공평성과 논의의 심도를 유지하면서도 조직을 좀 더 긴장감있게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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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http://goo.gl/1W0o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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