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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otyping: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Product-Market Fit 찾기

이미지: https://goo.gl/3uEWiQ
이미지: https://goo.gl/3uEWiQ

몇 주 전, 한국을 방문하여 Product-Market Fit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질문을 여러번 받았다.

“하드웨어는 PMF 측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PMF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장, 사용자, 그리고 시장에 대해 직관을 계속적으로 기르면서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A/B testing을 통해 다양한 가설들을 검증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인터넷 기반 제품들이 PMF를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통상적인 방법인데, 이러한 기법들은 하드웨어 제품에 적용시키기 매우 어렵다. 일단 제품을 출시하면 외관 및 핵심 기능들을 A/B 테스트를 할 수 없을 뿐더러 양산이라는 하드웨어의 특성상 소량 생산으로 여러 버전을 만들기에도 금전적, 인력, 설비 측면에서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하드웨어 전문가가 아니기에, 청중의 질문에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은 ‘제품 개발 단계에 고객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이야기 하세요’, 혹은 ‘고품질의 비디오를 먼저 제작하시고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등에서 선주문을 받아 수요과 반응을 가늠해 보세요’ 였다. 그러다가 최근 전 구글 개발군 임원이었던 Alberto Savoia라는 사람이 명명한 pretotype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었는데, 하드웨어 신제품의 PMF를 찾는데 정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rototype는 제품을 양산하기 전 시제품을 만들어 보는 것으로, 기술을 최초로 제품화 시키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Pretotype는 이런 prototype를 하기 전, 아이디어 자체가 시장성이 있는 것인지를 ‘가짜 제품’을 이용하여 판별해 볼 수 있는 기법이다. 즉 ‘어느 것’을 제대로된 제품으로 만들기 전에, ‘어느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 가늠해 보는 것이다.

Pretotyping is an approach to help you make sure you build the right ‘it’, before you built it ‘right’.

-Alberto Savoia

PMF 블로그 포스팅에서 알아 봤듯이 아무리 좋은 기술이 들어간 제품이라도 시장성이 없으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피벗이나 제품의 지속적인 변형이 어려운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이 ‘어느 것’을 잘못 골랐을 경우 두번 째의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위기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 많은 하드웨어 회사들이 pretotyping 기법을 사용해 왔다고 Savoia는 소개한다. (심지어 수십 년 전 부터!)

예를 들어, 수십 년 전 IBM은 음성-텍스트 변환기를 만들고 싶었지만 하드웨어 성능의 부침으로 시제품조차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음과 같은 영리한 pretotyping 기법으로 음성-텍스트 변환기에 대한 제품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테스트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미지: http://goo.gl/IgjruS
이미지 출처: http://goo.gl/IgjruS

IBM 연구개발팀은 방에 키보드가 없는 컴퓨터와 마이크를 설치하고, 잠재적 사용자들에게 새로 만든 음성-텍스트 변환기를 시연해보라고 주문하였다. 이에 사용자들이 마이크에 대고 말을 하였고, ‘마법스럽게’ 모니터에 말했던 단어들이 나타났다고 한다. 분명히 기술력이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알고보니 뒷방에 대단한 실력의 타이피스트 (typist)를 두고 사용자가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실시간으로 타자를 직접 쳤던 것이다. (아 기발해!)

이미지: http://goo.gl/IgjruS
이미지 출처: http://goo.gl/IgjruS

IBM은 컴퓨터에 마이크를 붙인 허접한 디자인으로 음성-텍스트 변환기를 만들 의도가 없었다 (물론 기술력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가짜 솔류션’을 통해서 IBM은 음성-텍스트 변환기의 사용자 경험이 큰 시장성을 보이기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 여러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지속적인 사용이 사용자의 목을 아프게 한다는 불편함, 주변 소음이 있는 곳에서는 음성 인식이 거의 불가능, 통화 내용 및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사람들에겐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 등. 아니나 다를까, 수십 년이 지나고, 애플의 시리 등 고성능의 음성인식 시스템이 존재하는 오늘날에도 키보드가 컴퓨터 및 스마트폰의 주 입력 기구로 사용되고 있음은 크게 놀랄 사실이 아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PDA 제조사 Palm도 마찬가지로 Palm Pilot을 출시하기 전 pretotyping 기법을 이용하였다고 한다. Palm 창업자인 Jeff Hawkins는 나무를 이용하여 초기 제품 스펙과 동일하게 ‘가짜 PDA’를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척을 하였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소록, 달력, 메모, 그리고 to-do list가 Palm Pilot의 핵심 기능이 될 것이라 알 수 있었고, 또한 제품을 어떻게 하면 가장 가장 자연스럽고 유용하게 쓸 수 있을지에 대한 직관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http://goo.gl/IgjruS
이미지 출처: http://goo.gl/IgjruS

하드웨어 제품에는 소프트웨어 보다 훨씬 더 많은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약들이 제품의 실패에 대한 핑계가 될 수는 없다. Pretotyping과 같은 창의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실패의 확률을 줄여나간다면 더 빨리 product-market fit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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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현장의 고수가 전해주는 팁! 🎁

위에서 언급했듯이 하드웨어에 대해 깊은 견해를 가지기엔 내공이 부족해서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IoT / 스마트홈 플랫폼 시장에 큰 획을 긋고 있는 Awair 라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공기측정기를 만든 Bitfinder의 노범준 대표님께 염치를 불구하고 연락을 드렸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PMF에 대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엄청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다음과 같은 내공 깊은 꿀 조언을 해 주셨다.

“사실 전 비디오 비싸게 잘 만들어서 킥스타터, 인디고고에 올려서 마치 pmf를 달성한양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건 좋은 접근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수많은 하드웨어 회사가 처음에 잘나가는것 같지만 결국 제품을 양산-배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죠. 

제일 중요한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working prototype을 만들어서 paying customer (그러면서 willingness to pay를 알아내야죠)를 찾는것이에요. 그리고 중요한건 하드웨어 외에 어떤 가치를 추가적으로 주면서 subscription을 끌어낼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죠. (어짜피 하드웨어 마진은 시장의 크기와 매력도가 증명되면 상당한 압력을 받을테니 마진 높은 매출 소스를 빨리 찾는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design for manufacturing을 위한 작업에 들어가는것이죠. 너무 많은 스타트업들이 킥스타터, 인디고고에서 한달에 얼마정도 버짓을 남겨놓은 사람들로부터 프리오더를 받아 놓고 그것을 pmf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신경써야 할 점들은 sustainable paying customer들이 이 회사 제품에서 어떤 점들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찾아야함. 그리고 그 뒤에 양산과 관련된 일은 it’s a whole 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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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Awair 페이스북 페이지, 구매 정보 (아마존, 직구)

참고 2] Next View Ventures 블로그 원문: http://goo.gl/d5HwNO

참고 3] Alberto Savoia의 ‘Pretotype It‘ 전자책을 제가 한국어로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번역이 끝나면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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