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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이메일 쓰는 법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한국에서 받는 ‘업무 관련’ 이메일이 많아졌다. 스타트업/아이디어 소개, 강연 부탁, 특정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 부탁, 링크드인 / 구글 구직 문의 등. 이런 이메일을 받아보면서 한국에서의 이메일 문화와 양식이 실리콘밸리에서 사용하는 것과 매우 다름을 느꼈다. 나에게 오는 이메일은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실리콘밸리에 있는 투자자, 사업 파트너, 혹은 고객에게 보내는 이메일 이라면 최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이메일 작성의 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동네에서 십수년간 있으면서 배운 ‘실리콘밸리 스타일’ 이메일 작성법 및 에티켓 몇 가지를 공유해 본다.

1. 목적의 분명성

예전 글에서도 언급 하였는데, 이메일을 포함한 모든 의사소통 수단은 목적이 분명해야한다. 이를 명시할 수 있는 부분은 이메일의 ‘제목’란이다. 예들 들어: [Action Required] Need final input for Q4 revenue projection 등의 양식으로 쓰게 되면 무엇에 대한 주제이고 받는 사람에게 요구하는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 등의 매우 캐주얼한 제목을 쓰고 협업이나 투자 등의 중대한 사항에 대한 요구가 내용에 있는 경우 수신자 입장에서 약간 혼란스러워 하거나 진지하지 않게 받아드릴 수 있다.

의사소통의 목적

2. 호칭

‘Dear Mr. Ahn,’, ‘Hello Sir,’ 등 매우 정중하고 격식을 차린 호칭은 실리콘밸리에서는 거의 쓰지 않고, 그냥 ‘Hi Andrew,’ 등의 상냥한 어투를 사용하는 편이다. 아니면 그냥 바로 호칭 없이 이름 ‘Andrew,’로 편지를 시작하는 경우도 대반사. 예전 회사 Jeff Weiner에게 썼던 이메일도 모두 ‘Hi Jeff,’ 혹은 ‘Jeff,’ 식이였고, cc 되어온 이메일로 마찬가지였다. 굳이 하는거 좀 더 정중하면 좋지 않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수신자 입장에서 어색해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메일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필요 이상의 격식의 이메일은 부자연스러움을 연출하지 않나… 라는 것이 나의 생각.

3. 두괄식으로 원하는 것을 빨리 언급

첫 문장에 내가 이메일을 쓴 목적과 요지를 언급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정보를 요청한 경우 수신자는 그 요청에 대한 답을 듣고 싶어한다. 만약 결론부터 빨리 알려주지 않으면 그 과정까지 서술된 내용들을 답답해 하거나 수신자 임의로 해석될 요지가 있다. 특히 해석이 없는 데이터를 던져 줬을 때 결론을 미리 ‘까지’ 않으면 이런 상황들이 자주 발생된다. (예: 나는 매출 10% 증가가 정말 좋은 결과인데 그냥 10%의 숫자만 받아본 사람은 별로 좋지 않은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음.)

4. Bullet point 적극 활용

서두에서 핵심 내용을 언급 했다면 그 세부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bullet point (‘땡땡이표’) 를 이용해서 요점을 정리해 준다. 서술형 이메일은 받아보는 사람에게 정신적 부하 (‘cognitive load’)를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메일은 짧을수록 좋다는 불문율이 있다. 오죽하면 TL;DR (Too long; didn’t read – 너무 길어서 안 읽었어요) 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이다. Bullet point를 이용하면 문장을 문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글자 수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핵심 내용만 추릴 수 있는 사고 과정도 거칠 수 있기에 이메일 내용이 더 정제되는 효과도 생긴다.

5. 미사여구 사용 자제

업무용 이메일은 말 그대로 업무에 집중되어야 한다. 첫 문단을 변해가는 날씨, 그리고 회사 및 가족의 문안을 묻는 시적인 문구로 채우는 것은 아쉽지만 정말 무의미하다. 수신자의 입장에서 오히려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위험도 있고, 위에서 언급한 짧고 두괄식의 이메일 법칙에 위배되어 효과적이지 못한 이메일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너무 사무적이고 딱딱하다고 생각한다면 첫 문장을 ‘Hope all is well!’ 등의 짧은 한 문장으로 인간미를 가미할 수 있다.

6. 끝맺음

‘Dear’로 시작하지 않는 것처럼 이메일로 ‘Sincerely’로 끝나는 것은 실리콘밸리에서 거의 보지 못했다. ‘Regards,’, ‘Cheers,’, ‘Best,’, ‘Thanks,’의 끝맺음을 가장 많이 접했는데, 개인적으로는 ‘Cheers’의 약간 긍정적인 느낌이 나는 끝맺음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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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의 ‘기교’로 부실한 내용을 깨끗하게 포장할 수 없지만, 깔끔하게 쓰여지지 못한 이메일은 주옥같은 내용의 빛을 바라게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이메일 팁들을 보면 혁신적이기는 커녕 그냥 ‘별거 아닌 작은 것들’ 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이메일 형식 및 구조에 간단한 변화를 줌으로써 더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이메일을 작성한다면 이메일을 통한 업무의 성과들이 조금씩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PS – 마지막 에티켓 하나 더: 반드시 이메일 답변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 표시를 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좋다. 그냥 간단하게 ‘Thank you’라고 해도 된다. 열심히 답변을 해 준 사람에게 이메일 상의 최소한의 예의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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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in Silicon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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