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전설들의 수다: Masters of Scale

리드 형님께서 요새 많이 심심한가 보다. 링크드인을 260억 달러에 (30조 원!) 현금으로 매각하고 조금 쉬다가(?) 얼마 전 팟캐스트를 시작 하셨다. 이름도 멋지게 ‘Masters of Scale’.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first mover’ (시장을 선두로 들어가는 자)가 아닌 ‘first to scale’ (먼저 규모를 달성하는 자) 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알맞은 타이밍에 폭풍처럼 성장을 해야한다는 그의 Blitzscaling의 이론을 창업자들과 상대로 토론하고 증명하는 ‘라디오 쇼’이다. (작년엔 같은 주제로 Blitzscaling 이라는 스탠퍼드 강의를 하기도 하였다. [강의 요약 블로그 링크]) 리드 형님의 수준에 맞게 팟캐스트 초대 손님도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에릭 슈미트 (구글/알파벳) 등 완전 후덜덜한 라인업. 그런데 이 보다 더 멋진 것은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그들이 겪었던 실례들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에 실용적인 조언과 리드의 이론들을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반론들이 제기된다는 점. 첫 회 부터 5회까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요약해 본다.

1화: Handcrafted (수제품)

리드의 이론

회사가 규모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처음엔 확장성 없는 것 들을 해야한다.

(실리콘밸리의 그 유명한: ‘In order to scale you have to do things that don’t scale’)

초대 손님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
  • 에어비앤비는 너무 ‘말도 안되는’ 개념이라서 초반에 사용자가 거의 없었음. 뉴욕에 백여개의 리스팅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YC 창업자 폴 그래험에게 들은 조언: ‘왜 실리콘밸리에 있는거야? 고객이 있는 현장에 있어야지. 당장 뉴욕에 가는것이 좋지 않을까?’ 그 조언을 듣고 바로 뉴욕행. 대부분의 시간을 뉴욕에서 보내고 YC 이벤트 있는 날에 다시 실리콘밸리로 ‘귀가’하는 생활을 함.
  •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의 시간이 너무 소중. 어린 창업자들이 ‘아 아직 그로스가 안보여요’ 라고 말할 때 ‘아 정말 그 때가 좋을때야’ 라고 할 때가 있다. 왜냐면 그 시점엔 유일하게 모든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정말 수제품 처럼 제품의 경험을 디자인 하는 것은 초창기 스타트업에게 정말 중요. 여기서 ‘신의 한 수’는 고객들에게 가치있는 피드백을 받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에어비앤비의 경우는 현재의 경험을 1 부터 10까지 점수를 주라고 한 후에 그 다음 점수를 받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예를 들어:
    • 8점의 점수를 받기 위한 경험의 예는?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했을데 주인이 상냥하게 맞아주고 동네 맛집 리스트와 주요 이벤트 정보들을 알려주는 것. 9점을 받으려면? 10점? 11점 ? … 20점이기 위해선? 엘론 머스크가 공항에 마중나와 같이 우주 여행을 가자고 하는 것.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물어보면 10점과 X점 사이에 실현 가능한 멋진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향하여 나아가면 된다.
  • 고객의 만족을 위해 초반엔 수작업을 많은 일들을 해 나아갔다. 예를 들어 호스트들의 사진을 직접 가서 찍어주고, 또 리스팅을 수작업으로 웹사이트에 올렸다. 지금은 자동화 되어 호스트들이 직접 정보들을 올릴 수 있지만 이런 수작업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 해야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최근 에어비앤비 트립을 디자인 하면서 역시 확장성 없는 방법을 선택. 어느 한 여행자를 골라 따라다니면서 그의 행동과 동선을 관찰, 그 후 다시 샌프란시스코에 초대를 해서 ‘맞춤 여행’ 제작하여 선보였다. 그 여행자는 너무 즐거운 여행을 했으며 헤어질 땐 결국 감동의 눈물마저 보임. 이 한 사람의 경험을 통해 확장성 있는 서비스에 필수적인 요건들을 찾을 수 있었음 (여행지에 도착하고 24시간 내에 새로운 경험을 보여주고, 또 그것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등).

2화: The Money Episode (돈)

리드의 이론 창업자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금액보다 항상 더 많이 투자를 받아야한다.
초대 손님 마리암 나피시 (이브닷컴 창업 및 엑싯, 민티드 창업자)
  • 민티드는 고급 수제 카드를 파는 온라인 회사. (고급 청첩장 등을 생각하면 됨)
  • 마리암은 첫 창업시 성공은 했으나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두번 째 창업은 lifestyle 사업을 지향했음. 하지만 생각보다 사업이 잘 안되고 재무적인 압박에 투자를 받아야하는 상황이 생김. 투자 받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나 첫 번 째 엑싯의 후광으로 운 좋게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게 됨. 투자 받고 곧바로 2008년 미국 부동산 위기로 경제가 바닥을 침. 가뜩이나 사업이 잘 안되고 있는 판에 경기까지 최악이어서 만약 투자를 받지 못했다면 완전 ㅈ될 뻔함.
  • 초기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냉대를 받고, 갑자기 새로운 경쟁상대가 나타나거나, 뜬근 없는 (불활 등) 악재들이 닥쳤을 때를 대비하여 현금을 재워 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함.
  • 에어비엔비의 브라이언 체스키는 반대로 투자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받으면 ‘헝그리 정신’이 사라지기 때문에 ‘닥치고 투자 받음’에 대한 태도는 좋지 않다고 생각. 하지만 리드는 둘 중 하나를 골라야 되는 상황이 생기면 망하는 것 보다 헝그리 정신이 없는 것이 차라리 낫기 때문에 투자를 받는 쪽이 더 나은 접근 방법이라고 주장.

3화: The Beauty of a Bad Idea (나쁜 아이디어의 아름다움)

리드의 이론 최고의 사업 아이디어는 처음 들었을 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나쁘고, 이에 많은 투자자들이 거절을 하기 나름이다.
초대 손님 트리스탄 워커 (초기 트위터 직원, 워커앤코 창업자)
  • VC들은 대부분의 창업자들의 아이디어를 거절한다. 그게 정상이다. 어떤 사람은 첫 투자를 받기 까지 150여번 가까지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거절이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약간 고개를 갸우뚱 하는 거절과 아이디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던지는 멍청한 거절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아이디어는 대박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
  • 투자자는 투자 수락 혹은 거절을 빨리, 그리고 명확히 하는 것이 창업자를 도와주는 길이다. ‘어쩌면~’ 이라고 한발만 살짝 걸쳐 놓고 간 보는 행동은 얍실한 기회주의적 태도이고, 창업자들에겐 잔혹한 희망고문이다. 차라리 깔끔하게 거절을 하고 ‘안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자신의 투자 실력을 가늠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낫다.
  • 투자자로써 모두가 ‘오 이거 정말 최고인데?’라고 하는 반응은 정말 위험하다. 그렇게 좋으면 다른 회사들도 벌떼처럼 모여들기 때문 (만약 안 모여들면 더 이상). 모두가 투자에 부정적이면 그것도 위험. 찬성과 반대 의견이 적절히 섞여있는 아이디어가 가능성이 있을 확률이 더 높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바보 같은 아이디어!’,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이 ‘그런데 혹시 이것이 된다면?’ 라고 주장하는 아이디어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4화: Imperfect is perfect (미완성이 완성이다)

리드의 이론 당신의 첫 제품을 출시할 때 부끄럽지 않다면 그 제품의 출시는 너무 늦은 것이다.
초대 손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 저커버그는 어렸을 때 부터 ‘코딩 천재’였음. 아버지가 치과 선생님이었는데,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를 만들어 사용하곤 했음 (이것은 미국 AOL IM 이전 시절!). 한마디로 저커버그는 어렸을 때 부터 고객이 필요한 무엇을 빨리 만들어 내놓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
  • 제품은 항상 ‘이 정도면 되네’ 했을 때 출시하는 것이 중요. 그래야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빨리 받고 수정할 수 있음. 저커버그는 하버드에서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 ‘기말 고사 대비 크라우드 소싱’ 사이트를 만든 적이 있는데, 기말고사를 치루기 전에 출시해야 했기 때문에 필수 기능만 대충 집어 넣고 학우들에게 배포. 이 때 왜 빨리 제품을 출시해야하는지 느꼈다고. (이 웹사이트로 전체 학급의 기말고사 평균 점수가 올라갔다고 함)
  • 소프트웨어는 항상 베타 버전이라고 생각 (permanent beta). 계속해서 좋아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어짜피 계속해서 개선해야하면 굳이 조금 더 좋게 만들려고 시간을 더 할애할 필요가 없다.
  • 예외는 애플. 스티브 잡스 같은 비전이 있다면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서 내도 된다. 아니라면 고객의 피드백을 하루 빨리 받는 것이 더 나은 듯.
  • 페이스북처럼 회사가 커졌을 경우에는 ‘미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 이에 ‘Move fast and break things’에서 ‘Move fast with stable infrastructure’로 모토를 바꾸게 됨.
  • 회사가 커지더라도 빠르게 움직이고 실험 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 실험 실패시 회사에 치명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봐야 한다.

5화: Lead, lead again (이끌고, 또 이끌어라)

리드의 이론 회사가 점점 커지면서 리더는 계획을 잘 만드는 것 만큼 계획을 잘 부서버릴 수 있어야 한다.
초대 손님 쉐릴 샌드버그 (전 미국 재무부 실장, 전 구글 임원, 페이스북 COO)
  • 실리콘밸리의 첫 인상이 너무 좋았음. 에릭 슈미트가 청바지 차림으로 자신의 차로 직접 마중나와 동네 피자집에서 제리 양 (야후 창업자)과 회의를 함. 이는 의전과 격식을 강조한 정부와 금융계에 있었던 쉐릴에겐 신세계 문화 쇼크!
  • 구글에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나갈 때 배운 점: 새로운 조직과 직군을 만드는데 있어서 경력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 (존재 하지 않는데 어쩌라고!) Temp-to-hire (계약직=>정규직 전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인력을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에 맞추어 수급할 수 있었고, 동시에 일반적인 구글 인터뷰 과정에서 찾기 힘들 수 있었던 슈퍼스타 인력들을 발굴할 수 있었음.
  • 저커버그는 지인 크리스마스 파티 때 처음 만났는데, 그 때 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 저커버그가 집에 자주 놀러와서 같이 식사를 하고 깊은 이야기를 많이 하였음. 깊은 친분을 쌓음으로써 이미 조만간 서로 같이 일하고 싶은 감정이 많이 쌓인 상태에서 페이스북 입사를 하게 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커버그와 샌드버그는 일치하지 않는 의견이 많았는데, 의견을 일치하는데 시간을 쏟기 보다는 의결을 하는 과정에 대한 프로토콜을 성립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저커버그와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 (이것은 누구의 2인자, 혹은 누구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기존의 많은 회사와 비교 했을 때 매우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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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에릭 슈미트 (구글/알파벳), 7회 낸시 루빈 (Dress for Success, Crisis Text Line)까지 나와있으니 한번 들어보시길… 🙂

Next Play: 신의 직장에서 꿈의 직장으로…

경고: 이 포스팅은 개인 주저리입니다.

며칠 전 내 커리어에 가장 큰 임팩트를 준 링크드인에서 ‘next play’를 하였다 (= 회사 나왔다). 2016년 새해 목표로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겠다고 한 다짐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링크드인 유료 사업부 마케팅 임원으로써 많은 신사업을 일궈 나가고, 한 때 제프랑 한 단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CMO 직속) 매주 사장단들과 링크드인의 민감하고 중요한 사항들에 대해 의논을 하고 결정을 하던 이 포지션은 내 기준으론 ‘신의 직장’ 이었다. (하계, 동계 회사 셧다운, 무제한 휴가, 베르사체 호텔 출신 주방장 음식, 출산 아버지 유급 휴가 6주 등은 거들 뿐).

링크드인 다음에 무엇을 할지 고민도 정말 많이 했다.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내 스타트업 이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 결정을 내린 후 현재 내가 가진 능력을 활용할 수 있고, 관심 분야 (인공지능, 모바일 제품 개발 등)에 지식을 더 많이 습득하며, 몇 년 후 나의 궁극적인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진로를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사색도 많이 하였다.

스타트업 코파운더, 중견 기업 임원, VC 파트너 (투자자)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중 우연찮게 구글에서 제품 담당자 인터뷰를 볼 생각이 있냐고 연락이 왔고, 과분하게 구글 PM이라는 옵션도 생기게 되었다. 위의 길(스타트업, 기업 임원, 구글 PM, VC 파트너)을 다 걸어본 멘토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오랜 심사숙고 끝에 궁극적으로 구글 제품 담당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링크드인에서 큰소리 치면서(?) 편하게 있다가 길 하나 건너 구글에 오니 6만 명이 넘는 거대한 조직, 그리고 사장님과 아~주 거리가 먼 직책에 적응하는게 아직은 어색하다. 하지만 입이 떡 벌어지는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들을 이용하여 십수억 단위의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제품을 만든다는 사실에 ‘꿈의 직장의 mini-CEO’라는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언젠가 변할지 모르지만 (which is totally ok) 아직까지 나의 장기적인 꿈은 교육 스타트업을 시작하여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구글에서의 경험이 나의 이런 꿈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미래의 블로그 제목을 다음과 같이 쓸 수 있길 바란다: “Next play: 꿈의 직장에서 인생의 업으로…”

그럼, 그때까지 겁~~~나게 열심히!

X나 열심히! (정세주 눔 대표님 사진첩에서 무단 도용...죄송...)
X나 열심히! (정세주 눔 대표님 사진첩에서 무단 도용…죄송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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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 + 마이크로소프트 part 2

지난 금요일, 링크드인 특별 주주총회를 다녀왔다. 모임의 이유는 링크드인의 마이크로소프트 피인수 의결. 이미 53%의 의결권을 가진 창업자 리드 호프만의 표 만드로 안건의 가부는 의미가 없는 회의였지만 링크드인 +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독립적인 입장에서 공시된 정보 정리, 생각, 그리고 감히 예측까지 해볼까 한다. (몇 년 후에 예측이 들어맞으면 돛자리 깔지도…)

(참고: 저는 인수합병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하고 (껴주지도 않죠), 아래 분석/생각은 순전히 개인적인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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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uter History Museum 2층의 작은 회의실에서 26조가 넘는 링크드인 피인수가 확정되었다.

공시자료 분석 및 생각

인수합병을 위해 링크드인은 협상 과정 및 결과를 공시를 하였다. 이 문서들 및 공개된 기사를 읽은 후 든 생각은 다음과 같다.

왜 팔려고 했나

인터넷 회사가 오랫동안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기존의 것을 탈피하고 계속적으로 혁신을 해야만 한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기술, 인재 및 사업에 투자해야하는데, 링크드인은 이런 장기적인 ‘베팅’을 하기 위한 자원이 소위 ‘테크 4대 천왕’과 비교해 많이 떨어짐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열심히 연구개발에 투자하지만 절대적인 금액에서 턱없이 부족한 링크드인. ㅠㅠ
열심히 연구개발에 투자하지만 (% of revenue), 절대적인 금액에서 턱없이 부족한 링크드인. ㅠㅠ

 

마이크로소프트 vs 세일즈포스

여러 기사를 통해 세일즈포스가 링크드인에 매우 큰 관심을 보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할 의향도 보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리드 호프먼은 마이크로소프트를 택했을까? 이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시자료에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사안들을 고려하지 않았나 싶다.

  • 다양한 사업부와 레버리지

세일즈포스는 영업용 솔류션을 기반으로 관련 사업으로 (마케팅 자동화 등) 많이 확장을 해 왔는데, 마이크로소프트와 비교해서 현저하게 좁은 사업군이다. 업무 효율성 전반에 걸쳐 솔류션을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링크드인의 데이터와 네트워크 그래프를 더 다양하고 넓게 적용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 마이크로소프트의 막강한 연구개발 능력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부서라고 하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왠만한 대학 교수도 정년도 뿌리치고 나온다는데, 이런 소문이 있을만큼 정말 멋진 기술과 제품들이 많이 탄생되곤 한다. 여기서 연구되고 있는 미래의 기술들이 위에서 언급한 링크드인 장기적인 ‘베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듯.

  • 링크드인 회사 및 임직원의 입지

마이크로소프트의 크기가 되면 링크드인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도 문제 없을 정도인 반면, 세일즈포스는 직원 수도 적고, 사업 규모의 중복의 이유로 대대적인 정리해고는 물론 링크드인의 사장단들의 입지도 애매해 질 수 밖에 없었다. 링크드인의 인수가 링크드인이 보유한 데이터 및 기술 뿐만이 아니라 링크드인을 키워낸 사장단들의 talent acquisition (링크드인 입장에선 talent retention) 라고까지 생각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제프 위너의 오퍼

제프 위너는 인수합병 후에도 링크드인의 CEO로 남고, 사티아에게 직접 보고를 하게 되어있다. 어느 언론사에서 제프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받는 채용 계약서를 분석하였는데 상여금까지 합하여 8천8백만 달러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사티아가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의 CEO가 되었을 때의 보상 수준은 8천4백만 달러.

제프 위너의 마이크로소프트 계약서 일부. 멋지다!
제프 위너의 마이크로소프트 고용 계약서 일부. 멋지다!

회사가 흥하던 망하던, 인수 합병이 되던 실력이 있는 리더는 갈데가 있다.

링크드인… 몇 년 후엔?

공시자료에 명시 되었듯이 링크드인은 인수합병 후 12개원간은 ‘언터쳐블’ 한 형태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아무리 링크드인의 문화, 사업, 그리고 사장단이 뛰어난들 26조가 넘는 금액을 지불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링크드인을 그냥 ‘방치’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수 년 후 다음과 같은 PMI (인수합병 후 통합 작업)이 일어나지 않을까 감히 예측해본다.

‘독립’의 링크드인
  • 현재 링크드인 무료 사이트를 유지.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가 링크드인과 연동됨.
  • 프리미엄 사업부를 없애고, 프리미엄 기능들을 모든 회원들에게 사용가능하게 바꿈 (즉, 무료 링크드인이 엄청 좋아짐) => 사이트의 engagement 지표들이 향상될 것이다.
  • Talent Solutions가 이 무료 사이트의 주 수입원이 될 것이고, 이 사업부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독립적인 링크드인을 먹여 살린다.
B2B 사업의 통합
  • LTS를 제외한 링크드인의 사업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사업들과 통합되리라 생각된다.
  • Marketing Solutions (광고) => Bing 사업부.
  • Sales Solutions (영업용 솔류션) => Dynamics 사업부. (세일즈포스는 긴장해야할 듯).
  • Learning Solutions (구 Lynda.com) => LTS로 편입되거나 Office 365 및 productivity 사업부의 B2B 제품으로 활용.
  • LookUp => Active Directory와 붙여서 범접할 수 없는 enterprise identity 시스템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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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에서 항상 강조하는 개념이 있다: 바로 ‘Next Play’. 영광이던 아픔이던, 이미 일어난 일들은 어쩔 수 없다.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링크드인의 Next Play… 마이크로소프트의 자회사로써 어떠한 식으로 회사의 미션과 비젼을 실현할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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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지막 생각 1: 한 회사로 두번 엑싯한 조만장자 리드 호프먼의 뇌를 가지고 싶다!

PS 마지막 생각 2: 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을 투표하고 회의를 파하는데 약 8분 남짓 걸렸다. 물론 형식적인 총회였지만… 8분만에 26조짜리 결정을 하다니…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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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 + 마이크로소프트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일어나니 갑작스런 소식으로 월요일을 맞이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가 다니고 있는 링크드인을 262억 달러에 (약 30조 8천억 원) 인수한다는 것이다. 샤워를 마치고 전화기를 보니 내가 사용하는 모든 메신저를 통해 지인들의 축하, 우려, 질문으로 가득차 있었다. ‘세기의 딜’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정말 엄청난 뉴스인가 보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산업 역사상 가장 큰 인수합병 금액이다). 간단히 인수합병 내용에 대해 요약해 본다.

우선 들어가기 앞서, disclosure:

저는 링크드인의 공식 대변인이 아닙니다. 인터뷰는 정중히 사절합니다. 아래 내용은 이미 공개 보도자료를 발췌해서 요약한 것입니다. 혹시나 뭍어나오는 의견은 개인 의견일 뿐, 회사나 회사 직원으로써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포스팅 아래에 있는 링크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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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마이크로소프트 + 링크드인 = 클라우드 + 전문가 네트워크

World’s leading professional cloud + world’s leading professional network

Screen Shot 2016-06-13 at 12.09.21 PM

인수합병 조건

  • 마이크로소프트가 링크드인을 현금으로 매입
  • 주당 매입가격 $196달러 (전날 거래가격 $131 대비 +$65, +50% 프리미엄. 52주 최고가 $258불 대비 -24%)
  • 링크드인 기업가치 $262억 달러(약 30조 8천억 원)로 평가.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 가장 큰 거래. (역사상 가장 큰 소프트웨어 회사 인수합병 거래액)
  •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회장으로 있는 리드 호프먼 및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합병 결정
  • 연말까지 인수합병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함

인수합병 구조

  • PMI (post-merger integration) 리더십 팀

– 링크드인: 제프 위너, 리드 호프먼
–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야 나델라, 빌 게이츠, 치 루, 스캇 구스리

  • 인수 후 링크드인의 브랜드, 문화, 그리고 운영의 ‘독립 체제’를 유지할 예정

– 유튜브, 인스타그램, 왓츠앱등의 회사도 이런식으로 운영되어 왔거나 운영되고 있음
– 현 CEO인 제프 위너는 계속해서 링크드인의 사장직을 유지하고, 사티야 나델라에게 직접 보고함 (나델라가 기존의 링크드인 이사진을 대체하는 구조)
– 직원들 역시 일상 업무 및 직책을 유지함. 단, 링크드인이 독립적인 상장회사로 운영하는데 필요한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는데 회사가 도와줄 예정

시너지

  • 총 TAM (Total Addressable Market): $3150억 달러 (약 368조 원, +58% 증가)

– 마이크로소프트: $2000억 달러의 Productivity & business process 시장
– 링크드인: $1115억 달러의 Hire + Market + Sell 시장

  • 2018년까지 매년 $1억 5천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

관련 보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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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개인적인 생각이나 회사 내부의 분위기 및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일부러 쓰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돌아볼 시간과 ‘자격’이 된다면 그 때 생각해볼 예정입니다.

혁신을 장려하려면?

patent_crop

최근 회사에서 두 번째 특허를 등록 하였다 (patent issued). 물론 모든 권리는 회사에 귀속되지만 미국 특허청에 내 이름이 두번이나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임에 분명하다.

이번 특허 등록을 계기로 회사내 특허 활동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또 이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생겼다. 링크드인의 경우 전직원의 절반이 연구개발 인원인데, 이들은 물론 직원 누구도 특허가 ‘할당’되어 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하지만 일년에 수천개의 특허를 출원할 만큼 많은 특허 관련 활동들이 회사내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사실 회사에서 ‘꼭 해야하는 내 일’이 아니면 아무리 실리콘밸리라고 해도 자발적인 호응을 얻는것은 쉽지 않은데, 어떻게 강제력 없이 그 많은 특허들이 나올 수 있을까?

답은 링크드인이 운영하고 있는 사내 특허 프로그램. 전사적으로 혁신을 장려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링크드인의 특허 프로그램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문

특허라고 하면 흔히 박사급 연구인력이 몇 년에 걸쳐 개발한 어느 대단한 무엇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것이 아니다. 누구나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것은 특허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에 링크드인의 특허 프로그램은 전 직원에게 열려있다. 아이디어의 개요를 정해진 형식에 따라 작성 후 회사내 ‘특허 자문단’에게 보내면 수일내로 특허 가능성 여부를 알려주고, 만약 부족하다면 아이디어를 더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일반 직원들은 ‘이게 특허 가치가 있나?’를 생각할 필요 없이 ‘이거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한번 자문단에게 물어보자’의 사고방식으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 비 연구개발직들이 특허 출원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줌으로써 전사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수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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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원 모두에게 열려있는 특허의 문

폭 넓은 아이디어의 수용

자신의 업무 분야와 관련성이 약간 떨어지는 아이디어라도 링크드인 전체적으로 봤을때 특허로 부합하다고 판명되면 이를 적극 수용해 준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음성 인식 및 재생 기술은 링크드인과 큰 관련성이 없기에 비싼 비용을 들여 특허를 출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링크드인의 서비스 중 음성을 이용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이런 기술로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성 이력서’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면? 꽤나 멋지지 않은가? 이런 경우에는 관련 기술 특허가 있으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이와 같이 넓은 특허 출원 기준은 직원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회사의 미래 제품 및 전략을 고안하는데 있어 유용한 자산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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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등록된 특허: http://pdfpiw.uspto.gov/.piw?PageNum=0&docid=09189737&IDKey=BC93D4460AA7

금전적 보상 + alpha

특허 할당량은 없지만 만약 특허를 출원하거나 등록을 하게되면 수백만원 수준의 금전적 보상이 직원들에게 주어진다. 일년에 특허를 수십개씩 내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들은 특허 관련 인센티브로 기본 연봉에 맞먹는 수입을 얻는 것이다.

금전적인 보상과 더불어 회사 차원의 각종 ‘thank you’ 이벤트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특허를 출원한 사람에게 특별한 티셔츠를 지급하고 (유치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리콘밸리에서 회사 티셔츠 문화는 대단하다), 또 인기있는 영화를 개봉전날 영화관 전체를 빌려 특별 시사회를 열기도 한다. 나 역시 덕분에 마션, 스타워즈 등의 영화를 VIP 대접을 받으며 관람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교류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는 선순환 효과가 영화관을 빌린 비용보다 수십 배 더 높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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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영화에 나왔어요! (영화 단관하면서 특허 출원자들을 소개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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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특징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문득 이솝우화 ‘햇님과 바람’ 이야기가 떠올랐다. 일년에 특허 몇 개, 논문 몇 편 등의 할당량을 정해두고 회사의 혁신을 관리하는 방법이 ‘바람’과 같다면, 좋은 특허와 기술이 자발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혁신을 장려하는 기업 문화는 ‘햇님’과 같은 것이라고. 그리고… 햇님이 바람에 이겼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