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정치, 국제 정세 등 각 분야에 대한 예측은 새해에 어김없이 언론에 회자되는 단골 메뉴이다. 스타트업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2016년도에 뜨는 스타트업 테마는 무엇일까?
CIO: “The 10 biggest startup opportunities in 2016”
Inc.com: “Top 15 Companies to Watch in 2016”
Monster: “6 tech startups to watch in 2016”
Business Insider: “50 enterprise startups to bet your career on in 2016“
내가 제일 좋아하는 VC 투자자 중 한명인 Tomasz Tunguz는 이 질문에 대해 흥미롭고 ‘VC-스러운’ 방식을 통해 예측을 한다.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기 앞서 우선 ‘핫’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 언론에 제일 많이 회자되는 분야? 창업이 제일 많은 분야? 입사 지원서가 가장 많이 몰리는 분야? Tunguz에 의하면 ‘핫’한 스타트업 분야는 VC들의 투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즉, 매년 수천개의 회사와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VC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가 제일 유망한 분야라는 것이다.
그의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Crunchbase에 공시된 스타트업들의 시드 및 시리즈 A 투자 정보를 취합한 후 각 스타트업 분야가 총 투자의 몇 %를 차지했는지를 계산한다. 이 정보를 다년에 걸쳐 모으면 투자의 추세선을 그릴 수 있는데 이를 통해 ‘핫’한 분야를 선별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법론에 따라 16개의 스타트업 분야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를 통해 Tunguz는 SaaS, Big Data, Marketplace, 그리고 교육 분야를 2016년도에 VC의 러브콜을 많이 받을 ‘핫’ 스타트업 분야라고 예측 하였는데, 이 네가지 분야에 대한 사견은 다음과 같다.
SaaS: 개인적으로 SaaS는 스타트업의 한 ‘분야’라기 보다는 사업 모델이라고 생각하지만, 데이터 등에 기반한 솔류션을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회사들을 일반화한 분류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2010년에는 총 투자의 5% 밖에 차지하지 못한 SaaS 기업들은 최근들어 10% – 15%나 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SaaS를 도입하여 얻는 매출의 예측 가능성, 안정성, 그리고 확장성 등, SaaS는 매력이 넘치는 사업 모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극미한 소프트웨어 회사밖에 SaaS 모델을 도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쪽 분야의 큰 성장이 예견되기에, VC의 투자가 점점 몰리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Big Data: 하루가 다르게 데이터의 양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빅 데이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모으는 기술과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용하는 방법들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Marketplace: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성공으로 2010년에 2.5% 밖에 안했던 ‘온라인 장터’ 분야가 작년에는 전체 투자의 10%나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본문에서도 언급하지만 우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단 한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에어비앤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 체인’인데 객실을 단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레버리지가 가능한 사업 분야의 매력 때문에 투자자들은 새로운 ‘Uber for X’, ‘AirBnB for X’를 찾으려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교육: 2010년에 6%에 머물었던 교육분야의 투자가 최근 10%까지 올랐다. 교육 분야 중에서도 공교육 및 직업 교육 분야가 새로운 정보기술, 저렴해진 IT 비용, 정보의 유비퀴터스한 접근성, 그리고 ‘gig economy’로 설명되는 새로운 노동의 패러다임으로 커다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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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nguz와 그가 몸담고 있는 회사 Redpoint의 명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에 이러한 분석이 실제로 미래를 예측하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설령 Tunguz의 예측이 100% 맞다고 한들 VC가 몰리는 분야에 자신들을 끼워 맞추기 위해 억지로 피벗을 감행하거나 자신들이 가진 시장과 제품에 대한 철학에 역행하는 행동은 오히려 스타트업에 독이 될 것이다. 다만, 이런 정보를 통해 기업의 전략을 구상하는데 이용한다면 (예: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분야의 스타트업은 인력 채용 및 비용 관리에 좀 더 신중을 기함. ‘뜨는 분야’에 있는 스타트업은 새로운 경쟁자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함)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나마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및 참고: The Hottest Startup Sectors in 2016 by Tomasz Tunguz