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nching? Landing!

구글 내부에서 높은신 분들과 회의를 들어가면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앤드류 지금 하고 있는거 언제 착륙 시킬꺼야? (Andrew, when will you land this [product name]?)’ 초반에 이런 질문을 들을 때 속으로 ‘응? 착륙? 뭘 착륙하지? 나 제품 관리자인데? ‘앤드류, 그 제품 언제 출시 (launch) 할꺼야?’가 더 맞는 질문 아닌가?’라고 생각하곤 했다. 나중에 주변 연차 많은 분들께 물어보니 몇 년 전 어느 구글의 엔지니어링 리더께서 의미 없는 론칭 지향적인 (launch-oriented) 문화를 바꾸고자 아폴로 11호 사건을 예로 들면서 제안한 개념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에 대한 내부 문건도 있음).

<참고: 아폴로 11호 세 줄 요약>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가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거대한 새턴 로켓의 엄청난 추진력으로 지구 궤도를 벋어나 달 까지 날아간 아폴로 11호는 이글 달 착륙선을 이용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발을 밟는 쾌거를 이룬다. 이 당시 닐 암스트롱은 그 유명한 ‘한 인간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 전 작전 수행 관련 상황 보고를 한다: ‘휴스턴, 여기는 고요의 기지이다. 이글은 착륙했다. (Houston, Tranquility Base here. The Eagle has landed.)’

우리는 아폴로 11호를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한 (land) 역사적인 우주 프로그램으로 기억하지, 최첨단 새턴 로켓을 이용하여 멋지게 우주선을 발사한 (launch) 사건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아폴로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는 인류를 달 표면에 착륙시키고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 이었기 때문이다.

제품 관리를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여야 한다는 것이 이 ‘랜딩 (landing)’ 개념의 핵심이다. 즉, 1) 제품 관리에서 제품 론칭은 끝이 아닌 과정일 뿐이며, 2) 중요한 것은 론칭 같은 중간 과정의 화려함이 아니라 ‘달 착륙’과 같은 궁극적인 최종 목표 달성이라는 것이다.

제품을 대하는 태도를 론칭에서 랜딩으로 관점을 바꾼다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용감한 (옳은) 의사결정

랜딩의 개념을 가지면 제품 담당자가 제품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에 대해 더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이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제품 담당자의 목표가 ‘신제품 론칭’ 보다 더 명확할 수 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것은 마치 자동차를 사는 이유가 통근, 레져 등이 아닌 ‘운전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셈이다. 수단이 목적이 되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개념이라 이런 실수가 없을 것 같지만 일에 몰입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수단과 목적이 전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긴박한 제품 출시일에 맞추어 이런 저런 기능을 빼거나 대거 수정하여 제품을 출시하여 ‘론칭’은 성공했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고객 문제 해결을 ‘랜딩’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랜딩의 개념이 확실하다면 제품 출시를 연기 하더라도 고객 문제 해결에 있어 필수적인 기능들을 고집할 수 있는 용기와 논리가 생길 것이다.

목표 달성 수단에 대한 유연함

더 이상 론칭이 최종 목표가 아닌 랜딩 과정의 한 가지의 수단이라면 제품 담당자는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해 유연하게 다양한 제 2, 제 3의 수단을 고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예를 들어 ‘레드오션 마켓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유지’라는 목표가 있는 제품이 있다고 치자. 이런 치열한 상황 속에서 해야할 일 중 하나는 당연히 더 혁신적인 제품을 론칭하여 경쟁사 보다 앞서 가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한 마케팅 지원을 받으며 신제품을 론칭하여도 시장 점유율이 점점 밀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론칭에만 집중한다면 더 새로운 기능, 더 새로운 제품들이 나올 때 까지는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랜딩에 초점을 맞춘다면 론칭과 더불어 가격 정책, 기존 제품 확장 및 유지 등 론칭이 따로 필요 없는 수단들을 동원하여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들에 대한 인정

론칭은 거의 언제나 제품 주기에서 가장 화려하고 주목받는 마일스톤이다. 그렇기 때문에 론칭을 진두지휘한 담당자도 덩달아 화려한 주목을 많이 받게 마련인데, 이런 개인적인 유명세를 맛보게 되면 ‘the next shiny launch’를 찾아 떠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들의 심리이다 (= ‘자.. .봤지? 내가 이 정도로 해 놓았으니까 알아서 잘 마무리 해’). 이렇게 되면 아무리 중요한 일이더라도 ‘화려하지 않아서’, ‘나한테 개인적으로 득이 되는 것이 없어서’ 간과하는 경우가 생기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아무리 멋진 론칭을 경험했다 한들 결국엔 ‘훌륭할 뻔 했던’ 제품 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제대로 된 랜딩을 목표로 한다면 중요한 일에 대해선 화려함에 관계없이 같은 열정으로 제품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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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랜딩은 성공적인 론칭이 필요하지만 모든 론칭이 성공적인 랜딩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론칭이 주는 피상적인 화려함의 노예가 되지 말고 최종 목표인 랜딩에 충실하자. 랜딩이 중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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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uzz Aldrin removing the passive seismometer from a compartment in the SEQ bay of the Lunar La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